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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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만났다.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을 영화로 먼저 만났다. 보는 내내 긴장을 늦출수 없고, 그들의 달달한 사랑 얘기에, 첫사랑을 지키기위한 분주함에 흠뻑 빠져 마지막까지 웃다가 울다가 행복한 미소로 영화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랑, 사랑은 역시 그런 것이었어!' 하는 작은 감동이 가슴에 한참동안 울림을 전해주었다. 만남, 사랑, 첫사랑... 차가운 겨울, 싸늘한 가슴을 두드릴 사랑 이야기가 왠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그리고 그런 사랑이야기를 만난다.


'어느 작은 밤의 음악'! 읽기도 발음하기도 쉽지만은 않은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에 담겨진 의미가 바로 '어느 작은 밤의 음악'이다. 차가운 겨울을 따스하게 녹여줄 작은 사랑이야기가 들려온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에 조용히 나즈막히 들려오는 작은 음악소리처럼, 사르르 스며들듯 스치듯 흩뿌리는 사랑이야기가... 결코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가 조심스레 그,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 결국 만남이란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 "그때는 뭔지 몰라서 그냥 바람 소리인가 생각했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는 거. 아~ 그러고 보니 그게 계기였구나 하고. 이거다. 이게 만남이다, 딱 그 순간에 느끼는 게 아니라, 나중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거." "작은 밤의 음악처럼?"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뮤지크>?" ' - P. 35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여섯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첫번째 단편이 '아이네 클라이네'를 시작으로 마지막 '나흐트무지크'로 마무리되는 잔잔한 사랑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아내가 도망간 선배 직원의 실수로 스물일곱살 후배직원이 예기치않은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되는데 거기서 우연히 만난 명품가방을 들고 샴푸를 살 예정이었던 그녀와의 작은 인연을 잔잔하게 풀어놓는 이야기가 '아이네 클라이네'이다. '라이트헤비'는 미용실 단골 여성의 소개로 그녀의 동생과 만나게된 미용사 미타코의 사랑을 그려낸다.


5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운전면허 갱신 날 만나는 그녀와 통장에 남겨진 기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그리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특별한 인연을 그려내기도 한다. 사랑이야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이야기도 하나 있다.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얄미운 여자를, 많은 시간이 흐른뒤 회사 프로젝트로 인해 갑의 위치에서 다시 만나게 된 상황을 그리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 '나흐트무지크'에서는 두번째 단편이었던 '라이트헤비'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미나코와 마나부가 중심이되서 나머지 이야기를 아우르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가 특별한 이유가 몇가지 있다. 사랑이야기이지만 전혀 자극적이지도 않고 사건을 주도하는 악인도 혹은 특별하다고 말할만한 억지스런 설정들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그 첫번째 이유일 것이다. 소위 말하는 사랑에 필수요소인 막장 요소들을 어느 하나도 찾아볼 수 없으면서도 잔잔하게 가슴 떨림과 설레임을 선물한다. 작가가 말하는 '결코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조금 특별한 이야기!'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써내려가는 작가의 능력을 만끽할 수 있다.


두번째 특별함은 단편소설집이라는 것에 있다. 연작소설집이라는 말이 맞을 것도 같다. 이 작품의 처음 시작이된 첫 두단편 '아이네 클라이네'와 '라이트헤비'를 시작으로 해를 거듭하며 다음 단편들이 만들어지고 마지막 단편인 '나흐트무지크'를 통해 다른 나머지 단편들을 연결하고 흩어진 이야기를 아우른다. 각각의 단편들이 탄생한 시기와 배경들이 다르지만 결국 마지막 단편으로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주는 특별함이 담겨지는 것이다.


이사카 고타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함은 바로 이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골든 슬럼버', '사신치바' 등 발표하는 작품들마다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많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그가 내어놓은 연애소설! 스릴러와 미스터리, 거기에다 엉뚱한 상상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왔던 이사카 고타로가 연애소설이라니? 설렘과 상큼함 가득한 달달한 사랑이야기라니? 이사카 고타로가? 그 놀라움 자체가 바로 이 작품에대한 특별함으로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얼마전 만났던 기분좋은 작품, 모리사와 아키오의 '반짝반짝 안경'속에는 이런 말들을 들어있었다.


" '우연(偶然)'의 '偶'에서 사람인 변을 떼면 '만난다' 는 의미가 되고, 거기에 '然'을 붙이면 '우연'이라는 말이 된다. 즉 '우연'이라는 단어 안에는 '마땅히 만날 사람과 만난다'라는 '우연'과 정반대의 의미도 들어 있다. 말하자면 '우연'이란 곧 '필연'인 것이다. "


우연으로 시작하지만 필연처럼 다가오는 사랑의 모습이 이 말속에 그려진다. 우연처럼 마주한 그와 그녀들의 이야기에 우리의 가슴은 콩닥콩닥 셀렘으로 가득하다. 이사카 고타로라는 이름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을것 같다는 고정관념을, 달달하게 녹여버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사랑에 대한 작은 고민들을 눈 녹듯 사라지게하고, 잊고 있던 첫사랑의 속삭임을 떠올리게 만드는 특별한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어진다. '만남'에 대한 소중한 이야기, 이사카 고타로의 또 다른 얼굴을 본듯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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