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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 앤 새디 vol.1 - 마린블루스 정철연의 미치도록 재미난 생활툰 ㅣ 마조 앤 새디 1
정철연 지음 / 예담 / 2011년 7월
평점 :
몇일전 결혼한지 채 한달도 지나지 않은 친구의 집에 놀러간적이 있다. 이것저것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하던 친구의 아내, 우리는 마중하던 친구... 우연히 식탁 위에 놓여있던 책 한권에 미소가 지어진다. 바로 <마조 & 새디>가 그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사랑하고 너무 행복하지만 결혼이란 이름 앞에선 누구나 궁금하고 두려워 질때가 있을 것이다. 조금 지났지만 우리 부부도 그랬고, 그 친구도, 친구의 아내도 결혼 직전 많이 다투고 요즘 들어서도 하지도 않던 말다툼이 종종 있다고 하니... 아마도 결혼은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 총성없는 전쟁의 한복판에 미소를 지으며 뛰어들게 만드는 작품이 바로 <마조 & 새디>이 아닐까싶다.
주인공인 남편 마조의 직업은 만화가이자 주부이다. 반대로 아내인 새디는 직장생활을 하고 이 집안의 가장이다. 출근준비를 하는 새디에게 아침을 먹여주고? 회사까지 출근을 시켜주고 집에 돌아와 청소를 하고 인터넷 카페를 돌며 여러가지 소식과 아이쇼핑을 즐긴다. 점심은 여느 주부들이 그렇듯 어제 먹다남을 걸로 해결하고 오후엔 작업을 하거나 빨래, 혹은 장을 본다. 주부일과의 하이라이트인 저녁 준비를 하고 아내가 돌아오면 함께 저녁을 먹고 피곤한 가장인 아내의 마사지도 해준다.
글로 써놓고 보니 정말 더할 나위없이 오순도순, 깨알같은 재미를 가진 가정인듯하다. 하지만, BUT!!! 이는 다만 마조의 평범할 라이프사이클을 보여준것뿐 그 속에 숨겨진, 티격태격 살벌한 다툼과 혹은 웃음기 가득한 그, 그녀의 이야기는 아마 여느 부부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것이다. 홈쇼핑을 보면서 '30년 전통의 갈갈이 믹서'를 보고 지름신이 왕림해서 주문전화를 거는 마조, 그런 그에게 족발당수를 날리는 새디! 시작부터 그들의 일상은 재미가 가득하다.

새디의 생일선물로 자신이 갖고 싶은 화성침공 피규어를 사주려는 마조, 어찌보면 마조는 매를 버는 스타일이 아닐까? ^^ 새디 역시 심상찮은 포스를 지닌다. 임신인것 같다고 하고는 만화속 요리, '참치잔치'가 먹고 싶다는 새디, 추운겨울밤 쇼콜라 케익까지도 기꺼이 갖다 바치는 마조. 마조는 심한 몸살 감기가 걸리고만다. 하지만 새디는 임신이 아니었다는.... 하지만 새디 앞에서 꼼짝도 못하는 마조. 서로 다른듯 닮은 이 부부들의 일상속에서 왠지 우리의 모습들이 하나둘씩 그려져 웃음과 추억이 함께 느껴지기도 한다.
<마조 & 새디>는 '마린블루스' 정철연 작가의 성게군과 성게양의 결혼과 연결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곰의 탈을 쓴 성게군과 토끼의 탈을 쓴 성게양이 마조 & 새디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우리의 주인공 마조는 만화가라는 직업을 가진 때문인지 굉장히 유머러스하면서 동심이 느껴지는 취미를 가진듯 보인다. 갖고 싶은 피규어가 방안에 가득하고 '뮤지컬 졸리 침프'라는 못생긴 원숭이를 사랑하는.... 골든라이탄 장난감 세트에 열광하고 마조. 새디는 벌써 몇년째 '사생병'에 걸려있다. 사고 싶은게 자꾸 생기는 무시무시한 난치병르 가진 새디양. 아마도 여자들이라면 이 병에 안걸린 사람이 없을테지만... 하지만 사생병은 비단 새디만의 문제는 아닌듯... ^^

좌충우돌 이들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우리 부부의 삶이 고스란히 떠오르기도 한다. 결혼이란 이름으로, 부부라는 이름과 함께 손목, 발목을 묶고 머리를 맞대고 살아가는 수많은 부부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이들 부부들의 일상을 통해 클로즈업된다. 웃지만 웃을수 없는 일도 있고, 슬프지만 재밌게 그려진 이야기들이 한참 배꼽을 잡게 만들다가도 곰곰히 생각하게 하는 시간들을 전해주기도 한다. 티격태격 다투는 부부들의 모습이 있지만 그속에 숨겨져 있는 따스한 부부애가 작은 감동을 전해주기도 한다.
처음에도 언급을 했지만 이 작품은 갖 결혼한 신혼 부부들에게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부부에 대한 지나친 환상에 사로잡히거나 반대로 결혼 생활에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만나면 정말 즐겁게 웃고 작지만 결혼, 부부생활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때문이다. 계속 이어질 이들 부부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유는 신혼은 아니지만 아직 오래되지 않은 결혼 생활, 아직 남아있는 수많은 궁금증, 작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법 등 이들을 통해 조금씩 배우고 알아가는 시간이 될수 있을거란 확신에서 일것이다.
정말 즐겁고 행복하고, 가끔 슬프고 어려운 일들과 만나고, 작게 크게 다툼이 있는 부부라는 이름과 공간에서 사는 모든 이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작은 해결의 실마리까지 선물해주는 마조와 새디 부부의 특별한 이야기가 앞으로도 너무나 기대된다. <마조 & 새디>를 통해서 부부들의 문제만큼은 스스로 해결하고 유쾌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달인, 대인배들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남편들이여! 아내를 위해 오늘 저녁 설거지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