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G 나무 도감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봄인가 싶더니 어느새 낮 기온이 여름 문턱까지 차오른다. 다른 것은 몰라도 봄비가 흠뻑 적시고 난 뒤, 이 산 저 산을 물들이는 초록의 나무들이 그렇고, 어느새 봉우리를 활짝 떠뜨리고 이제는 서서히 작은 바람에도 꽃잎을 새초롬 떨구는 벚나무들의 모습에서도 그렇다. 올해 맞이하는 우리의 봄은 단순히 '봄' 그 이름 만으로도 벅찬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기나긴 겨울을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그런 계절! 우리 사회의 얼어붙었던 모습과 또 닮아 있어 이 계절이 더욱 기대되고, 또 설레이기까지 한다. 한껏 푸르름을 머금는 나무들을 보면 또 설레인다. 아~~ 봄이구나!

나무병원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직업군에 몸담은지도 어언 8~9년이란 시간이 다되어간다. 나무들을 가꾸고 관리하고 또 예쁘게 꾸미고, 오래된 나무들에 또 다른 삶, 지속 가능한 시간을 조금은 더 화려하게 부여해주는 일이 우리들의 일이라 자부하고 살아간다. 그럼에도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나무 역시도 그만큼 많은 종류와 분류, 또 다양성을 갖고 있음에 항상 놀라곤 한다. 나에게도 작은 나무도감 한권이 있다. 아니 어느 집이건 특히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작은 나무 관련 책자 하나정도는 집에 있을것 같다. 나에게도 그렇다. 아이들이 보기 편한 커다란 크기의 나무도감, 그리고 아빠가 보는 나무도감이 있다.




<APG 나무도감> 과의 만남은 또 다른 즐거움의 시작이다. 직업이 그렇다보니 나무 관련 책들에 언제나 관심이 먼저 간다. 더불어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 둘이나 있다보니, 세상 밖은 아이들에게 언제나 새롭고 화려하고 궁금한 것들로 가득차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나무 역시 커다란 관심사이기 마련이다. 더불어 앞서도 말했듯 회색빛으로 우중충했던 겨울의 흔적들을 지우고 초록의 푸르름을 머금나 나무의 계절, 이 봄에 만나는 나무도감은 또 다른 즐거움의 시작이라 말할 수 도 있을것 같다.

751Page, 묵직한 그 풍체와 더불어 그 속에 담긴 나무에 대한 꼼꼼한 지식은 1600여종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나무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최신의 식물분류체계인 APG(속씨식물 계통분류 그룹, Angiosperm Phylogeny Group)분류체계를 통해 분류한 이 <APG 나무도감>은 가장 최신의 정보를 이용하여 나무의 정확한 계통과 이름, 특징들로 분류하고 있다. 가장 크게 겉씨식물군과 속씨식물군의 구분을 시작으로 세부적으로 식물군을 구분한다. 개개 나무들에 관한 생태설명과 꽃과 열매, 그리고 잎들이 담긴 컬러 사진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나무들의 독특한 특징과 비교점에 대해서는 색깔을 달리해 표현하고 있다. 겨울눈과 씨앗, 꽃과 열매, 잎까지 나무에 관련한 다양한 사진들은 각 나무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분류체계가 생소한 독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로 부록에서는 꽃 색깔로 나무를 찾아보기를 추가하고 있다. 봄에 피는 꽃과 여름에 피는 꽃으로 크게 구분하고, 꽃의 색깔에 따라 노랑, 빨강, 흰색과 녹색의 네가지로 구분해 특징을 나눠 나무를 찾아보기 쉽게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참나무는 보통 잎의 모양에 따라 세가지로 구분된다. 가는 타원형의 상수리와 굴참나무, 중간단계의 넓은 잎은 갈참, 졸참나무, 잎이 크고 두툼한 형태는 신갈나무와 떡갈나무가 있다. 이런 구분과 분류 기준이 이 책에 담겨있지는 않다. 각 나무의 특징과 비교점들이 비교적 명확하고 깊이 있게 담겨져 있지만, 이런 세세한 부분들, 혹은 이슈화 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 각주나 포인트 페이지를 두어 설명해주면 어땠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컬러화면에 양장으로 구성된 묵직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손에 착 잡히는 휴대성이 돋보인다. 꼭 어딘가를 갈때 들고다닐 필요는 없을것이다. 차 한켠에 두면 나들이때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나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무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이들은 물론 학생들이나 이제 막 나무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에게도 친절하고 꼼꼼한 설명으로 쉽게 이해가 가능토록 배려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아이가 이 책에 관심을 갖는다. 아직 한글읽기가 서툴러 쉽지는 않겠지만 꽃, 잎, 열매 사진들로 나무를 알아가고, 나무에 관심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 자체가 대견하게도 느껴진다.  


<APG 나무도감>은 정말 갖고 싶은 책이다. 곁에 두고 항상 함께 하고 싶은 책이다. 푸르른 봄과 참 잘 어울리는 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해도 참 즐거울것 같다. 책에 '명품'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몇몇 안되는 책일거라 생각된다. 스마트한 세상, 종이가 잊혀져 가는 시대일지라도 정말 한 권의 책이 나무라는 이름을 만나 '명품'으로 새로워진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조금은 친숙한 진선의 '나무 해설 도감'과 더불어 아이들과 조금더 즐거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APG 나무도감>을 만나 즐겁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가까운 들로 산으로 작은 나무 여행을 준비해 봐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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