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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가드너의 양손잡이 자연세계 ㅣ 까치글방 84
마틴가드너 / 까치 / 1993년 12월
평점 :
품절
'마틴 가드너의 양손잡이 자연세계'는 우연히 도서관에서 마주친 책이다. 나는 에리히 얀치나 그레고리 베이트슨의 책을 읽으면서 생명체와 환경의 거대한 공진화에 대해서 매혹된 적이 있었는데, 이 책 역시 그런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구입했다. (특히, 베이트슨의 homology 개념을 좋아했다) 그런데, 그것은 완전 선입견이었다. 이 책은 가드너가 3판에 걸쳐 수정한, 그 지독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는, 그의 주저 가운데 하나라 볼 수 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초반, 즉 1장부터 대략 10장까지의 내용을 읽으면, '아! 이 책도 그저그런 과학 개론서인가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분자, 탄소, 비대칭, 오즈마, 마흐, 패리티, 반입자, 뉴트리노, 시간 불변성의 몰락, 반물질, 스핀, 초끈이론 등을 다루면서 단숨에 현대과학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동감하겠지만, 우리는 패리티 보존의 법칙이 붕괴되면서 자연은 양손잡이가 아니다라는 저자의 주장에 대해 현대과학의 외곽에서 그 심오한 정수로의 끌어당김을 당하는 기분을 느낀다.
마치 블랙혹에 빨려 들어가듯이, 우리는 가드너의 이 책의 흡입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 다시 읽고 싶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이 책을 찬찬히 다시 읽어본다면 현대과학의 핵심적 문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히기 때문이다. 독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