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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단짝 ㅣ 파랑새 사과문고 65
이미애 지음, 이선민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P. 164)
어느 성장 드라마의 주제곡같기도 한 이 말이 은비가 즐겨부르는 노래이다. 아이들의
시선속에 자신은 어떤 존재인지, 그런 소외감과 외로움속에서 '친구'라는 존재의 필요성
을 느껴가고 친구의 소중함을 하나씩 일깨워가는 아이들의 성장을 그려가는 동화가
우리곁은 찾아왔다. 여자들의 우정, 남자들과는 조금은 다른 그런 단짝과도 같은 친구
를 만들어가는 그녀들의 이야기속에서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배우고 아련한 추억들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아직까지 정의내리지 못한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떠올
리게 되는 시간을 갖아 본다.
"바다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아무리 변하고 오만가지 모습이 된다
해도 내게서 도망 안가고 그 자리에 있는 친구말이야." (P. 129)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말을 또 다시 인용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가진 슬픔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 당신은 그런 친구를 하나쯤 가지고 있는가?
12살의 유경과 은비. 선머슴 같은 유경과는 달리 예쁘고 공주님 같은 은비를 유경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쿠키 아줌마인 유경의 엄마와 교수아줌마, 은비 엄마는 둘도 없는
친구다. 교수아줌마가 여름방학 동안 캐나다에 연수를 가게 되어 은비는 유경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일찍 아빠를 여의고, 엄마마저 자신의 꿈을 위해 은비에게는 조금은 소홀
했던것이 은비를 그처럼 외로움속에 밀어넣고 만다. 큰 곰아빠 인형을 안고 자고, 밤이면
남몰래 흐느껴 우는 아이, 가슴속에 가시가 박혀있는 아이, 바다를 처음 본다는 아이 은비.
자신과 비교되는 은비에게 콤플렉스마저 느끼던 유경은 외로움속에 홀로 놓인 은비에게
조금씩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된다. 서먹하고 작은 미움이 자리하던 두 친구. 작은
사건들을 계기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은비와 유경의 단짝이 되어가는 과정이 따뜻한 시선
속에 그려진다.

"떠나는 법과 기다리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돼. 진짜 우정이라면." (P. 178)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기, 그 시간 속에서 가장 커다란 어려움을 꼽으라면 만남과
이별이라고 말 할 수 있을것같다. 친구라는 존재와 의미를 깨달아가고 더불어 만남
이 있으면 헤어짐도 뒤따른다는 진리를 배우게 된다. 쿠키아줌마의 말처럼 떠나보내는
법과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시간속에서 바로 우정을 배우고 아픔속에서 조금씩 커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조금은 색다른 시간이었다. 남자들의 우정과는 조금은 다른
여자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우정을 만나보는 독특한 시간이었다. 단짝이라는 말은 물론
남자들 사이에서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 여자들간의 사이에서 많이 쓰여진다. 자신의
단짝을 사이에 두고 새롭게 끼어든 다른 친구 때문에 속상해 하기도 하고, 조금 더 큰
후에는 친구와 이성 사이에 많은 고민이 그 틈사이로 끼어들기도 한다. 쿠키아줌마와
교수 아줌마를 보면서 여자들 사이에 오랜 시간 이어지는 아름다운 우정도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은비가 말했던 바다같은 친구,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줄 나무같은 친구, 내 슬픔까지
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 그리고 나만의 단짝친구!! 아이들의 풋풋함 속에서 소중한
친구를 찾아 떠나는 성장이야기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저 함께 있
으면 즐거웠고 함께 있기에 행복했던 그 시절 소중한 친구들을 떠오르게 한다.
아이의 아빠가 되어버린 친구들, 혹은 머리 숱이 빠져버린 친구들, 흰 머리가 조금씩
새어 나오는 나이가 되어버린 이 시간에도 친구라는 가슴 떨리고, 아련한 추억속으로
우리를 안내해준다. <나만의 단짝>!! 아이들에게는 '친구'라는 특별한 존재에 대해서
한번쯤 고민하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소중한 친구와의 옛 추억여행을 선물하는 가슴
따뜻하고 예쁜 동화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