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패와 반부패 정책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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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지만, 무엇보다 이런 연구가 국내에도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반가워하면서 흥미롭게 읽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커오면서 봐왔던 것이라곤 신문과 뉴스에서 연일 터지는 '-게이트', '-비리'였기 때문에 이 사회에 대한 분노가 컸다. 그리고, 동시에 이런 문제는 왜 쉽게 해결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그러나 상식적인 차원에서만 생각이 맴돌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유익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에서 펴냔 이 책은 부패 연구가 기존에는 행정학 분야 내에서만 이루어졌던 것을 확대하여 사회과학 전반의 학제적 연구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에 의의가 크다.

특히 경제학적 분야에도 중점을 둬서 신고전파 경제학과 맑스주의 경제학의 측면에서 부패 연구를 다뤘고, 또 부패의 실태와 사례를 미시적으로도 연구하였다. 그리고 결론에서는 반부패 정책과 시민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여러 방안 가운데에서 정치자금 실명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등 국가권력 민주화의 차원과 재벌해체와 같은 방안이 눈에 띄었다. 물론 건축, 환경, 세무 분야에서의 전문적인 대안들도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유용한 연구서였다. 그러나 한가지 더 요청한다면, 이런 연구서가 꾸준히 나와서 우리나라의 부패 정도가 어떻게 개선되고 있으며, 시행착오가 꾸준히 검토되고 있음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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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협력하려 하지 않았다 - 북한과 미국의 핵외교
리언시걸 지음 / 사회평론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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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90년대 전반 북한과 미국의 외교사를 핵사찰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 주요한 핵심은 미국의 강압외교의 실패와 협력외교의 성공, 그리고 이 이면의 정치경제적 조건들에 대한 고찰이다. 책 마지막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북한과 미국, 한국의 TIT-FOR-TAT식 협상의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삼자의 관계는 미묘하고 어렵다. 그것은 남한의 통일노력, 미국의 안보전략, 그리고 북한의 실리가 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 가운데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판한다. 즉, '북한이 협상하려 하지 않은게 아니라 미국이 협상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주의깊게 읽을 필요가 있다. 우리의 목표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라면,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어떻게 조정해서 북한과의 대화로 나갈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94년의 위기상황은 앞으로의 통일전략을 짜는데 중요한 사례가 된다. 미국은 그 당시 외교적 상호주의(give-and-take)를 선택하지 않아서 화를 자초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정책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 당시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던 뒷이야기들도 많으며, 대북관계에 대한 시사점도 많이 던져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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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없는 한국을 준비하자
정욱식,서보혁 지음 / 이후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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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주한미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이 책의 기본 입장에 대해 호의적이다. 주한미군의 문제는 아시다시피 한반도 분단체제의 핵심이다. 왜냐하면, 분단체제의 고착화는 미국의 존재가 중요하게 작용했으며, 특히 주한미군의 주둔으로 인해 우리나라와 북한은 정치, 경제, 군사적 문제의 협상에서 삼각대화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주한미군의 존재가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한 역할을 물어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속에서 지적되는 것처럼 미국이 통일 후 주한미군을 철수시킨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통일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냉철하게 판단하여 주한미군의 존재를 스스로 재고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8명의 전문가 인터뷰를 수록하고, BMD에 대해 비판하며, 오키나와와 비교하여 미군의 의미를 고찰하는 것은 주목할만 하다. 미군이 계속 주둔한다면 남북간의 적극적 통일노력은 더딜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한미군의 철수와 통일의 대화를 상호조절하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 책 속에서 주한미군 철수의 다양한 근거와 함의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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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인권.교육 (양장)
강순원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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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을 전공하면서도 교육사회학이라는 분과가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그래서, 곱씹어 보기 보다는 새로운 분야를 배워본다는 자세로 책을 읽었다. 책 자체가 딱히 이론적인 틀을 간명하게 제시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크게 갈등해소와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교육, 그리고 이와 유관한 인권교육의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되어 있다. 대략적인 요지는 민족문화의 정체감 위에서, 세계적 공존을 위한 평화교육의 방안 마련과 정부와 민간 차원의 중장기적 실천,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저항적 성격의 평화교육과 그 이후의 변혁적 성격의 평화교육의 모색, 상호인식을 통한 정체감의 동질화 등이다. 그런데, 3부의 인권교육 문제는 1,2부의 평화교육과는 크게 관련을 맺지 않는다. 그래서 좀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평화교육의 문제를 말하면서도 이 분야에 대해 개론적인 설명과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도입부분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나의 무지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교육사회학적 관점에 대한 좀 더 명시적인 특징을 제시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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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츠키의 반(反)파시즘 투쟁
레온 트로츠키 지음, 박성수 옮김 / 풀무질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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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가 첫머리에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과 1933년 독일 파시즘의 승리 사이에서 길항하고 있다. 그리고, 트로츠키를 따라 세계체제로써 자본주의에 대한 세계사회주의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둘 사이에는 독일공산당이 히틀러를 이겼다면 세계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가정이 들어있다. 결국 이 책은 스탈린과 다른 경로의 맑시즘을 주장한 트로츠키를 따라 당시의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그 주요 내용으로는 코민테른의 전술전환의 원인에서 시작되는 독일의 상황 변화와 반파시즘 노동자 공동전선, 민족주의적 공산주의에 대한 대항, 사민당과 노동자, 민주주의와 파시즘 등 독일노동계급의 진로 등이 다루어진다. 사실 노동계급이 즉자적인 성격에서 대자적인 성격으로 전환되려면 당의 매개가 필수적인데, 이 책의 이면에는 그것이 다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파시즘이 노동자조직과 계급을 파편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노동계급에 어떤 의미였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본다. 이론보다는 당시의 상황에 대한 설명과 이해가 더 중심적이기 때문에 사진 자료도 풍부하고 구체적으로 쓰여졌다.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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