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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도시이론의 전환 - 반양장
한국공간환경학회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현대 도시이론의 전환'은 간략하게 말해 도시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권력과 그 관계망 속에 위상학적 이웃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주체에 대해서 다룬 책이다. 그 공간 속에 인간과 권력의 배치가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런 주제는 이미 푸코에게서 거의 다 다루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의 7장에서 제기되어 있는 문화정치에 대해서는 생소했다. 그래서 그 부분이 참 맘에 들었다. 집단의 사회관계가 구조화되고 형성되는 방식이자 동시에 그러한 형태가 경험되고 이해되며 해석되는 매개체로서 문화는 지배와 종속의 패턴을 반영한다. 그리고 그러한 권력관계는 정치, 경제적 모순이 충돌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 있어서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언제나 대안이다.
권력에서 언제나 후발되는 주체가 아니라, 그에 앞선 욕망과 같은 것 말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마가진 리테르트에서 들뢰즈가 푸코를 비판했지만, 솔직히 들뢰즈의 대안은 추상적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데이비드 하비나 르페브르에 주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르페브르의 '접근성의 거리화', '공간의 전유와 활용', '공간의 지배와 통제', '공간의 생산'과 같은 개념틀은 공간의 문화정치를 구성해서 계급투쟁과 갈등으로서 공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메커니즘이 공간을 시간화하고 그들의 자본회전속도를 가속화하고, 또한 집단적 소비를 유인하는 과정은 하나의 거대한 '공간적 상품화'를 꾀한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도 더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작업들이 필요하다. 실제로 하나의 즉자적이면서 동시에 대자적인 계급 혹은 계층을 끌어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를 이런 일을 바로 이 책의 문화정치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너무나 희박한 대안일까? 과연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