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 개정판
원태연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원태연! 그의 작품을 말할때 사람들은 종종 장난삼아 이렇게 말하고는 한다. 손발이 오그라드는것 같다고...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손 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만큼 널 사랑해', '사랑해요 당신이 나를 생각하지 않는 시간에도' ... 제목 그 자체로도 고스란히 하나의 멋진 시가 되어버리는, 그만의 순수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수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보고싶다. 다시 헤어지고 다시 쓰라려도....' , '슬픔은 행복했던 것만큼 그대로 다시 돌아오는 것일까' - P. 105 , [해바라기] 中에서 -

 

얼마전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라는 영화에 도전장을 내민것이다. 하지만 흥행에서는 그다지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한듯... 아쉽기도 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 열정과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리고 이번엔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그 작품으로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다시 철없는 시인이 되고 싶은, 철없는 시인 원태연' 이라고 남긴 이 책, 저자의 말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금 시를 통해 말하고 소통하고 싶어하는 시인 원태연의 마음이 새삼 전해지는 듯하다.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이 작품은 벌써 10년이란 세월의 먼지를 떨어내고 새롭게 우리 곁은 찾아온 책이다. 10년전 이 책의 모습이 어땠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10년의 시간은 너무나 감미로운 일러스트로 사랑을 채색한듯 너무 예쁜 모습으로 태어난 듯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수수하면서 감성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색감과 일러스트들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눈물, 이별, 사랑,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에 깊이를 더해주는 느낌이다.

 

'꿈꾸지 않고 자는 잠처럼 남겨질 것 없는 현실의 시간이 표현하기도 싫은 통증을 자꾸만 만들어 낸다.' - P. 69 , [좁은 방] 中 에서 -

 



[나는 스물 한 살이었습니다]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추억의 한 페이지를 여는 마음으로 다가선다. 스물한살 그때의 추억과 흔적들속에서 조금씩 사랑을 알고 이별을 배우며 삶을 이야기하는 듯 과거의 발걸음을 잠시 되짚어가는 여행!을 떠나본다. 이별에 빠져본다. [풍경]속 어느 가을 날처럼... 과거 우리가 함께 바라보던 예쁘고 아름답던 풍경은 이제 더이상 너에게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아니, 이제 너에게 나란 이름도 그때 그 추억속 풍경이 되어버렸을지도... 그가 담아낸 작은 이야기, 시어들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사랑을 이별을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나는 [커피 중독] 이다'라고 말하는 일상의 이야기들도 있고, [난쟁이 코코] 나 [사랑의 전설]과 같은 소설이나 환상가득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이별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아주 오래전 그녀의 집 앞에서 담배 꽁초를 수북히 쌓던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빈 새장]은 이런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 '...들고 있으면 팔이 아프고 내려놓으면 마음이 아픈...' 그런 사랑과 이별, 추억을 기억하게 만든다.

 

오래전에 가수 장나라의 노래중에 이 작품과 같은 제목의 노래가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나서 찾아보니 그 작사가의 이름이 바로 원태연이다. 가사의 내용은 시와는 다르지만... 그녀의 노래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가수들의 노래속에서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가끔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그가 창조해내는 시어들속에 담겨진 특별하고 색다른 이야기들이 오늘도 우리를 울리고 웃기고 추억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사랑도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일인가.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그렇게 서로를 버렸음에도 단 한 번뿐인 사랑을 지켜내지 못했다...' - P. 130 ,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中에서 -

 

시인에서 작사가로, 영화감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대한 그의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에 기꺼이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다시 만나고 싶어지는 그의 이름은, 그의 바램?처럼 '철없는 시인'의 모습일 것이다. 쓰라리던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고, 과거 그 시절을 추억하며 크게 미소지을 수 있게 만들 그의 손길이 그리움처럼 다가오길 바래게된다. 원태연 작가를 잊지 않게 해준, 그때 그 순수와 열정, 철없던 시인을 기억하게 만든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가 반갑다. 원태연, 철없는 시인의 미소로 다시 우리를 찾아오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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