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똘레랑스인가
필리프 사시에 지음, 홍세화 옮김 / 상형문자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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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진즉에 나왔어야 할 책이다. 홍세화 선생님의 그 '나느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가졌던 파워와 감동을 기억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똘레랑스'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싶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홍세화 선생님께서 직접 이 개념을 설명하진 않으셨지만, 오히려 이런 번역이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선생님의 성격상 알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책은 똘레랑스에 대해서 쉽고 깊이있게 접근하고 있다. 홍세화 선생님의 서문, 신문기사, 저자와의 대담을 거친 후에 이 글을 읽으면 더욱 신뢰가 간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그만큼 저자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번역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책 내용에 대한 오자와 저자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서 메일을 주면 저자와 연락해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는 첫머리의 말은 특별했다. 보통의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써비스였기 때문이다. 아마 이 역시 똘레랑스를 가질 수 있는 자격일지도 모르겠다.

똘레랑스는 인류애이며, 영원불멸한 인간 권리에 대한 존중의 표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숙된 가치이며 자신의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의사소통의 밑바탕이다. 소통과 평화, 자유가 느껴지는 똘레랑스. 우리에게도 그런 가치와 태도가 생겼으면 좋겠다. 또 하나. 이 책을 읽어본다면, 혹자가 말한, 똘레랑스 역시 사대주의이며, 불필요한 서구 개념의 수용이라는 오해를 씻어낼 것이다.

덧붙여서, 나는 상형문자라는 출판사를 처음 보았는데, 상당히 인상이 깊었다. 이 책은 '라딕스 총서'의 일환으로 나왔다고 책의 첫머리에 소개가 되어 있는데, 이 총서를 간행한 이유가 아주 강렬하고 신랄하다. 책 자체와 더불어 이 머릿말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지금도 이런 출판사가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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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과 함께 읽는 프랑스문화이야기 유시민과 함께 읽는 문화이야기 15
유시민 옮겨 엮음 / 푸른나무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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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숨겨진 제목은 Xenophobe's guide to the France이다. 그 뜻은 '외국인을 이유없이 두려워하거나 혐오하는 사람'을 위한 프랑스 안내라고 하는데, 재미있다. 즉, 기존의 수많은 여행가이드나 문화안내를 위한 책자와는 달리, 그 의도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아주아주 쉽고 간단하게 프랑스에 대한 정보를 주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책 제목에 왜 유시민씨가 등장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특별한 설명이 책 속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자체는 경험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보이며,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정보도 많이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신조와 가치관, 성격, 정체성, 국민성, 그리고 조직과 제도 및 기업문화와 노동문화에 관한 언급들은 재미있게 읽었다. (보통의 여행가이드에서 이런 내용이 있을리는 만무하다)

게다가 국가와 관청, 강박관념에 대한 소개글도 좋았다. 아마 이런 부분에서는 유시민씨의 독특한 시선과 설명이 장점이 되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아주 얇아서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분명히 프랑스를 동경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곳에 가고 싶은 열망을 한층 증폭시킬만한 재밌는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 비록 현실은 생각만큼 만만하지 않아서, 우리는 먼 곳으로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없지만. 프랑스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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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보기 - 시청에서 비평으로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54
정준영 지음 / 책세상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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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가 정보화 사회라면 그 중심에는 텔리비젼과 인터넷이 있다. 비록, 요즘 들어서는 인터넷이 갈수록 그 위력이 발휘하면서 TV의 힘이 좀 감퇴한 면도 보이지만, 여전히 우리의 일상생활과 여가에는 TV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

그런데, 나의 생각으로는 TV가 인터넷에 밀리고 있는 이유는, 그 정보를 일방적수로 수용해야만 한다는 점이라고 본다. 즉, 정보의 담지자라는 역할이 못내 불편한 것이다. 어느 누구나 일방적인 관람객이 되는 것은 따분해한다. 더군다나 TV가 우리의 삶의 공간과 밀접한 영역을 다룬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참여하고 싶어한다. 그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고, 일방적인 영상에 대해서는 방송에 대해 발언을 할 수 있고, 또 피드백이 되는 과정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좋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저자는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TV가 가진 기술적, 사회적 편향성을 지적하고, 동시에 이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즉, 한 명의 수동적 시청자에서 텔레비젼 비평가로 거듭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든 홍석천과 하리수의 예부터 시작해서, 여인천하의 사례까지, 이 책은 우리가 함께 보아온 방송의 단면을 드러낸다. 거기에는 TV를 둘러싼 구조적 요인들이 있으며, 제작자들에 대한 이해, 그리고 방송의 역할과 매체의 특성들이 잘 짜여져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TV에 대해서 비평할 수 있는 방법과 지향점을 조목조목 보여준다. 얇은 책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집 안방에 있는 TV를 바보상자에서 민주주의와 정보화의 도구로 다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방적으로 주어진 권력에 대해서 비평의 칼날을 들이대고, 방송의 권력 관계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참여함으로써 서로 방송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모든 이의 바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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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대학 확실히 알고 가자
전창훈 지음 / 나무생각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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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반미주의가 거세어서 미국의 위상이 80년대 이전과 같이 '고마운 나라'는 아니지만, 여전히 미국은 '약속의 땅'이자, '성공의 땅'이다. 갈수록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도 많아지고, 조기유학 열풍에 그곳 중,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유학생들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동경의 대상이다.

이 책은 미국에 있는 학교로 어떻게 하면 진학할 수 있는가와 미국의 대학은 어떤 곳인가를 중심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곳에 있는 학교로 진학하는 구체적인 방법보다는 자격이나 점수가 많이 담겨있고, 대학들에 대한 소개는 그곳의 대학평가를 위주로 쓰여졌다. 이런저런 대학에 대한 소개와 아이비 리그, 등록금이 싼 공립학교 등을 소개하고 있는 점은 이 책의 강점이다. 게다가 학부/대학원을 나눠서 소개하고 있으며, 각 대학에서 유명한 과를 소개하는 것도 좋았다.

다만, 미국에서 그곳 명문 대학으로 입학한 한국 학생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SAT를 어떻게 쳤으며,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좀 더 자세하게 소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로 이 책을 볼 학생들은 유학을 갈려고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원에 대한 소개도 이 책의 절반을 차지했던 만큼, GRE나 GMAT에 대한 소개도 충실히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기에 대한 소개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 있는 대학보다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이 더 많음을 감안한다면 여기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주어졌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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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 - 개정판
진중권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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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중권 선생님의 글을 처음 보게 된 것은 몇 년 전에 당대비평에서 그가 이진경 선생님을 신랄하게 비판한 논문에서였다. 나는 당시의 유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몇몇 사상가의 이론에 흥미가 있었고, 그들을 변론 겸 응용했던 이진경 선생님을 좋아했다. 그런데 진중권씨의 글은 워낙 막무가내식이여서 그가 말하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게 여겼었다. 그동안은 잊고 살다가 얼마전에 신문에서 진중권 선생님의 칼럼을 보고, 다시 그의 책을 읽게 되었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일단 시원하다. 극우파시스트라고 대부분이 합의할 수 있는 주요한 인물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꼼꼼함은 그의 독설과 함께 잘 조화가 되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여전히 그가 이진경 선생님을 비판했던 논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누구'를 비판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근거'에서 비판을 했느냐를 당연히 중요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글은 후자가 그렇게 타당했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 '네 무덤에...'는 거의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몇몇 확인해보고 싶은 구절을 발견하기는 했으나, 기득권을 넘어서 진정한 지식인의 실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역할이 맘에 든다. 그의 독설과 어법, 야유가 맘에 든다. 이제부터 틈틈히 그의 글들을 읽어나가면 그가 정말로 지향하고 있는 내용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못 궁금하다. 그의 멋진 비판만큼 멋진 대안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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