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떨린 시작.... 파페포포의 사랑 이야기는 월드컵의 함성이 집어 삼켰던 그 해 가을에 우리를
찾아왔었다. 파페와 포포의 너무나도 예쁜 일러스트가 시선을 사로 잡았다면, 우리들, 청춘의 이야기와도 같은 그와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사랑하고 추억하고 이별하고 실패하며 웃고 웃는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에 모두가 온 마음을 빼앗겼던 시간이 바로 그 시절이었다. 그리고 15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파페와 포포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그래도일까?
<사랑까지 딱 한 걸음>으로 오랫만의 파페와 포포를 만난다. '여전히 사랑이 어려운 나와
당신에게'라는 부제를 담아내고 있는데, 그런걸로 봐서 아직 그들의 모습은, 사랑은, 청춘이란 느낌이든다. 한걸음, 한걸음.... 모두 다섯걸음을
걷는다. 사랑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건네는 용기의 한걸음, 그리고 그 사랑을 굳건히 다지는 또 한걸음, 사랑을 넘어 어른이 되는데 한걸음,
사랑을 딛고 행복을 위해 또 한걸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프고 힘들어도 힘내자며 마지막 한걸음을 예쁘고 소중하게 파페와 포포의 이야기속에
담아낸다.

심승현 작가 역시 이제 나이를 먹었나보다. 나와 비슷한 또래, 그래서 열정이 흘러넘치던 그 시절에 가졌던 사랑과 상처의 추억에 더욱
공감했었고, 불혹이 지난 지금의 나이에 서서 그의 이야기에 다시금 공감이 꾸욱 눌러진다. 사랑에 필요한 용기와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 할때는
오랫만에 그 시절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고, 삶에 대해서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동안에는 비슷한 나이로서 갖게 되는 삶의 무게와 거기에
대한 공감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랑은 언제나 사고처럼 찾아온다. 언제 누구와 부딪힐지
모르는 것이 사랑이다.' - P. 17 -
'멀찍이 서서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에게 향기를 내어주는 꽃은 없다. 그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한 걸음 기꺼이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눈길이 가는 곳이 아니라 마음이 머무는 곳에서 사랑이 시작되므로.' - P. 23
-

용기내어 한걸음 다가가는 것이 바로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사랑조차도 우연히, 뜻밖에 발견할수도 있지만, 우연에 기대지 말고 먼저 한
발자국 그 사랑을 향해 움직여 사랑을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만드는 노력, 사랑의 시작은 바로 그런것이다. 더불어 시선에 현혹되는 사랑이 아니라
마음이 머무는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요즈음 청춘들에 들려줄수 있는 최선의 사랑법, 하지만 이런 말들이 청춘들의 귀에 들어올지는 모르겠다.
^^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그 안에 이별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헤어질 것을 알기에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이 더욱 소중하다.' - P. 86 -
세상에 영원이란 것이 존재할까? 하물며 불안정한 사랑이란 단어에 영원을 함께 둘 수 있을까? 그렇기에 지금의 사랑에 충실하고 사랑을 하는
그 시간에 온전히 그 사랑만을 위해 열정을 불살라야 하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연애를 시작하고 사랑했다가 이별을 겪는 것처럼 쉬운것은 없다.
하물며 결혼을 한 이후에도 요즘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별하는 시대이기에 사랑의 유효기간을 콕 못박아 둔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다.
유효기간이 없는 사랑의 기간을 연장시키는 힘은 아마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한걸음 다가서지만 한걸음 물러설때도 있고, 한걸음의 여유를
남겨두는 지혜도 사랑에서, 삶에서는 필요한 것이다.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되고나서 전보다 조금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태어나줘서 고맙다'라는 책속 그말처럼 살아가면서,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말을 읊조릴때가 여러번 있다. 이제 일곱살이 된 아들 녀석, 한창 까불고 장난치고 정신없다가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크는 아이를 볼때나, 잠든 녀석의 머리를 쓸어올리며 고맙다, 고맙다... 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때가 많아졌다. 또 한번 작가와의 공감이 이곳
저곳에서 다가와 자리에 앉는다.
'어른이 되면 울지 않아도 될 줄 알았다.
나이가 들었다고 어른이 되었다고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힘들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울음을 견디며 살 뿐...' - P. 134 -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진다...는 말처럼, 사랑도 우리의 삶도 두려워 하지말고 한걸음 다가서는 용기 있다면, 행복한
웃음에 가까워지려는 한걸음만 있다면, 나 자신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이고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다시 한걸음
내딛는다면 우리 삶은 우리가 간직한 추억속의 그 따스한 시간들처럼 존재하게 될 것이다. 딱 한 걸음, 남았다. 우리 사랑에, 삶에, 사람들에,
그리고 나 자신의 행복에.... <사랑까지 딱 한 걸음> 오랫만에 만난 파페포포 그들과 한걸음 다가갈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