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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미술관 - 비즈니스에 감성을 더하는 Morning Art ㅣ 아침 미술관 시리즈 1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읽는 CEO’ 시리즈 중 [그림읽는 CEO]의 저자이기도 한 現 사비나 미술관 관장인 저자 이명옥, 그녀는 이번에 직장인들의 그림 읽기를 도와주는 책을 선보이고 있다. <아침 미술관>이란 제목과 함께 ’직장인을 위해 기획한 365일 인사이트展’이라는 부제로 기획된 이 작품은 예술에 목말라 하면서도 시간과 현실의 여러 장애 요소에 부딪혀 예술을 가까이 할 수 없는 직장인들에게 단비같은 작품이 되어줄것이다. 미술감상과 자기계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말에 아마도 직장인이라면 귀가 솔깃해질것을 의심치 않는다.
[그림읽는 CEO]가 ’명화에서 배우는 창조의 조건, 명화를 탄생시킨 거장에게 배우는 창조의 기술’을 귀뜸해준 작품이라면 이 <아침 미술관>은 조금은 더 편안하게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시간과 함께 그 작품에 담긴 의미를 주제별로, 계절별로 풀어가는 구성을 하고 있다. 책속에는 우리의 4계절과 매월을 소재로한 이야기들이 그림속에 담겨있고 그 속에서 주제별로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곳에서 찾을 수 있는 교훈과 가치, 재미가 꼬리에 꼬리를 물로 이어진다.
또한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어떤 작가는 이렇게, 또 다른 작가는 이런 모습으로 작품을 구현했는지 비교해보는 시간도 갖을 수가 있다. 181점으로 구성된 아침 미술관의 문을 이제 조심스럽게 열어본다. 메마른 감성,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겨운 이들이라면, 아니 단순히 그림을, 예술을 사랑하고 즐겨서 가까이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아침 미술관의 문을 노크해보기 바란다. 예술감상과 자기계발! 이제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러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어볼까?

<아침 미술관>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각 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1년의 각 달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 1권에는 1월부터 6월까지 의미를 담고, 연관이 있는 그림과 조각, 조형물 등 예술 작품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작 만큼 즐거운 순간은 없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된 1월의 이야기는 랭부르 형제의 [베리 공작의 매우 호화로운 기도서]로 시작 된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만나보는 작품이지만 작가의 그림에 대한 자세한 해설과 이 그림을 통해 우리가 갖게 되는, 갖았으면 하고 바램을 담은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서 작품이해와 자기계발이라는 두 가지 효용을 모두 취할 수 있다.
1월의 시작, 그리고 첫의 의미, 숫자 1의 의미... 등을 통해서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워가기도 하지만, 밀레의 작품인 [첫 걸음마](P.05)와 밀레를 닮고 싶었다는 고흐의 [첫 걸음마], 이 똑같은 작품을 통해, 작가가 전해주고자 하는 작품의 의미를 넘어, 작가들간의 숨겨진 이야기속에서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색다름을 얻을 수도 있다. 성동훈 작가의 [돈키호테]라는 작품(P.19)에 대한 해설 말미에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러시아 소설가 투르게네프는 [햄릿과 돈키호테]라는 에세이에서 인간의 유형을 두가지로 나누었습니다. 하나는 행동하는 돈키호테형, 다른 하나는 사색하는 햄릿형입니다. 여러분은 생각보다 먼저인 돈키호테형인가요, 아니면 고민하다가 정작 행동하지 못하는 햄릿형인가요.’
단순히 한 작품을 이야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작품속에 담긴 작가의 의도와 유사한 문학이나 또 다른 예술작품을 인용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자기계발의 의지와 변화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호랑이 해인 2010년과 연결지어 김홍도의 [맹호도]를 통해, ’공격의 때를 분별하는 지혜’를 전해주기도 하고 거기에 연결해 장승업의 [호취도]로 방어의 기술을 이야기한다. 단순한 그림속에 이야기를 담아내고 그속에서 우리에게 유익한 주제들을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침 미술관>은 이처럼 1월의 테마 ’시작과 다짐’이라는 주제로 시작되어 2월에는 ’자신의 점검’을, 3월은 봄이 의미하는 ’탄생’을, 4월의 ’싱그러움과 푸르름’, 5월은 ’가족의 사랑과 장미의 열정’, 마지막 6월은 ’강렬한 여름’을 상징하고 의미를 담은 작품들로 각 전시관을 꾸며놓고 있다. 매일아침 눈을 떳을때 아침 햇살과 함께 이야기를 담은, 멋진 주제를 안은 미술작품을 만나는 기분! 아마 너무 행복하고 상쾌한 하루를 선물받은 느낌이 바로 이런 기분이 아닐지...
조선시대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들, 1919년 설날 아침을 그렸다는 엘리자베스 키스의 [정월 초하루 나들이](P. 201)와 같은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담긴 작품들, 익숙한 외국 작가들... 달리, 고흐, 밀레와 같은 작가들의 그림들이 있다. <아침 미술관>은 단순히 고전에 머무르지 않고 정혜련의 [영웅의 집](P. 218)을 통해 찌그러진 국회의 모습을 권력의 속성에 빗대어 현재를 그려내기도 한다. 권여현의 [서당-김홍도](P. 324)속에서 패러디라는 빼놓을 수 없는 재미와 위트가 담긴 작품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뱅크시의 [숨바꼭질](P. 331)은 유쾌함과 코믹함을 전해주고, 배르트 모리조의 [요람](P. 530)은 그림 하나로 ’좋은 부모가 되는 법’ 이라는 깊이있는 주제를 담아내기도 한다.
나는 매일 아침 한 점의 그림을 읽는다!
다양한 시대와 대상, 주제와 이야기를 담은 <아침 미술관>은 이제 6월을 지났을 뿐이다. 예술과 일상이 짝짓기하는 행복한 세상을 꿈꾸기위해 계속적으로 아침미술관을 열어가고자 희망하는 작가의 바램처럼, 더 오래도록 미술관이 문을 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된다. 예술이라는 무게보다는 누구나 쉽게 예술을 만나고 상상할 수 있는 문턱 낮은 미술관, <아침 미술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매일아침 눈을 뜨고 한편의 그림으로 즐거운 상상과 오늘의 교훈을 일깨운다면 이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오늘도 나는 <아침 미술관>에서 한 편의 그림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