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평전
프랜시스 윈 지음, 정영목 옮김 / 푸른숲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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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을 읽은 후의 제 소감은 꽉꽉 채운 별 다섯개입니다. 그 동안의 몇몇 마르크스 평전이 평전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이상했던 것도 더러 있었던만큼 이번 것도 주의해서 읽었는데, 아주 괜찮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마르크스주의자임을 자칭할 정도로 그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여러 권의 전공 서적을 읽었고, 그의 이론도 부족하나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르크스를 공부하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그의 인간학 속에 있는 마르크스의 자신의 삶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저의 갈증을 해갈해주는 책이었죠. 강렬한 문장도 더러 있고 인용도 꼼꼼하니까, 마르크스를 좀 공부하신 분들은 그 구절구절이 다시 생각나실 겁니다. 아무쪼록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질곡 속에서 나름의 해법을 찾는 분들에게, 이 마르크스 평전이 자유와 평등을 제공해주길 기대합니다. 여러 서평들이 극찬을 하고 있는 것처럼 저 역시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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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파농 역사 인물 찾기 13
알리스 셰르키 지음, 이세욱 옮김 / 실천문학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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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사에서 '체 게바라 평전'으로 히트를 치더니 저항적인 인물들의 평전에 더 열을 쏟고 있다. 여하튼 즐겁다. 그들이 다시 부각된다니 말이다. 이 책 역시 우리가 근래에 책으로 다시 만났던 '마르크스', '마르코스' 등과 더불어 유사한 판형과 유사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일단 꼼꼼한 번역으로 소문한 이세욱 선생님의 번역을 믿고 읽었으며, 또 파농을 생각하며 읽었다. 민족해방론이나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이 다시 생각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는 파농을 다시 읽는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바로, 우리 역시 식민지 속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과거는 여전히 청산되지 않았고, 우리는 그 시대의 역사적 트라우마 속에서 살고 있다. 파농의 말마따나 '살아 움직이는 현실의 대변자'가 되기 위해 다시 파농을 읽어야 한다. 그의 삶을 기억하라! 그리고 그의 죽음을 기억하라! 남겨진 현실을 생각하라! 우리가 있는 지금은 파농이 살다가 그때보다 무엇이 더 나은가? 다만 식민지성이 은폐되어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여러번 그의 삶에 경외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남겨진 현실의 무게에 두려움을 표시했다. 아, 프란츠 파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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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보존과 복원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52
김주삼 지음 / 책세상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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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야의 책도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러가지를 배웠습니다. 보존 전문가가 무엇이며, 그 역할, 그리고 문화재의 손상과 그 원인, 보존 작업의 과정 등등... 생소한 용어도 많이 배웠구요. 저의 생각으로는 이런 책이 요즘 인기있는 '책세상 문고'에 실린 것은 잘한 것이라 봅니다. 즉, 이 책의 숨은 의도는 바로 문화재 보존의 교양을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시켜 실제로 문화재의 생명을 반영구적으로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닐까요. 물론 저자가 말하는 역사적 의미에서의 문화재 보존의 의미도 설득력이 있었지만, 일단 저는 문화재 보존에 관한 책을 처음 보다보니 그런 점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이 책은 좀 딱딱한 면은 있습니다. 다음에 그런 점이 보완되고, 내용도 구체적인 자료들을 보충해서 더 좋은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있네요. 저자 역시 프랑스에서 어려운 것들을 배워왔으니 더 많은 것들을 책을로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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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증명
고바야시 히데키 지음, 김영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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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일단 독자에게 하나의 의미로 다가오려면 흥미가 있고 재미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재미와 흥미는 무조건 쉽고 웃긴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이 논하는 분야에 대한 저자의 깊이와 독자의 깊이가 서로 공명하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긴장일 것이다. 이 책 '고흐의 증명'은 그런 긴장이 매우 빼어난 책이다.

나 역시 고흐가 현대 화가들 가운데에서는 워낙 카리스마적인 인기가 있다 보니, 그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가운데 단연 압권이다. 일단 책 자체가 추리의 형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흡입력이 굉장하다. 게다가 그 추리의 방식 자체가 이전에 고흐를 회상하는 류의 책들과는 확연히 단절되며, 과정 역시 매우 꼼꼼하다. 다음으로, 이런 추리의 방식과 과정이 저자가 고흐를 얼마나 열망하는지를 보여준다.

즉, 저자가 고흐의 그림과 얼마나 많은 대화를 했는지를 보여주며, 더 나아가 그의 영혼과 고흐의 영혼이 서로 교감하는 지점으로 독자를 이끌고 들어간다. 그래서, 단연 압권이다. 저자는 고흐의 자화상 속에서 팔레트, 고흐의 얼굴, 또 고흐의 눈을 보면서 '진짜' 고흐를 찾는다. 즉, 자화상 이전의 진짜 고흐를 찾는다. 그 작업은 엄밀하다. 얼마나 엄밀한지는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나는 이 책은 고흐보다 더 고흐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존경하고 또 갈망하는 저자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우리 속에 있던 고흐를 다시 생각할 것이며, 더 나아가 고흐의 그림이 남긴 강렬한 터치와 순간의 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기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 것이다. 고흐의 그림을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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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로 보는 명화 - 작은책방 고학년 문고 2
이명옥 지음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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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른 분이 서평을 올려 놓아 주셨지만, 이 책은 보기보다 상당히 좋은 책입니다. 사비나라는 갤러리의 대표인 저자가 전시회에서 한 기획을 책으로 묶은 것이데, 책 내용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즉, 꼼꼼한 해설이나 눈여볼만한 대목은 없다는 것이 그것이죠.

그러나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림의 '날씨'들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옛날에 그림을 잠시 좋아했을때, 18-19세기 영국의 자연주의 화가들을 좋아한 적이 있습니다(오래된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그 이유는 그림의 처음이자 끝은 바로 자연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즉, 산, 바다, 구름, 나무 등의 자연을 그리는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며, 또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그리는 화가 각자가 그려내는 모습이 다 틀리거든요. 그래서 저는 일반적으로 풍경을 담고 있는 그림에서 풍경을 눈여겨 봅니다.

이 책은 그런 아름다움이 잘 살아 있습니다. 구름, 햇살, 비, 눈, 바람으로 그런 자연를 분류한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구요. 여하튼, 꼭 한 번 보세요. 이 책 속에서 옮겨놓은 그림들 가운데에서 정말 버릴 것은 거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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