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름 1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 1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기나긴 겨울은 어느새 봄의 따스함에 온몸이 녹아 내린다. 그것도 잠시 ’봄이구나!’ 라는 짧은 감탄을 뒤로하고 어느새 여름의 불볕 더위가 온몸을 감싸는 6월이 다가왔다. 그나마 예전보다 조금은 길었던듯 느껴지는 봄, 아니 겨울과 여름이 공존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를 냉기와 열기를 품은 밤과 낮이 아직도 봄이 아닐까 작은 착각을 만들기도 하는 계절이다. 여느때처럼 분주한 시간이 이어진다. 일본 미스터리 추리소설에 아직도 푸욱~ 빠져 지내는 요즘이지만 좀처럼 책 한권 집어들고 벤치에 주저앉을 시간조차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ㅠ.ㅠ

 

작은 바람 한줄기가 손 끝을 스친다.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을 능가하는...’ 이란 수식에 시선을 멈추게 된다. 가끔 ’일상’ 이란 이름이 너무나 지루하고 힘겨워질때 즈음... 이런 이름을 가진 책 한권이 자신의 곁에 툭~~ 놓여진다면 당신은 어떻겠는가? 아마도 내게 냉온(冷溫)을 오가는 날씨 만큼이나 일상의 변화를 바라는 작은 바램처럼 이 책 <바람의 이름>은 손끝에 작은 전율을 전하며 다가왔다. 설마~? 로 시작하지만 역시!! 라는 느낌표를 확실히 전해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램을 뒤로하고 이제 첫 페이지를 넘긴다.

 

’우물 바닥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을 가진 남자, 피와 불타는 머리카락 냄새 그의 이름은 챈드리언. ... 바로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신비술사를 꿈꾸던 소년 크보스! 이 작품의 시작은 아마도 성장소설 풍의 느낌이 묻어난다. 아니, 조금은 더 강력한 판타지를 품은 이야기들이 그 시작을 알린다. 하지만... 악마라는 이름을 가진 챈드리언은 누구이고, 신비술사를 꿈꾼 소년,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인 잊혀진 영웅으로, 혹은 극과 극에 선 악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름을 가진 ’피를 흘리지 않는’ 크보스의 정체는 무엇일까? 해리포터가 다닌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시간처럼, 반지의 제왕이 담아낸 극대화된 판타지 세계속으로 발을 내딛을 준비가 되었는가?

 

이 작품은 ’왕 암살지 연대기 시리즈’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총 3권에 걸쳐 진행될 판타지 여행의 출발점이다. 현재 그 시작인 <바람의 이름>이 출간되었고, 두번째 이야기 ’현자의 두려움’, 그리고 시리즈의 마지막인 ’돌의 문’도 가까운 시일내에 출갈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첫 삽을 뜬 거대한 판타지의 문턱에서, 이어질 또 다른 이름들이 무척이나 궁금하고 기대되는 이유는 아마도 시작부터 심상치 않아 보이는 이 작가, 이 작품의 포스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전설적인 영웅, 하지만 현재는 작은 웨이스톤 여관의 주인이며 이름 마저도 ’코우트’가 되어버린 크보스! 바로 그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거대한 독거미의 출현과 독거미와 싸우고 죽을뻔한 한 남자를 자신의 여관으로 구해서 데리고온 크보스. 하지만 여기서부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이야기를 양산해낸다. 어느 작품이던간에 시작은 언제나 어렵다고 느끼는 독자들이 상당부분 자리할 것이다. 물론 이 작품도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낯선 이름과 쉽게 다가설수 없고 열리지 않는 이야기구조...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는 그를 알아본것은 바로 그가 구해준 왕국의 연대기 작가 데번 로키즈 였다!

 

단번에 크보스의 존재를 알아챈 작가에게 그는 더이상 숨길 수 없는 자신의 어마어마한 과거를 들려주게 된다. 그가 살아왔던 어린시절을 시작으로 애번시를 만나 신비술사라는 꿈을 품던 시절, 그의 부모님과 그들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아버지의 류트와 마법책만을 가지고 떠돈 고통스럽고 힘겨운 시간들... 이런 어린 시절의 성장 이야기들이 <바람의 이름> 1권을 회상해 간다면, 2권에서는 조금더 성장한 크보스의 마법 대학생활이 그려진다. 어린 시절 신비술사를 꿈꾸던 소년의 꿈은 수많은 역경과 고통 속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까? 또 하나 크보스의 작은 사랑의 시작도 쉽게 지나칠 수 없은 포인트일 것이다. ^^

 

<바람의 이름>은 미국의 판타지 소설가인 패트릭 로스퍼스의 데뷔 소설이라고 한다. 이렇게 대단한... 놀라운... 이란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한 찬사가 2권에서 멈춰서 있기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까지 낯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단지 이 기나긴 시리즈 중 첫번째 두개의 페이지 만을 열었을 뿐이다. 초반 책의 전반에 스며들 수 없는 아쉬움도, 기대했던 판타지보다는 성장소설에 어울릴 강인함이 조금은 인색했던 그의 어린 시절들에 대한 일말의 부족함도 다음 이야기들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충분히 채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전보다 이후가 더욱 기대된다는, 그런 믿음이 들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신비술사를 꿈꾸던 소년 크보스의 그 꿈은 ’피를 흘리지 않는 크보스’, 왕의 암살자라 불리던 그의 모습들과 어떤 매칭이 이루어질수 있을까. 악마라 불리는 챈드리언, 그는 왜 크보스의 가족들을 몰살시켰고 앞으로 펼쳐질 크보스와 챈드리언의 대결은 어떻게 진행될까. 판타지에 목말라하던 우리 독자들의 메마른 가슴을 패트릭 로스퍼스는 어떤 다양성과 즐거움으로 채워줄지 기대해보게 된다. 설익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리즈의 첫 문턱을 내딛을 마지막 3권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수많은 찬사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이어질 다음 이야기들속에 차별화되고 특별한 <바람의 이름>,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의 이야기를 손꼽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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