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스릴러나 액션 르와르 장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 대사가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과 마주 앉아 있다. 방금 아내와 극장에서 보고 온 아주 핫 한 SF영화 '알리타'에서도 그녀의 아빠가 알리타에게 그 누구도 믿지 말라고 말했었다. 26세기에서도 전혀 다르지 않은 현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어쩌면 나 자신조차 이 이야기속에 빠지면 믿을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리는 그런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작품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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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올해 영화로 개봉된다고 전해져 관심을 더해주는 작품이다. 그것도 주인공이 비현실 미남 정우성과 칸의 여왕 전도연의 복귀작이라는 수식이 더해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껏 받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소네 케이스케라는 낯익은 이름의 작가가 눈에 띄기도 하고, 피빛으로 물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라는 제목 역시 한껏 기대감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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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 료스케, 미나 그리고 시노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다시말하면 궁지에 몰린 쥐들의 이야기는 1억엔이 담긴 돈가방으로 부터 시작된다. 잠깐, 궁지에 몰린 그들의 이야기들 들어볼까?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이발소를 날려먹고 사우나에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올해 환갑의 가장 '간지', 치매의 어머니는 매번 사고를 치고, 아내도 슈퍼에서 알바를 하지만 다치게된다. 시집간 딸 역시 돈에 쪼들리는 형편! 그러던 그에게 한 남자의 돈가방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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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생활안전과 형사 료스케! 폭력조직에 돈을 빌려 자신의 여자가 운영하는 업소에 투자를 했다가 여자가 잠적해버리는 바람에 빚더미에 내앉게 된 료스케, 하지만 그녀가 거액의 돈과 함께 다시금 료스케의 앞에 나타나는데... 그리고 평범한 주부 미나!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과 주식투자로 돈을 날리고 빚까지 지게된 주부는 윤락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를 하게 되고 거기서 알게된 남자가 남편을 죽여주겠다고 한다. 남편의 보험금 1억엔. 하지만 그가 죽였다던 남편은 살아있고, 또 다른 유혹이 그녀에게 손짓한다. 그리고 시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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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알 수 없는 거액의 돈가방, 호랑이 문신이 새겨진 의문의 사체, 은밀한 제안, 그리고 모든 것을 뒤엎는 과거... 절망과 욕망이 뒤엉켜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인간의 잔인함의 끝을 보여주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우리에게 호러 장인으로 익숙한 소네 케이스케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2년여전 만났던 '암살자닷컴' 이라는 작품이 그와 마지막이었다. 물론 이번 작품은 2013년 선보엿던 작품의 재출간이지만 처음 만나는 작품이기에 새롭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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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호러의 장인으로 불리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고르게 선보이는 작가 소네 케이스케의 또 다른 면모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등장인물들의 면면이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돋보이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돈에 숨통이 틀여 막혀진, 삶의 마지막에 내몰린 비참하고 절박한 인간들의 군상이 보여주는 참혹한 현실과 처절한 몸부림이 끝을 향해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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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늦었지만 세상을 잘 살아가는 비결을 가르쳐줄게. 절대 남을 신용하지 말 것. 결국 누구든 자신이 제일 소중한 법이거든.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 - P. 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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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국내에서 영화로 개봉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우성, 전도연, 배성우와 최만식 그리고 윤여정과 진경까지... 캐릭터가 살아있는 작품이다보니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이 배우들이 맡게 될 배역 역시 궁금하고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것 같다. 나름 연결되는 캐릭터와 배역들이 머릿속을 떠돌며 흐믓한 상상을 가능케한다. 책속 이야기도 그렇지만 영상으로 그려질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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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돈은 누구의 손에 남겨질 것인가?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반전... 지푸리가라도 잡으려는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에 우리가 몸을 맡겨 갈때 쯤 소네 케이스케가 써내려간 서술트릭의 늪에서 독자들은 또 다시 뒤통수를 어루만지게 된다. 탄탄한 구성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펼치는 섬세한 심리묘사와 처절한 몸부림은 쉽게 책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몰입감과 흡입력을 선물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소네 케이스케의 필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특별한 작품임을 다시한번 실감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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