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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론 - 햄린
D.W.햄린 / 서광사 / 1989년 4월
평점 :
품절
국내의 유명한 철학 교수님께서 이 책이 인식론의 가장 널리 알려진 일반적인 개론서라고 하시면서 소개해 주셨다. 이 책을 읽어보면 동감하시겠지만, 저자는 정통적인 인식론의 문제를 한편으로는 정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심화시키고 극복하려 하고 있다. 즉, 전자의 입장에는 지식의 본성과 지위, 조건 등이 있으며, 또한 인간이 경험하고 사유할 수 있는 영역과 더불어, 특정 학문 분야들에서 생기는 인식론적 쟁점의 문제를 짚고 있다. 그리고 후자는 철학이 심리학과 경험과학으로 떼어준 문제들이 인식론의 모든 문제가 아님을 지적하면서, 철학 고유의 인식론적 문제를 정초하고 있다.
이런 모든 문제영역은 철학에 대한 회의주의를 넘어서는 것이고, 또한 여타의 세부 학문들에서 풀지 못하는 인식론의 메타적 입장을 정립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햄린의 이 책은 지각, 기억,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지식, 그리고 초경험적 영역의 지식과 같은 지식의 범위 문제 뿐만이 아니라, 진리, 지식과 믿음, 의미와 유의미성과 같은 정통적인 난제들도 다루고 있다. 쉽게 말해, 인식론의 내용과 범위 등을 적절한 분량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그 요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씌여진 책이라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