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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책을 읽을 때에는 한 사람의 친구와 알게 되고, 두 번째 읽을 때에는 옛 친구를 만난다.'라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 만났던 <작은 아씨들>과의 만남, 그것은 나의 오랜 친구를 만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고전이 현대와 만나 예쁘고 새로운 이미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1868년, 지금으로부터 백사십년이란 시간의 흐름속에서도, 그리고 이십여년전 어린 시절의 그 오랜 옛 친구들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이렇게 우리 곁에 진한 추억으로 자리한다. 시간이 삼켜버린 백발의 할머니가 아닌, 어린시절 친구인 네 자매의 모습이 그렇게 선명하게 떠오른다.
'마치 가문의 네딸들'이 있다. 가문의 장녀인 큰딸 메그, 고잽쟁이 아가씨 조, 예쁜 천사아가씨 베스, 그리고 귀여운 말괄량이 막내 에이미까지... 사랑스런 그녀들의 이야기가 예쁜 일러스트와 어울려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다. 어린시절에 만났던 그녀들이 아이들의 취향에 맞춰진 만화적인 이미지 였다면 오은숙의 일러스트로 그려진 이번 <작은 아씨들>은 조금은 더 성숙해진듯, 감성을 자극하는 느낌좋은 이미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손안에 쏙 들어가는 아담한 사이즈에 감성적인 일러스트가 가미된 정말 만나고 싶고 간직하고픈 명작으로 새롭게 태어난것이다.
아름다운 네 자매의 사랑이야기, 루이자 메이 올콧의 대표작 <작은 아씨들>은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 '완역본' 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났던 이 네자매 이야기들이 아이들이 읽기 쉽게 요약되어 번역된 반면,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빼어놓지 않고 내어놓은 완역본이기에 더욱 간직하고 싶게 만든다. 다시 만난 옛친구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작은 아씨들>의 내용은 모두가 잘 알고 있을것이다.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전쟁에 참전한 아빠를 기다리는 마치가의 네딸들과 엄마, 다섯식구가 만들어가는 힘겹지만 따뜻한 가족애를 재미와 감동으로 그려내고 있다. 로렌스가의 손자 로리, 로리의 가정교사 부룩이 함께 만들어가는 그녀들과의 아름다운 추억과 사랑의 이야기들이 읽는 내내 입가에 즐거운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요즘들어 많이 눈에 띈다. 인디고의 고전명작세트가 특히 그렇다. <작은 아씨들>은 그 다섯가지 이야기 중 두번째이다. [어린 왕자]를 비롯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빨간머리 앤], [눈의 여왕]과 함께 다섯가지 새로운 색을 띄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재탄생 한것이다. 나이라는 시간의 흐름위에서 오래전 친구를 만난 느낌은 추억속의 시간과는 또 다른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린시절엔 이야기속에 담긴 작은 일에도 일희일비 했다면, 지금은 '그랬었지' 하는 추억의 목소리가 흐른다. 그리고 그때와는 또 다른 새로운 상상과 또 다른 지혜들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런 즐거운 추억과 감동이 이 책속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랑스런 이 네 자매중에서 굳이 마음에드는 한명을 꼽자면 고집쟁이 아가씨, 조 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 지망생이면서 활달하고 적극적이면서 개성강한 그녀의 성격이 마음에 든다. 남자에게도 인기있고, 자매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리더격인 그녀의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 약간은 지적인 이미지의 일러스트도 가슴을 설레게 하기도 하지만... 아련했던 네 자매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했었다. 그녀들은 어떻게 되었었지? 전쟁이 끝나고 아빠는...? 누가 죽었던가? 기억조차 가물하던 이야기들이 새롭게 그 시절 추억들로 되살아난다.
네 자매가 만들어가는 순수하고 생동감 넘치는 재미와 감동, 사랑이 녹아있는 이야기들이 가슴을 울렁이게 만든다. 어린시절 첫사랑을 만난 기분처럼, 조금은 들뜨고 설레이는 느낌을 담은 이 작은 책 한권이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한다. 인디고의 고전명작세트 중 아직 만나지 못한 작품들이 있다. 그 작품들과도 꼭 만나봐야 할 것 같다. 그들과 아름다운 추억여행을 하고 싶은 이유도 그렇지만 이 예쁜 책들을 언제나 곁에 두고 함께 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추억을 선물하고 재미와 감동, 그리고 꼭 간직하고 싶도록 만드는 그녀들의 매력에 빠져든다. 그렇게 그녀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안녕! 메그, 조, 베스, 에이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