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인의 자연주의 인식론 철학박사학위논문 4
김영남 지음 / 서광사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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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인의 자연주의 인식론'은 서광사에서 박사학위논문을 출간한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인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콰인을 이해하는데 좋은 입문서인 것 같다. 물론, 이 학위논문이 쉽기 때문에 입문서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콰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기초를 튼튼히 한다는 점에서 콰인을 처음 접근할때 읽어두면 이후에 쉽게 다른 책들로 공부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콰인은 자연의 제일성을 받아들여 세계가 직접 관찰 가능한 자연적 대상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자연주의에 기반한 철학적 입장을 취한다.

이러한 인식론을 자연주의 인식론이라고 하는데, 이를 토대로 인식적 규범의 문제, 반기반주의(antifoundationalism), 오류 가능주의, 강한 대치론 등의 문제가 따라나온다. 세부적인 문제는 이 책에서 잘 다뤄지고 있다. 나 역시 초입자이기 때문에 그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는 없으나, 콰인 인식론의 배경으로 경험주의, 행동주의, 전체론, 프래그머티즘을 개괄한 후, 규범 없는 인식론, 신념의 형성, 인식의 전체론 등의 문제로 넘어간 부분은 매끄럽고 간명하여 읽기에 좋았다. 물론 후반부로 가면 어려운 문제들이 많아서 다른 공부가 많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풀가피한 것이다.

콰인은 현대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학자이기 때문에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나는 대학에서 콰인을 스터디하기 전에 이 책을 읽어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학위논문으로 통과되었다면 그만큼 정당성과 정확함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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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퀴나스 - 시공 로고스 총서 24 시공 로고스 총서 24
앤터니 케니 지음, 서병창 옮김 / 시공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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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퀴나스'는 앤터니 케니가 쓴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입문서이다. 시공사에서 간행되고있는 로고스 총서의 하나로 간행된 것인데, 좋은 입문서라 생각된다. 그 이유는 이 책이 아퀴나스의 주요 저작과 논문들을 골고루 인용하면서 (예컨데, '존재와 본질', '이교도 대전', '형이상학12권', '신학대전' 등등) 전반적으로 평이한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은) 논평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아울러 아퀴나스의 존재론과 더불어, 정신 즉 인식론의 분야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아퀴나스의 인식론에 대해서는 국내에 출판된 저작이 한 권 있지만, 이 책을 통해 보충하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퀴나스의 생애를 다룬 1장은 쉽고 간명하다. 그러나 2장과 3장은 입문서로서는 좀 깊고 심오하며, 특별한 부분들이 있다. 그런데, 아퀴나스의 저작이 모두 번역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입문자에게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웬만한 것은 바올로딸 출판사에서 간행된 '신학대전'을 통해 이해한다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중세철학을 전공하지는 않지만, 중세철학이 서양철학 전공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전공분야를 통해서만 부분적으로 중세철학에 접근하지만, 서양철학사의 거의 모든 개념은 중세철학사에 이미 방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런만큼 나는 중세철학사를 개괄하지 않고서 서양철학사를 공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걸음마 단계이지만, 이 책을 통해 중세철학의 딱딱한 부분을 좀더 유연하게 하고 싶다. 분량이 작은 만큼, 누구나 한 번 쯤은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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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 존재의 함성
알랭 바디우 지음, 박정태 옮김 / 이학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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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존재의 함성'은 우선 사족과 같은 이야기를 하나 붙이자면 그 디자인이 맘에 든다. 뭐, 보통 책은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요즘과 같이 이미지가 중요한 세상에는 (가령, CF를 보라) 책 역시 외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값은 약간 비싸 보이나, 책의 크기가 유럽의 책만한 손에 쥐기 좋다는 점도 맘에 든다. 단, 내용에 있어서는 역자의 상세한 해설과 주, 그리고 바디우의 '존재와 사건'에 대한 소개가 좋긴 하지만, 또 본문에 비해서 너무 방대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낳을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불구하고, 이 책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얼마전 이진경 선생님과 이정우 선생님이 이 책에 대해서 신문을 통해 짧게 대담을 했던 것처럼, 바디우를 부각시키고 국내에 소개하는 것은 다소 과도하게 소개된 들뢰즈에 대한 좋은 보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자는 물론 들뢰즈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디우의 저작은 이종영 선생님의 번역으로 '철학을 위한 선언'이 나와 있지만, '존재와 사건'의 부기와 같은 이 책만으로는 그의 사상을 도저히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은 적절하게 들뢰즈를 통해서 바디우로 넘어가는 좋은 교량을 마련해주고 있다.

즉, 바디우의 주적인 '존재와 사건'이 번역되면 바디우를 통해서 들뢰즈를 비판하고, 바디우만의 독특한 플라톤주의와 그의 수학적 기반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생길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들뢰즈-존재의 함성'에 관한 내용은 쉬운 책은 아니다. 적어도 '차이와 반복', '의미의 논리', '영화1, 2'는 숙독해야지 그의 비판에 대해서 스스로 입장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바디우의 비판이 정당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역자의 말처럼, 그가 부록으로 첨부한 글들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들뢰즈 연구자에게 여러모로 행복한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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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ertas 2004-07-27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뢰즈에 대한 여러 해석들이 니체에 기대고 있다는건 좀 실망스러운 일이다. 적어도 바디우가 들뢰즈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일원론자로 파악하고 있다는건 정확한 판단인것 같다. 그는 결국에는 스피노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의 주요 논지는 스피노자의 테제들과의 대결에서 결국에는 스피노자를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무정부주의조차 스피노자의 한계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물론 스피노자는 무정부주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의 철학내에서 가능한 무정부주의를 들뢰즈는 추구하고 있는듯하다. 바디우는 스피노자에 관해서 들뢰즈와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이책에서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궁금한건 스피노자에 대한 바디우의 견해이다.
 
도시주택연구 - Housing and Residential Structure 한울공간환경 7
케이트 바셋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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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주택연구'는 주택과 그것을 둘러싼 하나의 근린주거단위 및 지역사회에 대한 국내에 있는 서적 가운데 가장 좋은 책이다. 얼마전 이 분야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 이와 관계된 논문과 번역서, 그리고 저작은 거의 모두 살펴보았는데, 이 책은 '도시주택'에 대한 기존의 이론들을 상당히 통일적이고 밀도있게 요약하고 또 비평해 놓았기 때문이다. 우선 책 1부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표와 그림을 곁들여서, 주택과 주거지구조에 관한 초기관점들인 생태학적 전통과 신고전경제학의 모형, 그리고 행태학적 모형 및 도시의 공간적 상호작용모형을 깔끔하게 요약하고 있다.

그리고 2부에 들어가서는 주택시장의 제도적 구조와 민간주택 시장에서의 에이전트의 역할 및 지방정부의 공공정책과 도시주택시장에 대해서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맑시즘적 접근을 하비와 카스텔의 이론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여러 논쟁점들을 보여주는데, 꽤 읽어볼 만하다. 이것은 '주택계급'과 '주택시장', 그리고 거주지분화와 입지에 대한 이론들의 통시적인 흐름과 최근의 쟁점들을 다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부분을 짧은 책에서 잘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주택선택 행위나 주거입지 결정인자가 단순히 경제적 효율성이나 도시내부 공간구조의 변화상의 특성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며, 그 심층의 구조와 자본, 권력의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공간적 배치로 결정되며, 또 반대로 공간적 배치가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재생산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한번 살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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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사회학
유홍준 / 경문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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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사회학>, 이 책을 나는 작년에 사회학과 수업 커리큘럼에 있는 수업교재로 배웠었다. 물론 조직사회학에 대한 몇 권의 저작이 국내에 나와있지만, 이 책은 충분히 책값을 하는 그런 책이다. 저자인 유홍준 선생님 역시 이 분야에 대한 최고의 권위자이고, 책 내용 역시 대학 교재로 적격이다. 특히, 수능세대인 나에게 이 책의 정리는 정말 깔끔하였다. 물론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한 것이 대학수업이지만, 이해는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서 벌충한다면, 이 책의 압축되어 있는 내용은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두고두고 찾아볼만한 내용을 빼곡히 다 담고 있다.

현대사회는 막스 베버가 관료제의 합리성을 통해서 말했듯이, 이미 기업과 조직단체가 있는 곳이라면 없는 곳이 없이 모두 조직과 그 관리방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분야는 경영학과, 사회학과, 심리학과 등등 많은 분야와 인접해있다. 그래서 이 분야의 연구자 뿐만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사장과 같이 일정한 단위의 직원을 관리하고 조직해야 하는 경영자의 입장이라면 이 분야를 공부해보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관료제론, 과학적 관리론, 공식관리론을 다루고 있으며, 호돈공장 실험으로 잘 대표되는 인간관계론, 그리고 동기이론을 잘 요약하고 있다.

아울러, 조직의 시스템과 유형, 그리고 조직구조에 대해서 심층적인 분석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조직과 그 기술, 규모에 대해서 기존의 연구를 쉽게 정리해 보여준다. 이 외에도 조직이 환경과 관계하는 것, 그리고 조직에서의 권력과 통제 등등, 내가 알기로 조직사회학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모두 다 정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분야를 공부하려는 분은 꼭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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