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
론 커리 주니어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끝' 이라는 말은 다시는 없다는 의미를 갖는다. '영원'의 뜻은 끝이 없음을 의미한다. 이 두 단어는 그래서인지 고사성어의 '모순'과도 맞다아 있어 보인다. 우리 사는 세상의 끝을 죽음이라 말한다면 죽음 이후에는 진정 모든것이 끝이 나는것인지, 아니면 어느 종교적인 말과 같이 영원토록 살 수 있는 새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인지... 우리는 수많은 물음속에서 주어진 삶의 흔적들을 그려내고 있다. 끝과 영원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하고 고민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작은 느낌표가 손안에 들어온다.

 

두려움과 걱정! 이 두가지 감정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대변한다. 사랑과 행복이 현실의 감정이라면 두려움과 걱정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현실을 살아가면서 버려야 할 감정들이 있다면 바로 이 두가지 감정이라 말하고 싶다. 하지만 여기 두려움과 걱정사이에 놓인 한 남자의 삶이 그려진다. 막연이 아니기에 두려움과 걱정을 떨쳐내라고 말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한 사람, 그의 이름은 바로 '주니어'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음, 끝을 전해들어야 했던 주니어의 삶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엄마의 뱃속에서 들려오던 그 누군가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주니어에게 무서운 진실을 속삭인다. 삶의 시작과 함께 끝이라는 또 다른 시간의 시계소리를 듣게 된 주니어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두려움과 걱정이라는 막연한 감정이 아닌 현실이 될것을 알아버린 주니어는 그의 삶 속에서 무엇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전지적 시점의 목소리, 다양한 인물들에게 보여지는 시각과 시간의 사이에서 과연 우리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 낼 수 있을지... 모든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에 깨닫는 한단어가 과연 무엇인지 책을 통해 우리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소년이 끝없이 이어진 길 한가운데 누워있다. 아니 누워있는듯 싶었지만 사실은 조용히 귀를 기울이며 어떤 이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듯 싶기도 하다. 절망적 예언, 조용한 속삭임속에서 모든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을 아이는 어떻게 맞이하고 준비해 나갈 것인가? 이것이 바로 그에게 다가온 질문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모든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이 하고픈 말은 무엇일까? 그 순간 우리에게 남게되는 것은 무엇이고, 아니 순간이 아닌 끝을 향하는 시간속에서 우리가 걸어야할 길들이 바로 우리 앞에 열리게 된다.

 

어둠속에서 별이 더 밝게 빛난다.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빛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더욱 사랑스럽다. 어둠때문에 별은 빛을 더할 수 있는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어둠을 던져주고 있다. 칠흙같은 어둠을... 어둠속에서 우리는 그저 헤매기만 할 것인지, 아니면 더 밝은 빛을 따라 길을 찾을 것인지 선택해야만 한다. 조용히 숨결을 모으고 두손을 감싸고 우리가 살아갈 소중한 시간을 갈망해야만 한다. 순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간을 이어갈 시간을 위해서 말이다.

 

'97'에서 시작되어 점차 줄어드는 숫자들을 바라보며 처음 들었던 마음은 안타까움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그런 감정들은 줄어드는 숫자만큼 작아기게 된다. 조금은 진부해보이는 인류멸망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통해 우리는 우리에게 던져진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를 위한 삶이 아닌, '가족', '우리'를 위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익숙했던 모습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시간이 그렇게 주어진다. 그들이 나의 곁에서 언제나 별처럼 빛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모든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은 성장소설의 포맷을 따르면서 재미와 감동이 함께한다. 순간이라는 하나의 점을 통해 이어진 소중한 선이 담긴 시간을 전해준다. 쉽게 놓칠 수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새롭게 생각하는 시간을 만든다. 독특한 구성도, 인류 멸망이라는 극단적 소재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해보인다. 대학생 시절 교양과목에서 처음 '유서'라는 것을 썼을때 느꼈던 충격과 특별한 느낌!이 주니어에게 다가온 특별한 '순간'을 이어줄 의미있는 '시간'을 통해서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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