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리커버 양장본)
아야세 마루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봄, 이 계절 노래가 들려온다....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 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
 


이 계절이면 으레 흥얼거리고, 여기 저기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있다. '벚꽃엔딩!'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으면서도 이 계절이면 또 이 노래가 읊조려진다. 활짝 핀 벚꽃이 바람결에 살랑거리는 그런 이 계절이 오면 말이다. 이 봄은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간지럽힌다. 흔들리는 나뭇가지에서 흥건히 피어오른 벚꽃잎이 꽃 바람을 일이키듯 그리 쉽게 흔들리고 사랑하고 아파하고 좋아하고 미소짓게 된다. 그리고 바로 이 계절에 벚꽃엔딩♬ 처럼 찾아온 책 한 권이 있다.


귀엽게 생긴 시바견 한마리가 마당에 떡 하니 자리잡고 터널을 지나, 벚꽃이 흐드러진 나무 옆을 신칸센이 돌고돌아 내달리는 핑크빛 풍경을 가진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가 바로 그 주인공인다. 지난해 이 작품을 만난건 지금보다 한 보름 정도 지난 시간즈음이었다. 벚꽃잎이 흩날리다 못해 나무가지보다 땅 바닥을 더 하얗게 물들일때 즈음이었던것 같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조금은 더 따뜻한 날씨 덕에 정말로 꽃잎이 흐드러지게 흩날리는 그런 날들에 이 책과 마주한다. 계절과 제목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런 설레임이 가득하다.


일년여만에 독자들을 찾아오면서 책은 옷을 갈아입었다. 그 귀엽던 시바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지금 이 계절을 그려넣은듯 벚꽃만이 정말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온통 핑크빛으로 더욱 은은하게 강렬해진 풍경 사이를 하얀 연기처럼 작은 기차가 꽃길을 내달린다. 정말로 제목과 닮은듯 벚꽃 아래서 기다리지 않으면 안될 그런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다. 처음엔 잘 몰랐지만, 양장인 책의 겉 표지를 살짝 벗겨내면 작년에 만났던 시바견과 벚꽃 기찻길이 그 속에 담겨진 또 다른 표지가 담겨져 있다. 표지를 벗겨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잊고 있던 작은 선물같은 느낌이랄까?





https://blog.naver.com/easlle2/220995607744

 


봄과 기다림, 고향, 신칸센, 마지막으로 사람 그리고 만남 이라는 키워드로 지난해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를 표현했었다. 그리고 그 키워드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하나의 단어로 이야기들이 어우러짐을 알게된다. 그것은 바로 '그리움!'이라는 단어다. 신칸센과 연결된 등장인물들 모두가 누군가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그속에는 그리움의 단어들이 존재한다. 고향도 할머니도 약혼자의 집도 그렇다. 왠지 애틋함과 그리움들이 꽃이라는 소재와 더해져 이야기에 향기를 배어낸다. 목향장미, 탱자, 유채꽃, 백목련, 그리고 벚꽃... 이 꽃들의 빛과 향기를 더해 그리움이 더욱 진하게 퍼져나간다.


아야세 마루에 대해 국내에 알려진 것들을 찾아보니 그리 많지 않음을 알게된다. 책속에서 그려지는 아야세 마루에 대한 표현은 짧기만하다. '마음에 스며드는 듯한 선명한 필체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표현을 통해서 조금은 가녀리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독특한 그녀만의 책속 매력을 느껴볼 수가 있다. 노래로 표현하자면 원 히트 원더(One-hit-wonder)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물론 일본에서는 다수의 작품들이 아야세 마루를 표현하지만 국내에서는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가 유일하지 때문이다. 하지만 벚꽃엔딩처럼 그 계절에 돌아오는 묘한 매력을 책속에서 발견한다.


 

'이 책에선 역시나 희미하게 꽃향기가 난다'  

책 속에 담겨진 '탱자 향기가 풍기다'에서 리츠코가 유키토 집에서 꽃향기가 난다는 표현을 했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그 '집'은 어느새 이 '책'으로 향기를 내어주고 있었다. 그렇게 책속에서 꽃향기가 난다. 오랜 친구를 만나는 일이 즐거운 것처럼, 지난 책을 다시금 손안에 펼친다는 것 또한 커다란 즐거움이다. 새옷을 갈아입었지만, 너무나 하얗게 표백한 듯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푸석해보이는 종이의 질, 얼굴을 가진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더욱 마음에 든다. 내년 봄에도 찾아올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를 기다려본다. 봄바람 휘날리 며~ 흩날리는 벚꽃잎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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