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가 시대를 말한다
야마다 카즈오 지음, 박태옥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에이젠슈테인의 '폭군 이반'(1946)의 한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얇지만, 재미있게 영화사를 정리하고 있다. 특히 산업사회에서 영화가 세상을 재현해내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뤼미에르 형제, 로베르토 비네, 조르주 멜리에스, 테오도르 앙겔로폴로스, 장 르느와르, 스티븐 스필버그, 클로드 베리 등 감독의 이름과 그들의 영화는 곧 실제하는 사회에 대한 동시대인들의 성찰의 이마쥬였고, 또 그를 극복하려는 희망의 투영이었다. 영화가 예술로 정립하는 과정에서 사회상의 변화는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세계사와 영화사는 어떻게 얽혀 있고, 그 물질적 기반은 어떻게 서로 섭동했을까?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이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속에 있는 짧은 대답을 옮겨보면 이렇다. '비스콘티는 '현실을 살고 있는 사람들, 다양한 사물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나를 영화로 이끌었다'고 회상했고, 로셀리니는 '조사와 기록으로 시작하라. 그런 다음 극적인 모티브로 나아가라. 다만 사물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그 유기적 일체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그렇다. 영화가 언제나 같은 스토리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알도록 하는 것. 타인 속에 있는 자신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임을 가르쳐야만 한다'고 강조한다'(167-168쪽). 어떤가? 영화의 위상이 드러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