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에브리원
다이애나 피터프로인드 지음, 이소은 옮김 / 비채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레이첼 맥아덤즈, '노트북'과 '시간여행자의 아내'를 통해 그녀의 팬이 되어버렸다. 매력적인 외모와 톡톡튀는 개성, 감동적인 연기와 아름다움으로 무장한 그녀에게 무장해제 당하지 않을 남성들이 있을까? 주말이면 아내와 가장 먼저 보는 TV프로그램이 영화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아이가 생기기전까지는 아내도 나도 영화를 정말 즐겨보고 많이 찾았었는데, 이제는 그게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몇주전 주말에도 그렇게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함께 보고 있었다. 그리고 레이첼 맥아덤즈, 그녀의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굿모닝 에브리원>이란 제목이었다. 아내가 말한다. '정말 재미있겠다.' 하지만 그 말 속엔 작은 한숨이 뭍어있다. 이번에도 극장을 찾긴 힘들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번에는 그녀를 책 속에서 만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영화와 같은 이름으로...

 

이 작품은 TV 방송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레이첼 맥아덤즈가 연기한 '베키 풀러'는 요즘 너도 나도 말하는 스펙은 딸리지만 방송에 대한 열정 만큼은 그 누구에 못지 않은 20대 여성 프로듀서이다. '내게는 취재가 데이트보다 훨씬 쉽다'고 말할 정도로 일에 대한 사랑과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그 스펙이란 녀석때문에 자신이 일하던 직장에서 억울하게 쫓겨나고 만다. 하지만 그녀의 방송에 대한 열정은 사그러들지 않고, 어렵사리 만난 새 직장 IBS 방송국에서 아침 프로그램을 맡게 되는데... IBS '데이브레이크'의 책임프로듀서, 베키 풀러! 자신의 프로그램을 갖게 된 그녀의 이 꿈만 같은 기적! 하지만 그 기적이 악몽의 시작일줄은 그녀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데이브레이크'라는 이 아침 프로그램은 줄곧 동시간대 다른 아침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시청률 최하위를 도맡아 하는, 방송국 내에서도 골치거리인 프로그램이다. 이전 직장에서 받던 연봉의 절반 정도만을 받으면서도 '데이브레이크'의 구원자가 되겠다 자처한 베키, 그녀의 눈 앞에는 커다란 두 개의 산이 놓여있다. 이 방송의 터줏대감인 칼린의 히스테리가 그 하나이고,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가 섭외해온 포머로이의 왕고집이 또 다른 하나이다. 물론 우왕좌왕하는 스텝들의 모습은 이들에 비하면 그냥 웃어넘겨줄만한 수준의 애교로 봐줄 수도 있을것이다.

 

베키 풀러의 방송에 대한 순수한 열정! 그녀는 쓰러져가는, 시청률 최하위 프로그램을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되살려 낼 수 있을까? '까칠한 그녀와 고집쟁이 그'를 어떤 방법으로 호흡하게 만들어 갈수 있을까? 오합지졸 같은 스텝들을 지휘해서 일사분란하게 통제할 수 있는 그녀만의 카리스마를 찾는 일이 바로 이 작품 <굿모닝 에브리원>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된다. 더불어 20대 젊은 여성의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가는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여성들의 꿈이 아닐까싶다. 베키 풀러, 그녀를 통해 현대 여성들이 가진 이런 고민을 해결 할 수 있지는 않을지... 그 즐거운 시간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이 작품은 역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 패션계와 방송계라는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점, 자신들의 꿈을 향해 수많은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며 나아간다는, 여러가지로 비슷한 연결점들이 '악마는...'을 떠올리게 만든다. '뉴욕 옵서버'에서는 <굿모닝 에브리원>을 두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이후 가장 멋지고 가장 유쾌한 코미디'라 평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지난 3월 17일 국내에서도 영화로 개봉되었다. 관객들의 평은 엇갈리기도 하지만 유쾌하고 즐겁다는 점은 공통적인 의견인것 같다. 이 작품이 기분좋게 만드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는 평가인 것이다. 그리고 그 유쾌함은 책속에서 더욱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매력적인 그녀 레이첼과 해리슨 포드, 다이앤 키튼이 각각 베키, 칼린, 포머로이를 연기한다. 간혹 책이 가진 한계점은 등장인물들의 모습과 성격 등의 특징을 쉽게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인데... 영화와 함께 만날 수 있는 이 작품은 등장인물과 배우와의 매칭이 절묘하다는 생각을 들게한다. 열정으로 가득한 베키, 베테랑에 여우같은 카리스마 칼린, 왕고집에 삐뚤어질테다를 외치는 듯한 포머로이의 모습이 영화속 배우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이 작품을 조금 더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점이 바로 이런 캐릭터들에 대한 확실한 인상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 영화를 만나보지 못했지만 그, 그녀들의 연기가 너무나 기대가 된다.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 내리막길을 걸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 제 얘기 알아들으세요? 포머로이씨가 무슨 짓을 하든 신경 쓰지 않겠어요. 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요.' - P.271 -

 

방송계를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미 또한 <굿모닝 에브리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프로듀서를 비롯한 다양한 스텝들, 뉴스라는 특수성을 지닌 방송이 가지는 매력, 등장인물들이 연기하는 앵커라는 직업 등 겉으로 내어보이는 방송이 아닌, 그 뒷 이야기들이 숨가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진다. 그 속에 담겨진 시청률이라는 보이지 않는 덫을 향해 내달릴 수 밖에 없는 방송계의 현실과 고민은 독자들에게 또 다른 생각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스펙에 목숨걸고, 시청률에 목을 메는 방송계의 모습을 보면서 현실속 다른 직종에서 보여지는 공통점들을 발견하고는 쓴웃음이 지어지기도 한다.

 

'굿모닝 Good morning!'을 위해 뛰는 20대 여성의 고단한, 하지만 행복한 일상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방송계라는 알고싶고 궁금한 공간을 배경으로 일과 사랑을 두손에 거머쥐려는 워킹걸의 특별한 아침은 오늘도 시작된다. 취재가 데이트보다 쉽다던 베키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데이브레이크'는 만년 꽁찌의 수모를 벗어났을까? 따스한 봄날의 주말, 내리 쬐는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벤치에 앉아 <굿모닝 에브리원>을 펼쳐보면 어떨까? 유쾌하고 감동적인 일과 사랑의 이야기들이 겨우내 고단했던 당신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렇게 당신의 '굿모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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