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숨결
변택주 지음 / 큰나무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을 떠나다!

류시화 시인은 스님의 마지막을 우리에게 이렇게 전했다. 찬바람이 산등성이를 굽이치는 3월, 그렇게 스님은 산을 떠났다. 우리를 떠났다. '무소유(無所有)' 라는 이시대 최고의 히트어와 히트작을 남긴 스님! 누구나 한번쯤 꼭 간직하고 싶은 책의 저자, 마지막까지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지킨 스님의 모습에 사람들의 눈시울이 더욱 붉어지는지도 모르겠다. 죽음에서까지 삶을 이야기하시는 스님의 마지막 말씀, 삶의 소중한 가치를 깨우쳐 주시던 그 가르침이 오래도록 가슴속을 울린다.

 

스님이 입적하신 즈음, 스님의 책들을 더이상 출간하지 말라시던 스님의 말씀 덕분에 스님과 책의 인기는 더욱 치솟기도 했다. 스님의 책 '무소유'를 비롯해 '일기일회', '한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사람을', '인연이야기' 등 스님의 향기가 배어나는 모든 책들이 단숨에 온, 오프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장악해버리고 마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나고 만것이다. 더이상 스님의 가르침을 책으로 쉽게 접할 수 없다는 불안감때문에 '무소유'를 외치시던 스님의 가르침을 독자들이 배반하기에 이른것이다. 그만큼 스님을 따르고 가르침을 원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하나의 사건인 것이다. 그렇듯 진한 스님의 향기가 배어있는, 스님의 숨결이 담겨진 책 한 권과 마주한다. <법정 스님 숨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그렇게 사시는 스님은 말없는 말씀으로 물이 논에 들어가서 벼를 빛나게 하고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빛나게 하는 것처럼, 당신을 낮추어 우리를 흔들어 깨우신다.' - P. 22 -

 

이제 스님의 작품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없지만 스님의 입적 즈음해서 스님을 추모하는 수많은 책들이 봇물 이루듯이 앞다투어 출간되고 있다. 지나치게 상업적인 측면들이 조금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 작품 <법정 스님 숨결>은 다행히 그런 상업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듯해서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이 작품의 저자는 1998년부터 법정스님과 인연을 맺고 스님의 법회 진행을 맞았다는 변택주 라는 인물이다. 법정 스님께서 직접 법명을 지어주실 정도로 가까이서 스님을 모시고 가르침을 받았던 스님 최측근이 바라본 법정스님의 모습이 생생하게 책속에 담겨진다.

 



  

'법정 스님과의 십년' 거기에 최측근이란 수식어까지 더한다면, 우리가 익히 책속에서 배워온 스님의 말씀이 스님의 삶속에서 어떻게 피어났고 이어지고 있는지 책속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될 것이다.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다른 이를 빛나게 만드는 스님의 말씀... 곧고 강직한 성품과 함께 웃음 많고 재치와 유머를 겸비한 세련된 스님의 모습이 담긴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우리곁을 떠난 법정 스님을 잠시 우리곁에 머무르게 만드는 <법정 스님 숨결>. 그 속에 진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위에 쓰인 글은 스님의 말씀중 '버리고 떠나기' 라는 부분이다. 스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모두 주옥같은 가르침과 배움의 연속이 되겟지만 스님이 떠나버린 이 시점에 독자들에게 전하는 스님의 말씀 중 삶에 관한 가르침은 새삼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 에 대한 작은 대답들을 <법정 스님 숨결>속에 담긴 수많은 에피소드속에서 보고 느끼고 찾을 수 있을 줄 믿는다.

 

고즈넉히 놓여있는 하얀 고무신, 찻잔속에 띄어진 매화꽃 한송이, 산사의 풍경들을 담아낸 흑백 사진들이 스님에 대한 그리움과 스님이 남기신 가르침들을 더욱 선명하게 채색한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스님께서 제자들에게 보내신 편지를 간추린 부분에 이르러서는 스님의 따스한 마음과 사랑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종교계의 지도자라는 수식어를 떠나 어른이 없는 요즈음 우리 사회에 또 한분의 어른을 잃어버린 국민들의 마음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법정 스님 숨결>을 통해 우리는 스님을 기억하게 만드는 말씀들, 스님과 연관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로 그의 이름을 오래도록 가슴속에 간직할 수 있을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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