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미래 - 로마클럽보고서
오리오 기아리니.파트릭 리트케 지음, 김무열 옮김 / 동녘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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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은 그 명성만으로도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젠 고전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미래 사회의 노동에 대해서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현대 서비스 사회에서 생산으로서의 노동의 적절한 위상을 규명하려고 한다. 그것은 물론 신고전 경제학 이후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 도래한 오늘날의 사회에서 노동의 위치에 대한 적극적인 재규정이다. 즉, 시대의 변화 속에서 노동은 무엇이어야 하며, 그에 반해 실업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는 말이다. 전공 부분이 아니라서 각론에 대한 언급은 하지 못하겠으나, 나는 이 책을 사회학, 지리학, 경제학, 철학 수업 시간에 여러번 소개를 받았고, 그 계기로 읽었다. 아마 현재 유명한 앨빈 토플러, 피터 드러커 등을 읽기 전에 읽었어야 하는 책이라고 알고 있다. 경제학의 용어를 좀 알고 계시는 분이라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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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노는 녀석이 공부도 잘한다
박인성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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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의 생각은 서울대만 가면 누구나 책 한권은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것이 수능에 대한 것이든 무엇이건 간에. 정말 책 많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저자 악력에는 거의 서울대가 많다. 아니면 아예 출신대학을 명시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에서 책을 봐서였을까? 나는 이 책이 고등학교 생활에 그렇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나 역시 몇 년 전에는 고등학생이었지만, 이 책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을 그냥 말해줬을 뿐, 고등학생을 상대로 상업성을 노리고 책을 펴낸 여타의 것들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책이야말로 학벌주의를 은근히 조장하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공부해야 1등을 하는지를 알고 싶지 않다. 왜 공부를 해야 하며, 정말 자신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 우리들의 고등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미술, 음악, 체육이 나의 정체성이라면 그것을 공부하고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책을 나는 여태까지 보지 못했다. 무조건 국영수다. 이 책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무조건 서울대다. 그러나 누구나 다 거기에 들어갈 수는 없다. 게다가 누구나 다 거기에 들어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곳에 있는 학생들도 왜 들어왔는지 모르는 학생이 태반이다. 다른 학교도 물론 점수 맞춰서 왔다. 이제는 제발 이런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부가 정말 공부이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공부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부. 제발 공부를 수단으로 삼는 그런 책을 청소년들에게 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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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 바로보기 - 한국 시민운동을 다시 생각한다
김인영, 김정호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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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NGO와 어떻게든 인연을 맺고 거기에 대해서 좀 배워보려는 학생이자 이 나라의 국민이다. 이 책을 일단 NGO 입문서로 읽긴 했는데, 비판이 주를 이루다보니 입문서로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저자들의 비판은 지금까지 NGO의 주축을 이뤘던 사람이나 단체의 내부 비판이 아니라는 점에서 좀더 고민해서 들어야하는 점이 있다. 시민사회 속에서 시민단체와 정부, 그리고 기업의 관계를 바람직한 방향에서 정립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더욱이 국내 시민운동을 시장경제나 진보와 보수의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의의를 지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정부예산, 낙천운동, 소액주주운동, 소비자단체, 환경운동 등에 대한 저자들의 주장 가운데에는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았다. 물론 나는 이 책으로 NGO 공부를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깊이가 얕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니 괴롭다. 그러나 이런 책이 역할을 다한 책이 아니겠는가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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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멈 코리아 - 외국인 비평가의 눈에 비친 한국.한국인.한국문화
스콧 버거슨 지음, 안영상 옮김 / 자작나무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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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한국학'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솔직히 이 책이 스콧 버거슨다운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글자가 너무 크고 여백이 많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톡톡 튀는 재미는 어쩔 수 없다. 사진들도 재밌는 것이 많고, 그가 한국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외국인이 한국인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한국인이 한국을 물구나무 서서 바라보는 느낌이다. 그처럼 이런 주변적인 것을 보는 한국인이 또 어디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우리에게 친근했던 것들이 이상하게 하나씩 박리되어 나가고, 그런 것들에서 우리는 다시 스스로를 되새겨 보게 된다. 너무 고상하거나 너무 기만적이지 않는 뉘앙스로 그냥 혼잣말하듯이 터져나오는 그의 중얼거림은 그래서 귀담아 들을 수 있다. 미국은 이런데 한국은 이것밖에 안되냐고 했으면 분명 아무도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스콧 버거슨이 그런 의도를 교묘하게 위장해서 말하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오히려 그는 살아있음과 존재 자체에 대해서 애정을 갖고 있고, 그런 바탕에서 미세한 삶의 주변들을 건드리고 있다. 그래서 딱히 한국이 그에게 외국이기 보다는, 하나의 이상한 공간인 것이다.

미국이거나 한국이거나 하는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 예컨데, 162쪽부터 나와있는 담배에 대한 그의 설명을 보라. 웃기지 않은가? 후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의 책이 매력을 가질 수 있고, 또 저자 자신이 매력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의 작지만 쉴새없는 생각들 때문이라고. 그런 생각과 상상들, 그리고 소통이 그의 이야기에 우리가 집중하게끔 만든다. 스콧 버거슨과 만나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맥시멈 버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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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들의 분노 - 김상수 사회 문화 예술 비평집
김상수 지음 / 생각의나무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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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의 제목이나 표지에 박혀 있는 강렬한 푸른색의 필체는 뭔가를 터뜨려 줄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면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다. 저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책의 구성은 일단 사회, 문화, 예술에 대한 비평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것들을 묶으니 참 난삽하다. 저자가 예술과 현실의 긴밀한 관꼐를 부각하려 한 점은 알겠으나, 현실에 대한 인식과 비판은 얕고, 예술에 대한 그의 문제제기는 지엽적이다. 엑스포 한국관 계획안에 대한 것이나 미술전시, 미술비평 등. 한마디로 현실과 예술이 괴리되어 있다. 의도한 대로 된 것 같지 않다는 말이다. 게다가 책의 말미에서 영화 시나리오 대담을 실어 놨는데, 그게 왜 이 책의 주제의식과 결부되는지 잘 모르겠다. 내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유기적인 통일성에서는 장애가 되는 것 같다. 중간중간의 작품들 사진이나 책 자체는 참 예쁘다. 그러나, 작가의 어떤 농밀한 내면을 그대로 알 수 있기엔 이것저것 너무 건드리고 있어서 깊이가 얕다. 다음에는 좀 더 좁은 주제로 직설적인 이야기를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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