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학사상 - 삼성세계사상 1
이황 / 삼성출판사 / 1990년 9월
평점 :
절판


일전에 한국 유학에 관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그 가운데에 퇴계와 율곡이 빠질 수 없었고, 수업을 따라 잡기 위해서 참고서적을 구하던 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두 명이 우리나라 성리학을 집성하고 체계화하였던 만큼, 이 책은 이들의 철학사상을 중심으로 엮여 있다. 퇴계의 성학십도도 흥미롭게 읽었으나, 개인적으로는 기대승과의 서신 논쟁인 사단칠정론이 가장 관심이 갔다. 나는 서양철학을 주로 공부했는데, 내가 서 있는 입장이 기대승의 것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여하튼, 퇴계는 주희를 발전시켜 이기이원론을 주장했고, 율곡은 '기발이승'의 일원론적 이원론을 주장했다. 이런 용어는 서양 근대철학에서 데카르트나 스피노자에게도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비교하여 보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일 것이다. 사실 동양철학이 서양철학보다 더 많은 전공자를 배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동-서 사상의 소통이 없었다. 그래서 서양철학은 우리나라에 접목되지 못하고, 항상 껄끄럽게 유리된 상태로 남아 있는 느낌이었다.

이번 기회에 개인적으로 우리의 유학이나 불교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었다. 이런 계기를 통해서 무분별한 서양 담론의 수입을 넘어서 이 땅에 그것들이 토착화되고, 전통과 연계되는 방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책의 번역에는 고려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교수님들이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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