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 1
야마구치 코자부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누구에게나 되찾고 싶은 인생의 한 권이 있다!'
힐링 미스터리를 표방하며 우리 가슴을 조심스레 두드리던 한 여인이 있었다. 시오리코! 아릿따운 그녀와 함께 책향기 물씬 풍기는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책과 함께 하던 시간들이 문득 떠오른다. 누군가와 함께 해온 한 권의 책, 누군가의 추억이 되는 한 권의 책! 엉뚱 발랄 시오리코와 고우라의 계속되는 사랑이야기까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그렇게 진한 향기속에 색다른 미스터리의 즐거움을 전해주었다. 왠지 그와 닮은, 하지만 또 조금은 다른 향기를 가진 미스터리를 만나게된다.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이라는 이름의 이 작품! 역시 주인공 탐정역은 히구라시 타비토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어떤 독특한 향기를 뿜어낼까? 꽃남, 미소년 스타일의 그는 표지에서 만날 수가 있다. 여성들의 눈을 사로잡고도 충분할 그의 모습에 살짝 질투가 나기도 하지만.. ㅋㅋ 그를 처음만난 요코 선생님의 반응에서도 그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아참 요코 선생님은 누구냐하면... 그녀는 타비토의 딸 모모시로 테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이다.
 
'물건의 가치를 정하는 건 제가 아닙니다. 물건의 주인이죠.' ... '그 키홀더의 가치를 정해야 할 사람은 요코 선생님뿐입니다. 타인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요. 왜냐하면 그건 선생님의 추억이니까요.' - P. 139
 
4편의 단편들로 구성된 이 작품은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의 특별한 능력에 의해 누군가가 잃어버린 물건, 혹은 추억과 관련한 것들을 찾아내는 이야기들로 구성된다. 그렇다면 타비토의 그 특별한 능력은 무엇일까? 시오리코가 책에 관련해서는 특별함을 내보였던것 같이 타비토는 특별한 눈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오감중에서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은 느낄 수가 없고, 오로지 시각으로 이 모든 감각들을 대신 느끼고 가시화 시키는 능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눈으로 소리를 볼 수 있다는... 참 독특한 능력을 가진 매력적인 타비토, 우리도 그의 매력에 빠져든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 책이라는 특별한 하나의 소재에 한정한 추억 찾기, 혹은 사랑찾기 였다면... 타비토의 '물건 찾기 탐정 사무소'는 추억이 담긴 물건 찾는 과정을 통해 가슴 따스해지는 특별한 경험을 간직할 수 있다. 어린시절의 상처와 추억으로 십팔년을 함께 했던 키홀더 인형을 잃어버린 요코 선생님의 모습만 보고도 그 인형이 가진 의미와 그녀의 추억, 가치를 발견하고 기꺼이 인형을 찾아 비까지 흠뻑 맞아가며 찾아나서는 타비토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우직함과 진심어린 행동에 잔잔한 미소가 머금어진다.
 

 
 
타비토가 찾는것은 참으로 다양하다. 오래된 의자와 그 주인을 찾기도 하고, 누군가의 아픈 상처와 추억이 공존하는 작은 인형, 누군가의 특별한 장소를, 혹은 타임캡슐이 되기도 한다. 단순한 물건을 넘어 앞서 타비토가 요코에게 했던 말처럼 그 가치를 부여할 주인만이 가지는 특별한 추억의 물건들이다. 그래서 타비토는 그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십분 발휘해 그 소중한 가치!를 찾아내게 된다. 그 속에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색다른 감동과 마주하게 된다.
 
'즐거운 기억은 활력을, 슬픈 기억은 반성을 내일을 살아가는 양분으로 제공해준다. 그것이 과거를 짊어진다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P. 75
역시나 궁금한것이 바로 탐정 타비토가 가진 그 특별한 능력이다. 세번째 이야기속에서 조금은 그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캐릭터에서도 찾을 수 없던 특별함에 끌린다. 더욱이 명랑만화 속에서 튀어나온듯 빼어난 비주얼의 탐정이라니... 요코를 비롯한 여성들에게 사랑받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그리고 한가지 더 궁금한 것은 모모시로 테이, 그의 딸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이번 이야기에서는 아직 그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고 있어 더욱 관심이 간다.
 
더불어 하나 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유는 타비토와 요코 선생님간에 벌어질 로맨스가 어떻게 진행 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멋진 외모에 끌렸고, 자신의 인형을 찾아주었고, 또 마지막 이야기 '땅속의 시'를 통해 조금더 가까워진 그와 그녀의 사랑이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도 꽤나 궁금해진다. 다음 이야기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잃어버린 것>을 빨리 만나보고 싶은 마음만 커져간다.
 
어느날 문득 찾아온 책 한 권이 내가 함께 했던 책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주었듯, 오랫만에 만난 아주 작은 책 한 권이 내 주변에 잊고 지내던 특별한 것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주려 한다. 추억의 사진을 펼쳐보듯, 이제는 많이 남아있지 않는 오래된 것들에 대한 가치와 추억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탐정의 등장으로 치열하고 치밀한 미스터리를 기대할 수는 없을것 같다. 대신 사물에서 보이지 않던 숨겨진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특별한 감성 미스터리, 색다른 일상 미스터리로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특별한 추억들이 우리를 미소지으며 기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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