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코스모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머릿속에는 꽃집 앞에서 본 갈색 코스모스가 흔들리고 있었다. (P. 504)

온다리쿠만의 색깔을 꼽으라면 누구도 쉽게 이거다라고 선뜻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청춘소설부터 SF판타지, 연애소설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그녀의 작품세계가 하나의 색깔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 작품도

여러가지 색깔이 흩날리는 코스모스와 같은 작품이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색깔을 고집하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그녀만의 새로움 색깔을 창조하는

그 열정속으로 들어가보자.

 

"세상에 천재란 게 정말 존재하는군요."

신고쿠사이 극장 개관공연에서 세리자와 다이지로의 연극의 극본을 쓰기로 한 가미야.

우연히 그의 눈에 들어온 묘한 소녀! 사사키 아스카! 어린나이 이지만 오랜 무대

경력과 충분한 배우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아즈마 교코! 처음 흉내내기에 능한 그

소녀, 아스카를 만난 가미야는 대학 1학년생, 연극을 처음 시작한 아스카의 첫공연에서

그녀의 천재성을 발견하게 된다. 두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개관공연의 오디션이

펼쳐지고 아스카와 다른 3명의 경쟁자들의 불꽃튀는 연기대결이 펼쳐진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이지만 그 구성속에서 시선을 뗄수가 없다. 천재소녀의 연기에 몰입하는

관객이라도 된듯이 그녀가 펼쳐보이는 신기에 가까운 몰입과 열정에 함께 호흡하게 된다.

대사를 단번에 외우고 그 역할에 몰입하고 상황에 따른 탁월한 연출능력 등 그녀의

연기를 바라보는 소설속 다른이들과 같이 감탄과 탄성을 연발하게 된다. 두번의 오디션,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마지막 선택받게 되는 두명의 여인이 누가 될 것인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턱의 각도, 눈을 뜨는 방식, 시선의 움직임, 눈썹과 입매의 곡선. 이런 사소한

것이 모여 한사람의 표정을 완성한다.                      (P. 233)

하늘에서 뚝 떨어져내린것 같았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소녀 아스카, 소설의 중반을

지나 그녀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가미야가 보고 감탄했던 흉내내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아즈마 교코의 흔들리는 열정도 마지막이 되어

서야 그 실체와 결말이 드러난다. 연극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온다리쿠의 연극에 대한

애정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현장 분위기에 빠져들어 상황 상황을 이해하고

몰입하도록 만드는 작가의 구성이 탁월해 보인다. 두차례에 걸친 오디션 장면에서는

같은 내용을 연기하는 배우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표현하는 작가의 특별한 재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오디션에서 무대에선 두 연기자들의 불꽃튀는 대결,

스릴넘치는 전개가 보는 이의 맘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랑이야기 하나 없으면서도 이렇게 로맨틱하고 대결이나 긴장관계가 아니면서도

독자들을 흥미진진한 몰입의 세계로 이끄는 작품이 또 있을까? 절대 짧지 않은 분량의

작품이지만 역시나 쉽게 읽어버리고야 말았다. 하지만 아직도 온다리쿠만의 작품색깔을

이야기하라고 말한다면 쉽게 어떤색!!이다 라고 말하긴 쉽지 않을것 같다.

앞서말했듯이 이번 작품을 그녀가 가져다놓은 제목과 같이 코스모스의 색깔과 닮았다고

말해야 할것 같다. 아니면 다양한 색이 어우러져있지만 하나같이 선명하게 나눌 수 있는

무지개와 같은 색이라고 말할까?

혹시 다음 이야기가 이어질까? 누구나 꿈꿔온 무대, 그 무대를 밟게 된 두명의 최고

여배우!! 오디션을 통해 서로를 천재라 불렀던 그녀들과 조금더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으면 한다. 갈색의 초콜릿 코스모스에서 또 다른 색깔의 코스모스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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