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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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다니는 자그마한 꼬마 소녀가 있다. 누군가는 소녀를 '잘난 척하는 꼬맹이'로 부르고, 누군가는 '꼬마 아가씨'로, 소녀의 또래 친구들은 '머리가 이상해진 애'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그냥 소녀의 이름인 '나노카'라고 부른다. 여하튼 범상치만은 않은 이 소녀가 표지에 보이는 뒷모습의 소녀 고야나기 나노카이다. 옆에 한마리 고양이가 있는데, 꼬리가 반밖에 없는 '그녀'는 소녀의 단짝 친구이기도 하다. 학교에서는 조금은 이상한 아이로 불리는 것처럼 친구도, 생활이 그리 녹녹치 않아보이기도 하지만...


나노카에겐 특별한 친구들이 있다. 가장 먼저 소녀의 집근처 언덕위에 자리한 커다란 나무집의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는 맛있는 과자를 구워 주시기도 하고 멋진 책들을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다정스레 '나노카'하고 부르는 할머니는 소녀의 매일매일 친구이기도 하다. 나노카의 또 다른 친구 '그녀', 그리고 '아바즈레'씨가 있다. 꼬리가 잘려버린 고양이, 그녀를 만나던 날 그녀를 치료해준 인연으로 지금까지도 '꼬마 아가씨'로 소녀를 부르며 다정하게 다가와주는 친구 아바즈레씨, 그리고 항상 단짝처럼 함께 하는 고양이 '그녀'! 나노카에겐 이렇게 특별한 친구들이 있다.


나노카는 정말 특별한 꼬마인것 같다. '인생이란 OOO 같은 것이야' 하며 그 어린 나이에 쉴 새 없이 인생을 논하는가 하면, 또래 꼬맹이들과는 다르게 책에 빠져 색다른 유년의 시간들을 상상으로 채워가는 모습도 그렇고, 앞서 말한 아바즈레씨, 할머니, 그리고 그녀 같이 특별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생활 자체가 그러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에게 또 하나 특별한 시간들이 찾아온다. 소녀가 좋아라 하는 히토미 선생님이 내주신 과제, 참관 수업의 주제이기도 한 '행복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 말이다. 그리고 그 질문과 더불어 또 다른 특별한 친구가 소녀를 찾아온다. 아니 소녀가 찾아간다.




 

'행복은 제 발로 찾아오지 않아 그러니 내 발로 찾아가야지. 하루 한 걸음 사흘이면 세 걸음, 세걸음 나아갔다 두 걸음 물러선다네...' 나노카는 매번 이런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닌다. 미나미 언니와의 만남은 바로 그런 소녀의 행복을 찾아나선 작은 걸음에서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자기 손목에 커터칼을 들이대던 고등학생 미나미, 소설을 쓰고 있다는 미나미에게 잘난 척하는 꼬맹이 소녀 나노카는 조금씩 특별한 친구가 되어간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옆자리 키류와도 또 다른 관계가 시작된다.


행복이 무엇일까? 우리는 한번쯤 이런 생각, 혹은 고민들을 해보았을 것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하는가? 돈, 권력? 행복이 가지는 의미 자체에 대한 계속되는 의구심 역시 행복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날씨 좋은 날 마시는 차 한 잔이 할머니에게는 행복이기도 하고, 아바즈레씨는 상대를 위해 움직인다는 것이라는 알쏭달쏭한 말로 행복을 말하기도 한다. 미나미 언니는 용서받고 거기 있어도 된다고 인정 받는거라고 말한다. ... 행복은 정말 무엇일까?


행복의 의미를 찾아나서는 소녀의 작은 여행이 바로 <또 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가 말하고 있는 내용이다. '나의 행복은....' 하고 쉽게 답을 내어놓을 수 없는 이들에게 한번쯤 만나길 권하고 싶은 따스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책의 마지막 즈음에 키류가 답한 행복에 대한 정의가 가슴을 쿵쿵~ 두드린다. 행복은... '내 그림이 훌륭하다고 말해주는 친구가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것입니다.'  책을 펼치고 내려놓는 순간까지 행복은? 우리 인생은? 원론적이고 궁극적인 이 질문에 답을 하기보다 그저 나노카의 뒷모습을 따라 소녀가 찾아낼 작은 답이 무얼까 가벼운 맘으로 시선을 따가가게 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통해 국내에서도 영화로 개봉되어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스미노 요루의 이 작품은 역시나 애니메이션 같은 감성에 동화같은 스토리, 상상 가득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감동과 메세지를 전해주며 '스미노 요루'라는 이름을 독자들의 머리속에 각인 시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순수한 소녀의 시선끝에 놓여진 깊이 있는 질문과 고민, 소녀의 성장과 삶에서 행복에 대한 열망을 독자들은 모두 꺼내어 들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게 될 것이다. <또 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는 이 가을,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의 향기가 묻어나는 그런 작품이다. 이 책과 함께 하는 순간! 행복은... 바로... 당신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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