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02
제롬 카린 지음 / 시공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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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노인과 바다'를 읽은 이후로 헤밍웨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물론 그의 이름은 문학 수업시간에도 한 번은 꼭 나오고, 또 서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그러나 예컨데 '노인과 바다'와 같은 작품은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각기 다른 번역자로 너무 많이 시중에 나와 있다. 그 인력과 비용으로 번역되지 못한 다른 고전을 번역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헤밍웨이가 과연 어떤 작가일까라는 나의 궁금증은 쉽게 해갈되지 않았다. 예를 들면, 그의 삶과 일상, 그리고 사진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적격이었다. 헤밍웨이의 삶과 기록, 증언이 고스란히 묶여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읽고 있으면, 바로 그의 작품이 나온 토야을 손으로 어루만지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나에게 매력적이었던 것은 수많은 흑백 사진이었다. 자연스러운 그 사진들 속에서 한 명의 위대한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노년의 것들은 마치 '노인과 바다'의 '노인'의 이미지여서 더 즐거웠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아니, 책이라기보다는 앨범이고, 편지, 그리고 육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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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 - 침팬지와 함께 한 나의 인생
제인 구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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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다이고로야 고마워'(오타니 준코, 구혜영 옮김, 오늘의 책, 2001)를 읽고 갑자기 원숭이가 키우고 싶어졌다. 그러나 현실적 여건상 그러지는 못했는데, 제인 구달 박사의 이 자서전을 읽으면서 이제는 아예 아프리카에 가고 싶어졌다. 황당해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정말 그 심정을 아실 것이다. 게다가 나는 작년에 영어 수업 중에 '타잔' 비디오를 본 적이 있다. 옛날 원판은 보지 못하고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제인 구달 박사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꼭 그녀가 그 애니메이션 속의 인류학자와 똑같아서(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그녀를 모델로 쓴 것 같다!) 입가에서 베시시 미소가 흘렀다.

사실 자서전만큼 어려운 책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평생 단 한번 쓸 수 있는 것이고, 자신의 모든 삶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인 구달 박사는 자연스러운 인류학적 동기를 가지고 아프리카로 들어갔고, 챔팬지와 같이 살았다. 그것은 학문적으로도 소중한 성과를 일궈냈고, 또 인류에게 훌륭한 교훈도 주었다. 즉, 오늘날의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났지만, 인위적으로 도시를 만들고, 그 속에서 동물들을 모두 쫓아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불공평하고 위험한 것이다. 인간은 원래 모두의 것인 자연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를 길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제인 구달 박사의 이 자서전 속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은 그 의미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인류의 본원적 정체성을 묻는 인류학의 매력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께도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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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 무엇이 세계를 움직이는가
에럴 셀커크 / 이두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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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는 워낙 유명한 작가니까 그의 작품 한 두편 읽어보지 않은 분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헤밍웨이에 대해서 말하라고 하면 그것은 참 난감한 질문이다.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나무가 아닌 헤밍웨이라는 숲을 조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시 말해, 개개의 작품이 아닌, 헤밍웨이의 삶과 사고를 훑어줌으로써 개별 작품이 더 잘 이해되도록 도와준다. 물론 헤밍웨이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이두 앙콘 총서는 특히 작가의 삶을 조망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 같다. 지난 번에 '카프카'(이두 아이콘 총서)를 읽었는데, 정말 좋았었다. 카프카적인 그림과, 소설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그의 사유세계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작가 자신을 대면하는 것처럼 묘사하는 방식이 좋았는데, '헤밍웨이'에서도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스타일로 서술되어 있다. 이 짧은 만화책을 통해서 훨씬 효율적으로 작가의 초상화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근래에 영어 공부 열풍이 상당한데, '노인과 바다'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같은 작품은 원서로 봐도 좋은 공부거리가 될 것이다. 문장이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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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학 - 무엇이 세계를 움직이는가
제프리 코르넬리우스 / 이두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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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철학을 잠시 생각하다보니 이 책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사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서, 이것을 읽고 많은 것을 배웠으며, 짐짓 뿌듯했다. 그러나 좀 믿지 못할 구석도 눈에 보였다. 예를 들면, 플라톤의 저작 '티마이오스'를 '티마에우스'라고 표기하고 있는 것이 그런 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성학을 마냥 신비적인 것으로 치부하지 않게끔 당시의 합리성의 토대에 근거해서 그 생성과 발전과정, 그리고 주요한 논의점들을 설명해주니 즐거웠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든 역사의 흔적 속에서는 분명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설득력있는 이유를 고대 그리스, 중세, 문예부흥기를 통해서 조명해주고 있다. 특히 별자리 읽는 법이나 점성학의 주요 개념, 그리고 현대 점성학의 주요 원리에 관한 부분은 이 책의 핵심이다. 점성학은 우주와 인간이 하나의 원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신념 속에서 만들어진 학문이다. 그래서, 단지 운세보기나 적대감으로 무시하기에는 중요한 것들이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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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인지과학
A.I 골드먼 / 서광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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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A. I. 골드만은 인지과학 분야에서 좋은 글들을 발표하였고, 역자인 석봉래 선생님 역시 심리철학과 인지과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일단 이 책은 기본적인 신뢰를 준다.

이 책은 한마디로 인지과학 분야의 접근하기 쉬운 입문서이다. 저자가 말하는 '자연화' 개념은 아시다시피 현재 미국의 심리철학자들이 대체로 지지하는 '환원주의'적 입장이다. 즉, 이것은 콰인의 '인식론적 자연주의'로 대표되는 것으로, 마음의 지위를 물질적인 차원으로 환원하여 설명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아마 대다수의 인지과학자들은 이런 입장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하튼 이 책은 합리성, 지식, 관찰의 이론의존성, 동일론과 속성이원론, 철학적 행태주의, 기능주의, 그리고 인지과학과 관련된 윤리학과 형이상학까지 두루 언급한다. 그래서 인지과학의 틀을 잡는데 유용하다. 더욱이 다양한 그림을 통한 문제제기는 흥미롭다. 예를 들어서, 책 앞머리에는 지온(geon)이 언급된다. 그것은 인지심리학에서나 다루는 개념인데, 여기서는 적극적으로 논의된다. 결국, 인지과학으로 들어가는 좋은 개설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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