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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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불행한 사람이 있는 이상 내가 행복할 수 없다고 느낄 수는 없을까?
성공이 클수록 행복한 것이 아니라 욕망이 덜 생겨야 행복한 것은 아닐까?
내 재산이 많아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가난한 사람이 덜 생겨야 행복한 것은 아닐까?
큰 세상이 효율성과 같은 단일한 가치로 빌딩을 이루고 있는 반면, 작은 세상은 다양한 가치로 숲을 이룬다. 작은 세상을 추구하자.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과 소통하자. 그리하여 따뜻한 세상이 만들어지고 먼 훗날 내가 그 작은 세상 속에서 위로받을지 누가 알겠는가? (p.90)

<손석희의 질문들>에 나온 문형배님을 보았다. 할말은 하고 하지 못할 말은 딱 그었다. 훈훈한 자리에서도 유연하게. 어쩌면 그가 살아온 모습이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탄핵선고를 연습했다는, 주문이라는 것은 정면을 봐라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그래서 내내 원고를 읽던 그가 마지막에 얼굴을 들고 주문한 것이다. 영상을 다시 보니,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 문구에서 고개를 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인터뷰를 보고 난후, 이 시대의 어른을 이렇게 책으로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1장은 일상, 2장은 독서, 3장은 사법부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 담겨있다.

“착한 사람부터 법을 알자”(p.20)는 대목.

사회에서 힘이 있고 돈이 있는 사람은 세금도 법도 너무 빠삭하게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유용하게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선에서 적절히 이용할 줄 안다.

다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다수라는 것. 아마도 안타까운 마음이었나보다. 그래서 법을 아는 사람에게 착하기를 요구하는게 어려우니, 법을 알아야 한다고. 답답하신 마음에서 하셨겠지.

뒤에도 종종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도 주변에 피해를 본 사람들의 사건을 접하면서 쓰셨겠지 싶다.

법을 아는 것도 상식을 넓히고 힘을 기르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사전에 법을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것만이 넋두리를 줄이는 방법입니다.특히 착한 사람들은… (p.53)

제일 기억에 남는 말은 역시 김장하 선생님 이야기다.

제목에 ‘호의’라는 말이 들어간 것도 어쩌면 그러한 이유 아닐까.

김장하 선생님이 주신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기에, 문형배 재판관님은 그 은혜를 고마워했다. 그래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는데도 공직자가 사는 밥을 먹을 수 없다고 거절하시고. 결국 몇번의 거절 끝에 승낙을 했지만, 그 마저도 7천원짜리 해물탕 한 그릇을 대접했다고.

이런 선순환이 쌓여서 지금의 우리 사회가 있는게 아닐까. 앞으로도 우리가 그러한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오늘의 제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감사드립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내가 아니었어도 자네는 오늘의 자네가 되었을 것이다. 만일 내가 자네를 도운 게 있다면 나에게 감사할 필요는 없다. 나는 사회에서 얻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었을 뿐이니 자네는 내가 아니라 이 사회에 감사해야 한다.” (p.86)

독서일기도 짧았지만 좋았다.

어렸을 때 못 읽었던 책을, 어른이 되어 더 많이 읽었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일하면서 많은 텍스트를 읽고 쓰는데, 그와 동시에 책을 열심히 읽고 기록한 흔적을 보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더 넓히고자 하는 마음 아니었을까 싶다.

그와 동시에 문유석 판사님도 생각났다. <쾌락독서>를 시작으로 여러 책을 내시고, 이제는 각본까지 쓰시는 분. (<미스 함무라비>도 좋았는데, 11월에 <프로보노> 드라마도 나온다!)

이런 분들이 사적으로 남긴 글을 보면 겸손함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생각하게 된다.

배려와 호의가 연결되어 살만한 세상이 되기를.

만족을 얻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욕망을 줄이는 방법과 욕망을 충족하는 기회를 늘리는 방법이다. 전자는 안정적이나 현실에 취약하다. 후자는 강하나 불안하다. 인생은 어쩌면 전자와 후자 사이를 헤매는 건지도 모른다. (p.297,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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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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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큰 빚이 큰 부자를 만드는 진리는 언제나 통한다. 하지만 우리의 빚은 저들의 것과 다르다. 아무에게도 빚지지 않은 사람의 마음은 가난하다. 서로에게 내어준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노트에 눌러쓰고, 그 빚을 기억하며 평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으로 언젠가 세상을 설득할 것이다. (p.280)


도심 곳곳에 말뚝들이 출몰하고, 계엄정국으로 혼잡한 세상.

갑자기 납치를 당하고, 불륜남으로 오해를 받고, 대출알선에 엮이고.

이런 일이 왜 나한테 일어나는지 영문을 모르겠는 장.

그런데 왜 그런 일이 장한테 일어나면 안되는지 묻는다.


옛날 친구 테이가 생각나고,

말뚝이 물고 있던 명함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떠오르고,

누가 누구에게 빚을 졌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말뚝들만 보면 눈물이 나는 장,

사람들은 광장에 모여서 다 같이 눈물을 흘린다.

현실에서는 계엄 이후 탄핵 때 광장에 모여서 노래를 불렀는데,

다 같이 울었다면 어땠을까. 소설은 참 악동같다. 


_ 사람들이 강처럼 흘러 한자리에 모여든 이유는 울기 위해서였다. 우는 사람은 답답하지 않았고, 말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사람들이 모여서 우는 게 정부에겐 비상사태였다. (p.203)


소설을 끝까지 읽고도, 누가 납치를 했는지 모르겠다. 읽다보면 그런건 궁금하지 않다. 마지막에 엘리베이터를 작동시켜 장을 탈출시킨 것과 같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싶다.


어떠한 궁금증은 다른 일들로 인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잊혀진다. 이상하지만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거나, 아무도 반박하지 않는 세상이 소설에서도 펼쳐진다.


지금 우리 세상도 블랙코미디 같기는 마찬가지니까.

왜 그런 일이 일어났지? 싶은 말도 안되는 일들이 그냥 일어나기도 하니까.

랜덤니스.



_ “세상 모든 일이 이유가 있어 일어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건 그냥 사고에요.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세상의 모든 일이고요. 왜 특별히 쟝에게만큼은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p.184)


블랙코미디 같은 소설이다.

8인의 심사위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하는 이유,

읽고나니 알 것 같다.


추천의 말이 와닿는다.


“부채도 자산이라는 말이 이렇게 감동적일 수도 있다. 서로의 마음에 진 빚으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그 빚은 변제되지 않은 채 우리를 인간으로 살게 한다.” - 서영인 문학평론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았던 황당무계한 계엄 정국을 소설로 이기겠다고? 설마? 그런데 이겼다. 현실보다 더 기발한 상상력으로.” - 정지아 소설가


“<말뚝들>은 우리 사회가 그간의 무수한 사회적 재난을 충분히 애도하고 통찰하는 대신 은폐하고 소거하기에 급급해왔음을 겨냥한다.” - 편혜영 소설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홍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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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자 선언 - 99%의 풍요를 위한 자본주의 경제를 열다
요한 노르베리 지음, 김종현 옮김 / 유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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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시장은 본질적으로 협력 기계다. 그리고 이것이 중앙 집권적 시스템보다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이유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의 지식, 재능 그리고 상상력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p.104)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 전쟁을 보고 있자면, 과연 이 끝에는 무엇이 남을지 궁금하다.


폭발적으로 찍어내는 달러는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동성을 증가시킬수록 가격은 상승하고 구매력은 약화된다. 결국 과세보다 더 나쁜 인플레이션이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세계가 다 같이 화폐를 찍어낸다면, 인플레이션은 세계 재앙이 되지 않을까.


트럼프가 자유 무역과 이민을 반대하며 벌이는 현재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_ 정치인과 관료들은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는다. 이는 곧 그들의 기회와 위험을 다루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자신의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창출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굳이 찾아낼 이유도 없다. (p.267)

이 책은 이분법적인 논리구조에서 한쪽 편을 드며 이야기한다. 그래서 온전히 동의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꽤 있다.

1. 자본주의자 vs. 비자본주의자
2. 성장 vs. 재분배
3. 파이키우기 vs. 제로섬
4. 억만장자 vs. 우리
5. 거인들 vs. 도전자들
6. 정부주도 vs. 시장주도
7. 중국 vs. 세계
8. 환경 vs. 성장
9. 자본주의 vs. 인간성


일론 머스크의 추천사를 보면, 특히 4장을 읽어야 한다고 하는데. 4장의 내용은 부자가 노동자를 착취해서 돈을 버는게 아니라, 기업가들의 혁신으로 유익한 형태의 불평등이 있는 것이라는 주장 때문. ㅎㅎ


특히 토마 피케티의 부의 불평등에 대해서 비판하는 대목에서, 전형적인 프랑스 지식인의 모습이라며, 파리를 떠난 적이 거의 없고 가끔 짧은 여행을 다녀온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는 피케티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왜 웃음이 나는지. ㅎㅎ


스웨덴 복지에 눌려 있어서 그런가. 저자는 자본주의를 굉장히 외치는데.독자로서는 그 밸런스가 너무 치우친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어쨌든 양대 의견을 사이에 두고, 책을 읽다 보니, 내 생각과 가치관을 오히려 정립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어쨌든 전체적인 내용은 정말 '자본주의자 선언'이라는 제목과 딱 맞기는 하다.


생각보다 휘리릭 읽혔던 책이다.


#유노북스 #일론머스크 #책추천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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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걸
해리엇 워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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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관계는 사랑으로 만들고 거기에 의리를 입힌 유대감인 터라 불가피한 분노와 질투를 견뎌내지 못한다. 충성심이 사라지고 헌신이 침식되면 질투와 비난이 물처럼 스며들어 부패하게 된다. (p.133)


가제본에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떠올리게 한다고 쓰여있는데. 나는 왜 옛날 옛적 <가십걸>이 떠오르는지…


패션 에디터 마고는 육아휴직에 들어간다. 제일 친한 친구 위니와 관계가 틀어진 것도 신경쓰이는데, 후임으로 들어온 매기까지 거슬린다.

소설 속 여자들의 심리전이 흥미롭다.

관계에 있어서 양가적인 마음이란…
도와줘서 고맙지만 한편으로 질투가 나고,
안부가 궁금하지만 심기를 거스를까 연락을 안하고,
사실대로 말하고 싶지만 못난 사람으로 비춰질까봐 참는.

소설이나 미드나,
이런 여자들의 복잡미묘한 심리전이 큰 재미다.

그래서 이 소설도 한 번 책장을 열고 멈출 수 없었다.

마고, 매기, 위니의 관점에서.
모두 자기 이야기를 서술하는데, 어쩜 이렇게 다르지 싶다.

그 누구도 악녀는 없다.
상상하는 마음 속에서 악녀는 만들어질 뿐이다.

마지막에 약간 허술하게 일이 풀려서 아쉬웠지만,
끝까지 심장 쫄깃하게 잘 읽은 소설이다.

드라마 한 편 본것 같은 소설.
이럴 때 그런 말을 쓰는거겠지.

넷플릭스 왜 보나. ㅎㅎ

_ 슬픔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람을 보는 것은 그의 알몸을 보는 셈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살갗이 벚겨진 채 혈관과 장기가 다 드러난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 후에는 힘의 불균형이 일어나 그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 더 큰 힘을 갖게 된다. 거기서 다시 올라오려면 시간이 걸린다. 예전처럼 무슨 차를 마실지 또는 날씨가 어떤지 또는 마음의 상처가 치유됐는지 묻기까지도 시간이 걸린다.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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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
터너 더크워스.자일스 링우드 지음, 정상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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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

_ 세상에 출시된 최종 결과물은 마치 필연적인 결과인 듯 보이곤 하지만, 교묘히 숨겨지는 사실이 있다.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꼬이고 변형되며 간신히 생존한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가 수도 없다. 그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다. (p.23)

무엇이든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제품이든 서비스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_ 나는 디자인(작업과 나의 팀)이 성공하려면 권력을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내가 가장 큰 부서를 운영하거나 가장 많은 예산을 쥐거나, 가장 방대한 영향력과 가장 큰 목소리로 명령을 내릴 수는 없을 것이기에. (p.29)

디자인이 갖는 힘은 대단하다.
가장 처음 고객이 마주하는 것도 디자인이다.

첫인상이 제일 중요하다는걸 알면서도,
회사에서 UI/UX에 돈 쓰는것은 인색하다.

그래서 그런 디자인을 잘 하는 회사를 늘 부러워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국 리더가 디자인에 조예가 깊거나 중시하거나,
아무튼 가장 큰 힘을 쥔 자가 그만큼의 관심이 있는 경우였다.

디자인이 성공하려면 권력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
무엇이든 안 그럴까.

_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 로고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강아지도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말하자면 이런 대답이었다. ‘필요하면 조사를 진행해도 되지만 a)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고, b) 우리가 옳다고 확신하는 것을 다른 사람의 의견 때문에 바꾸지는 말자.’ (p.41)

여기서 그는 제프 베이조스다.
확고한 결정. 유능한 리더의 모습.

이제서야 알았다. 아마존의 로고가 의미하는 바를.
나는 그냥 스마일 표시인 줄 알았는데,
화살표는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마존 로고가 터너 더크워스의 작품이라는 것,
아마존 디자인 요청서는 딱 한 장 짜리였다고 한다.

회사는 고객 서비스에 최대한 집중한다.
비전은 궁극적으로 모든 것을 판매한다.

이 두가지 요청에 그들은 세가지 디자인을 들고 갔는데,
첫번째 회의에서 지금의 로고가 나왔다고.

터너 더크워스의 명성에 맞게 생각할 거리들이 많았다.
공유하고 싶은 문구도 많고.

브랜딩이나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추천한다.

_ 아름다움에 대한 가장 나쁜 오해는 ‘아름다움이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렸다’는 생각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무언가를 아름답게 만들려는 욕망은 애초에 성립할 수가 없다. 모두 제각각으로 판단해 버릴 테니까. (중략) 아름다움의 반대는 추함이 아니라 무심함이다. 대부분의 추함은 추해 보이기 위한 의도에서가 아니라 신경을 쓰지 않아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p.131)

_ 직감은 그 생각에 공감해 줄 사람을 찾았을 때에야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p.159)

_ 비창작자에게 창작 과정은 마치 새가 둥지를 짓는 것처럼 보인다. 새들은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날지 않는다. 새들은 둥지에 계속해서 나뭇가지와 잎을 더한다. 다 완성된 것 같은데도, 또다시 날아가 별 용도도 없어 보이는 나뭇가지를 또 가져온다. 둥지에서 가지를 몇 개 빼서 버리곤 한참 쉬러 갔다가, 나중에 돌아와 분주하게 이리저리 오가기도 한다. 새들의 움직임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무작위이어서, 체계 없는 광기처럼 보인다. 그러다 갑자기, 완성된다. 바람과 비와 천적들을 견뎌 내는 자연적 기계 공학의 경이로운 걸작이 말이다. 둥지를 만드는 일처럼 창작 과정도 정신없이 흩어져 있고 비선형적이다. (p.252)

#을유문화사 #터너더크워스 #자일스링우드 #정상희옮김 #브랜딩 #디자인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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