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사회이론
피터 손더스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시와 사회이론'은 공간의 정치경제학 분야에서 이미 유명한 피터 손더스의 저작이다. 이 책은 이미 관련 서적에서 수없이 언급되는 손더스의 책이기 때문에 두말할 나위없이 읽어볼만한 책이다. 나의 책에도 밑줄이 상당히 그어져 있는데, 그만큼 이 책을 짧게 요약하기는 힘들다. 렉스와 무어의 이론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솜씨를 비롯해(그들은 도시는 일정한 수준에서 동일한 신분-가치체계를 공유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차별화와 격리정책은 폭동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파알(Pahl)이 도시자원의 부족이 사회적 규제를 더욱 강화시키지만 특정 관리자가 그 의미를 충분히 알 수는 없다고 주장한 점을 드러내는 부분은 탁월하다.

나는 아직 이 분야에 관심있는 학부생에 불과하지만, 주택분배를 계급투쟁의 문제로 쟁점화한 이 주제들은 손더스의 저작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중요하며, 특히 손더스는 여기에 관한 여러 문제들을 잘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좋다. 특히 6장에서 집합적 소비단위로서 도시는 다른 책에서 많이 언급되는데, 카스텔을 중심으로 맑시즘적 입장에서 도시의 정치경제학을 논의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서 도시는 여전히 자본주의의 잉여가치 창출의 메커니즘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도시 속에서 성장했고, 도시의 한 구성원으로 그 구조를 암암리에 재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은 나를 못견디게 한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여기에 대한 어떤 실천적 대안이 꼭 있을 것이라는 희망 하에서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앞으로도 이 책을 자주 꺼내보면서 그때는 알지 못했던 문제들을 차츰 찾아내며 공부할 수 있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본주의 도시와 근대성
마이크 새비지, 알랜 와드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6년 1월
평점 :
품절


'자본주의 도시와 근대성'은 도시공간의 근대적 모습에 대해서 잘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특히 도시 불평등이 전통적인 접근부터 공간적 격리현상에 따흔 불평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 책은 기존의 이론(즉, 렉스와 무어, 그리고 최근의 손더스의 연구)을 논의하고 확장하며, 때론 반대하면서 또다른 하나의 주장들을 끌어낸다. 사실 인간행위의 공간적 분포를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예컨데, 전이지대나 도심의 재활성화 같은 현상 혹은 개념은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도시를 바라보게까지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노동시장의 차원에서 접근한 주택시장의 문제를 서술한 부분이 좋았다고 본다(92쪽 이하). 여기서 저자는 막스 베버를 원용하면서 도시격리나 주거지위를 사회계급의 단순한 표현이 아닌 계급불평등으로 확장하기 때문이다. 이 주장 자체가 참신한 것은 아니나, 이를 뒷받침하는 논증들은 주목해 볼만한 것들이 많았다. 사회적 불평등은 도심재활성화, 교외화, 게토화 등의 공간적 차별로서 표현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물질적 불평등의 창출은 자본주의 시장 메커니즘, 즉 보상의 분배체계 그리고 토지이용, 고용 및 복지에 대한 국가정책의 규제와 조정 등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점에 있어서 좋은 논의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자본주의 도시가 어떻게 근대화되어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읽어볼만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사회의 구조론적 이해 대우학술총서 신간 - 사회과학(논저) 441
김일철 외 / 아르케 / 1999년 4월
평점 :
절판


'한국사회의 구조론적 이해'는 다소 생소하지만 잘 짜여져 있는 책이다. 그 방증은 1장의 사회구조론의 이론과 방법론에서 확인 가능한데, 예를 들어, 상징구조, 행위구조, 실재구조라는 세 차원에서 사회구조를 분석하는 것과 사회전체의 특성, 지속성과 변화, 지배적 원리를 모두 갖춘 하나의 사회구조를 도출하려는 그 시도가 매우 꼼꼼하기 때문이다. 즉, 물질적 기술적 토대, 행위의 연관체계, 상징체계/이념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그림(28쪽)은 내게 좋은 이해를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파크, 버제스와 호울리 등을 인용하면서 보여준 사회구조의 형성과 재생산의 문제 등등은 사회구조의 분석과 접근방법에 대해서 좋은 공부거리를 제공한다. 그만큼 탁월하다.

그렇다면 이 책의 중, 후반부는 이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가? 나는 6장, 7장, 8장에 특히 눈이 갔다. 6장은 행위간 상호조절 혹은 규준성으로 요약되는 사회적 통제의 정치경제학에 대해서 말한다. 개인적으로 '권력하중적 합의(power-weighted consensus)'라는 개념은 눈에 잘 들어온다. 처음 보는 개념이었지만 충분히 동의가능한 좋은 개념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나 역시 자주 사용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7장은 공동체와 집합행동, 그리고 지역권력구조에 대해서 말한다.

그것은 주민운동과 지역운동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집단적 운동과 우리에게 앞으로 있어야 할 집단적 운동 사이에서 좋은 논구거리가 될 것 같다. 8장은 앞의 논의를 바탕으로 시민권력의 형성 과제에 대해서 말한다. 하나의 사회적 힘을 형성하는 문제는 매우 어려운 작업지만, 이 책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작업대를 독자에게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9장의 계급과 불평등구조도 잘 읽었다. 사회에 구조적으로 편재되어 있는 불평등을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사회의 구조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천적 작업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회계층:이론과실제
서울대학교 사회학연구회 / 다산출판사 / 1991년 3월
평점 :
품절


'사회계층: 이론과 실제'는 국내의 사회계층에 대한 여러 권의 연구서 가운데 몇몇 좋은 책에 속한다. 책의 구성이나 집필진, 그리고 원고의 짜임새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면, 계층의 공간적 분화를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으며, 그 저자가 이 분야에 가장 탁월한 연구자인 홍두승 서울대 교수라는 점, 그리고 그가 다른 일련의 논문보가 훨씬 세련된 지리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유이다. 사실 사회계층과 그것의 공간적 분화, 주거지 입지가 나의 관심사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여기 속한 홍두승 교수의 논문은 정말 멋진 글이다. 거주지 분리(residential segregation)가 물론 계층 또는 계급 간의 분리는 적확하게 야기하는 인과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은 모두 홍두승 교수님을 비롯한 국내의 여러 연구들을 거의 모두 훑어본 뒤에 얻은 생각이기 때문에 우선 이 연구자들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사실 여기서 다뤄진 홍두승 교수님의 글은 비교적 짧다. 그러나 거주지 분리가 어떻게 계층적 집중화(concentration)와 상관적인지를 시각적으로 깔끔하게 보여준다. GIS를 통해 서울시의 중산층이 거주지 분리 과정에서 집중화되는 경향이 명확히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한 다차원적 인과관계 고찰은 좀 더 숙고해야 할 문제 같지만, 적어도 이 논문은 탁월하다. 그리고 이 책의 전반적인 수준을 보여준다. 사회계층에 대한 좋은 책임이 틀림없다고 판단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대 도시이론의 전환 - 반양장
한국공간환경학회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현대 도시이론의 전환'은 간략하게 말해 도시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권력과 그 관계망 속에 위상학적 이웃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주체에 대해서 다룬 책이다. 그 공간 속에 인간과 권력의 배치가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런 주제는 이미 푸코에게서 거의 다 다루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의 7장에서 제기되어 있는 문화정치에 대해서는 생소했다. 그래서 그 부분이 참 맘에 들었다. 집단의 사회관계가 구조화되고 형성되는 방식이자 동시에 그러한 형태가 경험되고 이해되며 해석되는 매개체로서 문화는 지배와 종속의 패턴을 반영한다. 그리고 그러한 권력관계는 정치, 경제적 모순이 충돌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 있어서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언제나 대안이다.

권력에서 언제나 후발되는 주체가 아니라, 그에 앞선 욕망과 같은 것 말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마가진 리테르트에서 들뢰즈가 푸코를 비판했지만, 솔직히 들뢰즈의 대안은 추상적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데이비드 하비나 르페브르에 주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르페브르의 '접근성의 거리화', '공간의 전유와 활용', '공간의 지배와 통제', '공간의 생산'과 같은 개념틀은 공간의 문화정치를 구성해서 계급투쟁과 갈등으로서 공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메커니즘이 공간을 시간화하고 그들의 자본회전속도를 가속화하고, 또한 집단적 소비를 유인하는 과정은 하나의 거대한 '공간적 상품화'를 꾀한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도 더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작업들이 필요하다. 실제로 하나의 즉자적이면서 동시에 대자적인 계급 혹은 계층을 끌어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를 이런 일을 바로 이 책의 문화정치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너무나 희박한 대안일까? 과연 그럴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