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2013년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하나의 문화 현상을 이야기할때 B급 문화를 빼어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전세계를 사로잡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그 대표적인 코드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그 뒤를 이은 직렬5기통 크레용팝의 노래 역시 전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B급 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무한도전이 선보이는 오래된 몸개그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케이블 TV에서는 섹시코드를 과감하게 접목한 예능들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B급이라면 쉽게 무시하고 하위문화로 취급당하던 시대를 건너 이제는 당당하게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의 주체로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주류문화를 벗어난 하위 문화(Sub-culture), 하지만 B급 문화는 기존 주류문화가 채워줄 수 없는 다양성으로 기존 틀을 깨고 새로운 것을 원하는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미 대중의 곁으로 찾아가기 시작했다. 책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이런 우리의 문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이 작품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이 아마도 이런 B급 문화와 맞다아 있다는 느낌을 감출수 없어서 이다. 이름만으로도 설레이게 하는 일본 미스터리 대가들의 작품들속에서 히가시가와 도쿠야 만이 창조할 수 있는 독특하고 개성적인 B급 미스터리의 진수! 바로 이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팬이길 자청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실제로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난것이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 이기에 불과 3년여도 안되었지만, 그의 작품들과의 꾸준한 만남은 꽤 오랜 친구와 사귄듯 그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친밀감을 더욱 높여준다. 히가시가와 도쿠야, 그리고 그 이름과 떼놓을래야 뗄수없는 이카가와시(市) 시리즈! 간토 지방 해안가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하는 도시, 이카가와 시도 역시 어딘가에 꼭 존재할 것처럼 이제는 익숙한 지명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WELCOME TROUBLE!', 트러블 대환영!, 그리고 전설의 이름! 우카이 모리오 탐정사무소가 다시금 우리를 찾아온다. 이번 이카가와시 시리즈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의 주인공은 아마도 재개발 거리의 마돈나로 불리는 여명빌딩의 주인 '니노미야 아케미'가 아닐까싶다. 물론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하고 풀어가는 인물은 두말할 나위없이 우카이 탐정이지만, 아케미는 다섯편의 단편 모두에 출동?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그 존재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고로 우카이의 천적이자 우카이 웃음 코드의 완성! 아케미가 바로 주인공!이다. 반면 우카이의 조수 류헤이는 휴가중이란 설정과 함께 단 두 편에만 살짝 등장한다.

 

 

 

 

모두 다섯가지 이야기가 우카이를 또 다른 미스터리의 세계로 인도한다. 탐정 사무소 건물 벽으로 질주하며 피를 흘리고 쓰러진 남자와 옆 건물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 남편의 불륜과 살인 그리고 또 다른 대학교수의 밀실 살인 미스터리, 오징어 탐정과 다잉 메세지, 벼랑 아래에서 죽은 남자와 반딧불이, 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자와 불타는 204호 미스터리를 다룬 작품 등 모두 다섯가지 미스터리가 웃음과 재미를 동시에 선물한다. 

 

'.... 도무라 류헤이였다. 그는 우카이 모리오 탐정 사무소의 일원이자 우카이의 유일한 부하, 혹은 조수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다. 우카이의 철저한 지도의 성과 때문인지 그의 행동은 실로 경솔, 경박, 경망스러웠다. 그야말로 탐정의 제자라 부를 수 있는 특수한 재능을 고루 갖춘 청년이다.' - P. 29 -

 

밀실 살인, 사라진 시체, 심령 현상과 같은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실로 놀라운 실력의 우카이 모리와 탐정의 추리는 역시 일품이다. 경솔, 경박, 경망이라는 3경을 두루 갖춘 코믹 탐정 치고는 정말 놀라울 정도의 추리를 선보이는, 우카이의 활약은 대.다.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시선이 머무는 것은 우카이와 아케미의 만담에 가까울 정도의 웃음 코드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위험스런 장면 속에서도 그들의 웃음은 끝을 모른다.

 

앞서서 언급했듯 B급 문화에 동화된 B급 미스터리,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미스터리를 이렇게 표현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B급이란 용어는 문화의 등급에 대한 표시가 아니다. 다만 주류를 벗어난, 이 작품,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미스터리가 그러하듯 본격, 신본격, 사회파 미스터리적 장르를 조금은 벗어난 재밌고 유쾌한 작품이기에 B급 미스터리라는 수식을 붙인다고 다시한번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오해가 없어야 할 것이다. 아케미 때문에 한참을 웃고, 우카이의 추리에 놀란다. 무겁지 않아 좋다. 미스터리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는 독자들에게만 권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추리의 전당 우카이 모리오 탐정사무소에 잘 오셨습니다.' 마지막 단편에서 새로운 캐치프레이즈 선보이지만, 의뢰인인 여성의 신상에 대한 우카이의 추리가 완전히 빗나가버리는 장면에서 다시금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하나도 맞추지 못한 탐정이지만 '뭐, 가끔 틀리기도 하죠'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점이 바로 우카이 탐정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 조금은 가볍다. 하지만 미스터리가 가져야할 재미와 흥미, 주인공의 매력을 모두 갖추면서도 유머리스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이란 제목에서 보여지듯 아케미와 우카이의 대결?이 더욱 재미를 더한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B급 미스터리가 우리를 조금은 밝게, 조금더 상큼하게, 그리고 조금더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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