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 슈트
스즈키 오사무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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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선택이 있다. 아니 삶은 그 자체로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 시간에 일찍 일어날 것인가 늦잠을 잘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밥은 무엇을 먹을까? 와 같은 작고 일상적인 하나하나,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계획과 진로, 자신의 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수많은 의사결정 앞에 놓이게 된다. 복권에 당첨되면 무슨 일부터 할까? 하는 허황된 상상에 슬며시 피어나는 미소가 있을 수 있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와 조금은 초라한 모습의 자신과 맞닥드리면 여지없이 행복의 미소는 입가를 떠나버리고 만다.

 

더 잘생길 수 있다면, 더 멋진 삶을 살수 있지 않은까? 누구든 한번쯤 꿈꾸던 환상이 현실로 다가온다. '핸섬슈트의 사나이'의 이 이야기속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작은키, 0.98킬로그램 몸무게의 돼지만두 같은 얼굴에 들창코, 축쳐진눈의 다쿠로! 일품요리식당 '마음집'을 운영하는 다쿠로는 못생긴 외모와는 다르게 착하고 마음이 따스한 인물이다. 어느날 마음집에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찾아온 호시노 히로코, 예쁜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다쿠로는 힘겹게 고백을 한다. 하지만 히로코는 다음날로 가게에 나오지 않게 되고...

 

그것이 모두 자신의 외모때문이라고 생각한 다쿠로는 히로코에게 고백하기전 우연히 공원에서 만났던 '신사복 퍼펙트 슈트'라는, 인생을 바꿔준다는 가게를 찾게 된다. 핸섬슈트를 입은 다쿠로는 이전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핸섬가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외모의 변화가 가져다 주는 세상의 변화?와 마주하게된다. 한편 마음집에는 하시노 모토에라는 못생긴 아르바이트생이 새로 들어오게된다. 지못미 다쿠로에서 '안닝'이라는 이름의 핸섬가이가 된 다쿠로는 모델 에이전트 스카우트를 받게 되고 그곳에서 제2의 멋진 삶을 꿈꾸게 된다. 타쿠로와 안닝의 이중생활이 그렇게 시작된다.

 

"겁쟁이라야만 조그만 일들을 알아챌 수 있는 법이여. 그러니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많이 가질 수 있는 것 아니여?"      - P.196 -

 

아직도 히로코를 가슴에 담고있지만, 다쿠로는 못생긴 아르바이트생 모토에에게 조금씩 마음이 끌리게된다. 하지만 그에게 또 다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물에 약한 기존의 핸섬슈트가 아닌 무결점의 퍼펙트핸섬슈트를 받아들고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한번 입이면 절대 벗을 수 없는, 추남 '다쿠로'로 남느냐, 핸섬가이 '안닝'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느냐 하는 기로에 서게된다. 다쿠로의 선택, 그리고 그의 사랑에 숨겨진 비밀들,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마지막 가슴 찡한 감동이 경쾌하게 이어진다.



못생긴 외모와 소극적인 성격으로 인해 삶에서 손해보고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하는 다쿠로. 우리 사회의 모습도 결코 이런 모습들과 다르지 않다. 꽃남이 사랑받고, 너도 나도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을 쫓는 현실이 [핸섬슈트] 속에 녹아든다. '외모지상주의'의 현실속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보는 상상이 바로 핸섬슈트인 것이다. 닭가슴살이 인기란다. 예전에는 뻑뻑해서 손조차 대지 않았던 닭가슴살이 여성들의 다이어트와 남자들의 근육만들기 열풍에 힘입어 최고 인기상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외모지상주의가 만든 또 하나의 웃지못할 이야기들이다.

 

이런 외모지상주의속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이 있다. 바로 축구선수 박지성이다. 객관적으로 그를 보고 잘생겼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료들이 이번 한국 방문에서 '네가 한국의 왕이냐?'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그는 인기있고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사람들은 그의 외모가 아닌 축구라는 부문에서는 실력과 투지,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고 행복해하는 미소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라 생각된다. 외모가 아닌 또 다른 무엇인가가 그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인 것이다.

 

'하찮고 작은 행복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다쿠로는 그 어떤 행복을 만나도 질투나 선망을 느끼지 않았다. 행복을 발견함으로써 자기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 P. 142 -

 

다쿠로와 모토에가 슈퍼에서 마음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했던 게임이 떠오른다. '행복을 발견하면 열 발짝씩 걸어가는 게임' 귀찮고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다쿠로지만 그 게임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는 작은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의 행복을 진정으로 축하해주고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속에서 마음을 끄는 작은 이야기이다.

 

<핸섬슈트>를 내려놓으며 핸섬슈트나 호박슈트, 이제 그런것들은 과감히 벗어 버릴 수 있는 용기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고,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어렵지만 그 작은 실마리를 풀어 갈 수 있을것 같다. 외모가 아닌 나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행복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진정한 핸섬슈트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것도 같다. <핸섬슈트>는 시종일관 경쾌함속에 재미와 웃음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그 속에 가슴따스한 감동이 있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스즈키 오사무라는 이름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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