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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 - 개정판
진중권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진중권 선생님의 글을 처음 보게 된 것은 몇 년 전에 당대비평에서 그가 이진경 선생님을 신랄하게 비판한 논문에서였다. 나는 당시의 유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몇몇 사상가의 이론에 흥미가 있었고, 그들을 변론 겸 응용했던 이진경 선생님을 좋아했다. 그런데 진중권씨의 글은 워낙 막무가내식이여서 그가 말하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게 여겼었다. 그동안은 잊고 살다가 얼마전에 신문에서 진중권 선생님의 칼럼을 보고, 다시 그의 책을 읽게 되었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일단 시원하다. 극우파시스트라고 대부분이 합의할 수 있는 주요한 인물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꼼꼼함은 그의 독설과 함께 잘 조화가 되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여전히 그가 이진경 선생님을 비판했던 논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누구'를 비판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근거'에서 비판을 했느냐를 당연히 중요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글은 후자가 그렇게 타당했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 '네 무덤에...'는 거의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몇몇 확인해보고 싶은 구절을 발견하기는 했으나, 기득권을 넘어서 진정한 지식인의 실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역할이 맘에 든다. 그의 독설과 어법, 야유가 맘에 든다. 이제부터 틈틈히 그의 글들을 읽어나가면 그가 정말로 지향하고 있는 내용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못 궁금하다. 그의 멋진 비판만큼 멋진 대안도 볼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