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아름다운 판타 빌리지
리처드 매드슨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오래전에 보았던 아름다운 그림 같았던 영화 한편을 기억한다.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바로 그 작품이다. 유채화로 화폭을 그려 놓은듯 수놓아진 천국의 화려한 모습과 환상적인 영상들이 감동적인 러브스토리와 더불어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이 작품을 아직까지도 기억한다. '아 저곳이 천국이구나! 천국보다 아름다운 사랑이 바로 저런 것이구나' 하고 가슴속 깊이 느낄 수 있었던...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기도 했던 그 아름다웠던 영화의 원작을 이제서야 만나게 된다. 그때는 미쳐 몰랐던 이름 리처드 매드슨이라는 이름과 함께...

 

지금에서야 리처드 매드슨이라는 이름이 낯설지가 않다.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의 작품으로 잘못알고 있었던 [나는 전설이다]라는 작품을 통해서 그 이름을 처음 만났고, 지난 가을 즈음 [시간여행자의 사랑] 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서 그 이름을 가슴속에 선명히 새겨놓았다. 사실 로빈 윌리엄스의 저 영화 원작이 이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책을 집어 들고서야 알수 있었다. 영화를 만났던 당시의 정말 화려하고 환상적인 영상과 감동적인 스토리에 마음을 빼앗겼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원작자가 누구였을까 하고 왜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어찌됐건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활자를 통해 그 화려한 영상까지 떠올릴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앤, 상관없어. 당신이 없는 천국은 천국도 아니야.' '이 지옥을 우리의 천국으로 만들면 돼.'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그 제목부터 너무 예쁘다. 사랑이 바로 그렇다는 말이다. 로버트 닐슨은 어느날 자신이 영매라고 소개하는 한 사람에게 원고 꾸러미는 받게된다. 그 원고 속에는 1년전 죽은 자신의 동생, 크리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방송작가인 크리스는 어느날 교통사고로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된다.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가족들 주변을 떠돌지만 결국 서머랜드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사촌형인 앨버트를 만나고 차츰 그곳에 적응해나가지만 예기치 못한 소식을 듣게된다. 그의 아내 앤이 그의 죽음을 비관해 자살을 했고 지옥에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크리스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기꺼이 버리면서도 험난하고 거친 여정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여러가지 난관을 뚫고 그녀는 만나게 되지만...



불륜과 이혼이라는 말이 일상생활 용어가 되어버린듯한 요즘같은 시대에 크리스와 앤이 보여주는 이런 숭고하고 순수한 사랑는 너무나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온다. 사랑만큼 흔한 말도 없지만 사랑이란 말처럼 가슴을 따스하게 만들고 감동적인 말 또한 없다. 크리스가 보여준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과 희생은 어둠속에 반작이는 별빛처럼 그렇게 밝게 빛나고 있다. 지옥도 갈라 놓을 수 없는 사랑, 사랑하는 이가 없다면 그곳이 천국이라도 천국일 수 없다는 크리스의 말이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죽는 것은 잠드는 것. 잠이 들면 꿈을 꾸겠지. 육체의 짐을 벗었을때 이 죽음의 잠 속에서 어떤 꿈을 꾸게 될까 두렵구나.'                            [햄릿 3막 1장]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죽음의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우리에게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 [사랑과 죽음]이 우리 삶 근처에 있는 사후세계를 보여주었다면 그 세계를 넘어 지옥의 하위세계와 서머랜드와 같은 천상의 세계를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리처드 매드슨이 그려낸 죽음의 세계, 천당과 지옥을 통해서 죽음에 대한 대비가 아닌 지금의 삶에 충실한 현세의 삶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느끼게 된다. '영원히 살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 사랑하라' 라는 말처럼 오늘을 꿈꾸고 오늘을 사랑하라고 그는 말하고 있는듯 보인다.

 

'진정한 삶은 무엇이 되어가는 과정이야. 죽음은 이 과정에서 하나의 단계에 불과해. 삶을 뒤따르는건 끝이 아니야. 존재의 영속성만 있을 뿐이야' 라고 말하는 크리스의 마지막 말이 가슴속에 남는다. 이 말속에서 삶이 가지는 의미를 새롭게 음미하게 된다. 죽음이 끝이 아니며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마음이 아닌 '오늘 하루 하루에 최선을 다해 일하고 사랑하고 행복하라'라는 가르침이 이 말속에 녹아있다. 영화속에서 느꼈던 감동과 책이 전해주는 더 환상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감동적이고 고귀한 사랑이야기에 저절로 고개가 숙연해진다. 죽음이 아닌 삶을 이야기하는 '천국보다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색다른 감동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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