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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3 - 시오리코 씨와 사라지지 않는 인연 ㅣ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3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8월
평점 :
최근 예기치 않은 고민거리가 생겼다. 벌써 몇달전 지인에게 빌려준 몇 권의 책이 아직도 제자리로 돌아올줄 모른다는 사실이 바로 그 고민거리이다. 단 몇권이지만 개인적으로 정말이지 애지중지하던 것들이라 빌려 주면서도 꼭!꼭!이란 단어를 몇번이나 곁들였는지 모른다. 하. 지. 만... 시간은 정처없이 흘러가고 돌려달라는 말을 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고... ㅠ.ㅠ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고민이 아마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싶다. 책들아!! 부디 이곳으로 돌아와다오. ㅠ.ㅠ
이처럼 나만의 작은 책은 그 무게나 가격과는 상관없이 개인의 역사이자 함께한 오랜 벗이자 이야기가가 된다. 숨겨진 나만의 이야기! 그래서 책은 숨을 쉰다. 그리고 살아있다. 서설이 길어진듯하다. 오랫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나서 그런것일까? 작은 설레임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안녕!! 시오리코 씨!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그 세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난 6월이 두번째 만남이었으니 어느새 3개월이란 시간이 흘러버린셈이다.
'내가 이걸 쓰는 것도 비슷한 심리일지 모른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못하는 이야기를 몰래 쓰고 있으니까." - 시노카와 아야카, 프롤로그 中에서 -
여전히 책의 표지에 자리잡고 앉아 책들속에 파묻혀 지내는듯한 그녀, 시오리코의 자태는 여전히 아름다움 그 자체다. 이야기는 시오리코의 여동생, 시노카와 아야카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는 익숙한 동화를 모티브로 시오리코와 비블리아 고서당에 관한 이야기 풀어놓는다. 이번 작품속에는 세 권의 책이 등장한다. 로버트 F. 영의 '민들레 소녀', '너구리와 악어와 개가 나오는 그림책 같은 것', 그리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미야자와 겐지의 '봄과 아수라'라는 작품이다.
세 권의 책과 세 가지 이야기! 어김없이 비블리아 고서당의 수습점원인 고우라 다이스케의 시선속에 사랑스런 그녀 시오리코와 책 이야기가 이어진다. 지난 2권에서도 등장했던 시오리코의 어머니 시노카와 지에코의 '크라크라 일기'를 찾아 헤메고 있는 시오리코의 모습이 여전하다. 고서회관에서 예기치 않게 얻게 된 책 꾸러미들에 섞여 있던 '민들레 소녀'로 인해 도난 사건에 연루되 시오리코. 범인의 정체와 '민들레 소녀'에 숨겨진 뒷이야기들을 시오리코가 풀어낸다.

두번째 이야기는 시노부와 마사시 부부의 의뢰로 진행된다.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무렵 읽었다는, 너구리와 악어, 개가 등장하는 책을 찾아 달라는 시노부의 부탁으로 그 책의 정체를 찾는 여정이 그려진다. 마지막 '봄과 아수라'에서는 자신의 서재에서 도둑맞은 책을 찾아달라는 다소 애매한 의뢰가 이어진다. 아버지의 재산분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족간의 다툼을 그 속에 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약간의 반전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누구에게나 되찾고 싶은 인생의 한 권이 있다!'
힐링 미스터리! 라는 수식답게 세 가지 이야기 모두 감성적이고 가족들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왠지 가슴이 따뜻해짐이 느껴진다. 시노카와 지에코, 시오리코의 엄마에 대한 흔적들이 조금더 많이 등장하고, 시노카와 아야카, 시오리코의 동생의 등장으로 가족애가 드러나 보인다. 시오리코 아버지와 관련된 책들도 등장하면서, 그 어느때보다 많은 시오리코의 가정사가 드러나는 시리즈이다. 그녀의 가족과 더불어 시노부와 사토코 가족들의 등장으로 '가족'이란 이름에 더 큰 애정을 갖게 만든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3>의 세번째 이야기 주인공? 이기도 했던 미야자와 겐지의 '봄과 아수라'가 별책으로 함께 들어 있어 기분이 더 즐겁다. 하지만 책속으로 들어가보면 조금은.... 어렵다. 李箱의 작품들을 만났을때 그 난해함? 정도랄까? 확실히 다소 어렵다! 어쨋든 책속의 책을 선물받은 그 특별한 기분은... 역시 좋다. 그리고 또 한 권 로버트 F. 영의 '민들레 소녀'는 한번쯤 만나보고 싶어지는 작품이다. 16개 단편소설집으로 국내에서도 출간된 이 작품이 보고싶다. ^^
어느새 세번째 만남이다. 아직도 조금은 어색하기만한 고우라와 시오리코의 사랑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시오리코의 엄마와 아버지에 관한 궁금증은 조금씩 조금씩 그림자 밟기 놀이를 하듯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책속에 담겨진 따스한 가족들의 이야기, 책이라는 작은 모습과 그 속에 숨겨진 은밀하고 위대한 이야기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마음을 힐링 시켜준다. 누구에게나 간직된 인생의 한 권! 당신에게 그 한 권이 무엇인지 이 작품을 만나고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