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세계 기록 2025
기네스 세계기록 지음, 김미선 옮김 / 비룡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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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세계기록이 올해 70주년이라고 한다.
영국의 형제 로스와 노리스 맥위터가 시작한 그 기록들. 매년 누군가는 새롭게 기록을 갱신하고, 또 누군가는 전혀 색다른 분야에서 기록을 더하며 70년이 흐른 것이다. 기록이 쌓이면 역사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러한 결과물이다.

이런 일도 있어? 싶은 기록들이 책 여기저기에 실려있다. 숫자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첫째는 이 책을 받자마자, 자신이 어떤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훑어본다.

책에는 16세 이하 기록이 있는데, 그 페이지엔 기네스 세계기록에 도전하고 싶다면, QR코드를 스캔해서 찾아보라고 나온다. 아이는 책을 볼 때마다 그 QR코드를 스캔해서 자신은 어떤 종목에 출전할지 곰곰히 생각한다. (정말 진지하게;;;)


이 책을 보면 세상이 이렇게 다양하구나 싶다. 온갖 분야에서 기록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 무모하다 싶은 사람들. 그러나 이 또한 인간이기에 이러한 일들을 하는게 아닐까 싶다.

내게는 무모해보이는 일이, 아이에게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볼 수 있는 일이라는 것. 그래서 아이들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니, 어떤 사고에 갇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을 뽑아서 아이에게 써보라고 했다.

아이는 이탈리아 줄타기 곡예사가 불붙은 채로 20미터 줄을 14.34초에 건넌 사람과 역대 가장 비싼 그림인 살바르토 문디, 1500년 경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인데 심지어 복제품이라 추측되는 이 작품이 무려 6,228억원. 이렇게 두개를 뽑았다. 제일 기록을 깨기 어려운 것 같다나.

자신은 훌라후프를 잘 하는데, 기록을 세워보겠다고. 오후에 훌라후프를 가지고 나가서 연습하겠다고 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어떤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하는, 이런 책도 아이에게 보여주기 좋은 것 같다.



"우린 다 달라." "난 이런걸 잘해." "왜 꼭 그래야만 해?"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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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개정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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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수한 신들이 연출하는 드라마는 뒷날 인간세상에서 그대로 되풀이된다. 신화를 아는 일은 인간을 미리 아는 일이다. 신화가 인간 이해의 열쇠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p.112)


다양한 신의 군상만큼이나,
인간의 삶은 복잡하다.


사랑, 질투, 분노, 인내, 희망, 탐욕 등
인간의 변화무쌍한 생각과 감정을 물론,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능까지도.


그 중에서도 질투와 시기, 사랑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


1. 파리스와 헬레나
신들의 여왕 헤라, 지혜의 여신 아테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글귀가 쓰여진 사과 한 알을 놓고 싸우다 청년 파리스에게 사과 주인을 셋 중에서 고르게 했다. 파리스는 어마어마한 재물과 권력, 지혜도 마다하고, 아름다운 아내를 택했다. 그 결과 파리스는 아름다운 헬레네를 만났지만, 이는 전쟁의 씨앗이 되어 트로이는 불바다가 된다.


자본주의 세상이라면 재물과 권력, 명예를 주겠다는 헤라를 선택했을까? 내 생각에는, 여전히 아름다운 아내를 택했을 것 같다. ㅎㅎ 시대를 불변하고 인간이 아름다움에 대해 갖는 마음은 한결같기 때문에. 아름다워지기 위해, 젊음을 보존하기 위해, 미용산업과 의료산업의 규모가 커진 것은 인간의 본능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신화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참으로 많이 나온다. 이 여인들이 없었다면 절반의 이야기는 사라졌겠지 싶다. 사랑에 빠지고, 질투에 눈이 멀고, 유혹을 못 참고, 후회하고.


2. 에로스와 프쉬케
아프로디테의 질투로 에로스는 프쉬케에게 화살을 쏘지만, 도리어 에로스가 프쉬케를 사랑하게 되고, 프쉬케를 시기한 언니들의 꾐에 넘어간 그녀는 다시 시련을 겪지만, 끝내 에로스와 연이 맺어진다.



주위의 시샘과 질투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평온한 삶에 균열이 생기는 등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파생된다. 우리 일상도 마찬가지다. 신들도 그러한데 인간은 더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본능에 충실한 거라고, 오히려 성인군자 같은 사람이 이상한 것 아니겠냐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과 달리, 인간은 영원히 살지 않는다. 유한한 인간의 삶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해본다.


5권의 책 중에 그 시작인 이 책은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라는 부제를 갖는다. 신발, 사랑, 나무, 노래, 술, 기억 등 각각의 테마별로 신화 이야기를 꺼내 들려준다. 이야기에 얽힌 그림과 실제 영감이 되었을 그리스, 또는 신들을 표현한 조각상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글만 읽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이해를 돕는다.


인간의 상상력이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신화는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되어 우리에게 또 다른 기쁨을 선사한다. 이렇게 돌고 도는 이야기의 원천, 한 번쯤 읽어보면서 나만의 감상을 더하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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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대만사 수업 -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400년 대만의 역사 드디어 시리즈 2
우이룽 지음, 박소정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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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대만은 앞으로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대만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p.223)


2023년 기준 대만 수교국은 13개국,
중국은 181개국, 우리나라는 191개국이다.
200개 가까운 주권 국가가 있는데,
특이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하늘 아래 두 개의 중국은 없다는 기조.
1971년 중국이 유엔에 가입하면서,
그와 동시에 대만은 탈퇴를 선택한다.


중국이 '중국 대표'로 자리잡게 되고,
대만은 중국 공산당을 또 하나의 중국으로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미국이 제안한 공동 대표를 부인하고 자진 탈퇴한다.
이후 대만의 수교국들이 단교를 선언한다.


우리나라도 92년 중국과 공식 수교를 발표하면서
대만과의 수교는 끝이 난다.


대만의 역사를 살펴보면,
오늘날 대만이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
더군다나 TSMC를 전세계에 알리고
잘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나라와도
비슷한 면이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일본 최초의 식민지가 대만이었다는 것도
슬프지만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
대만인을 일본인으로 동화하려는 정책,
일본의 식민 사업은 여전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청나라 입장에서는
대만이 나라 변방에 있는 섬에 불과했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아마 이때부터가 시작이 아니었을까.
중국과 대만의 거리감은...


책과는 별개로,
내가 느낀 대만은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나라간 외교에서 중국과 거리감은 있을지언정,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대만인도 중국인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개인과 사회는 다른 것이겠지만.


아무튼 대만에 대한 역사를 알았으니,
다시 대만 여행을 가고 싶다.
새롭게 보이는게, 느껴지는게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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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타르트를 찾아라! 비둘기 탐정단 1
크리스티 커런-바우어 지음, 이계순 옮김 / 씨드북(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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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마다 좋아하는 책이 다르다.
어른처럼 아이도 편독을 하는데,
부모의 욕심으로는 다양한 책을 들이밀게 된다.

정보성 글을 좋아하는 첫째에게,
이야기글을 많이 읽히고 싶었고,
그런 이유로 추리 책에 도전해보았다.

추리 소설이 처음인 초1인데,
그동안에는 추리 소설을 몇 페이지
보다가 접었고 관심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없어진 타르트의 범인을 찾는 내용으로,
열심히 수사를 해서 단서를 포착하고
실마리를 풀어나가는데,
굉장히 집중해서 읽었다.

알리바이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 무슨 뜻인지,
다 읽은 후 자기가 놓친 단서는 무엇인지
되짚어보며 수차례 읽었다.

이 정도의 글밥과 그림이 초등 저학년에게
딱 맞는게 아닐까 깨달았고,
내가 그동안 추천한 추리책은 수준에
안 맞았던 것으로 결론지었다.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독후활동을 하였다.
순서를 나누어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이가 무엇을 이해했는지,
어떤 엉뚱한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언제쯤 범인을 알아차렸는지
나와 아이는 서로 알아차린 단서를 비교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아이의 경우 정보성글을 주로 읽어서인지,
이러한 이야기글의 인물, 배경, 사건을 파악해서
순서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어려워했다.

다양한 책을 읽어야할 이유이면서,
어떻게 넛지를 줄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비둘기탐정단 시리즈가 계속 이어져 나왔으면 한다. 귀여운 캐릭터는 물론, 계속해서 들추어보게 되는 책이다. 참고로 맨 뒤에 아이가 궁금해하는 단어 뜻 설명이 나와있어서 보기에 편했다.

물론 초저학년에게는 이 설명도 어려운 편이라 어른이 풀어서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다.
나 역시 알리바이에 대한 설명을 한참 했다.

타르트의 단서를 따라가다가 범인을 발견하고선 앞뒤 책을 뒤적뒤적이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초등학생이 읽기 좋은 그림책이다.

#사라진타르트를찾아라 #탐정그림책
#씨드북 #씨드북신간 #초등학생 #읽기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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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
박애희 지음 / 북파머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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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부모를 잃는다는 것은, 칭찬과 보살핌을 바라며 응석을 부리던 아이의 마음을 보내고 누군가 없이도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키는 법을 다시 한번 깨우치는 일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나는 홀로서기의 시간을 통해 어른다운 어른으로, 한 사람의 엄마로, 오늘도 성장하는 중이다. (p.277)


지난주 화요일 엄마에게 sos를 쳤다.
남편의 저녁미팅과 나의 야근, 그리고 대학원 일정까지. 시부모님의 서포트가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엄마만큼은 아니었다. 엄마는 수요일 통영에서 올라오셨다. 한 일주일만큼은 나와 남편 모두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는 한주가 된다.


엄마는 늘 그런 존재였다. 우리집 대소사를 다 책임졌고, 지금도 내가 힘들다고 하면 모든 일을 다 제쳐두고 도와주는, 원더우먼 같은 사람. 칠순을 코앞에 두고도 어디 아픈데 없는지 물어보는 사람.


책을 읽는 내내 반성했다. 엄마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잊고 살았다. 그리고 마음은 왜 이렇게 표현하기 힘든지. 아이에게는 마음을 솔직하게 꺼내보이라고 하면서, 정작 나 자신은 왜 그렇게 못하는건지. 사람은 이중적이다.


_ 엄마도 나도 차마 서로에게 할 수 없던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안다. (p.163)


엄마는 걱정이 많다. 40키로의 앙상한 뼈만 남은 엄마는 사소한 것에도 밤잠을 설친다. 그래서 나는 걱정할만한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 않는다. 아이들이 감기만 걸려도, 괜찮은지 꼬박 연락하는 엄마에게, 나는 누가 아프거나 힘든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신기하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빼고나면, 할 이야기가 없어진다. 첫째가 쓰는 일기처럼, 무엇 무엇을 했고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는 어른인 내게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엄마 잘 지내지? 하는 상투적인 물음 외에 말이 없어진다.


그래서 요즘은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가 더 많다. 지방으로 이사간지 1년이 된 지금, 새로 사귄 친구들과 여행을 하고, 지역축제를 다니고. 요즘 말로 인싸인 우리 엄마는, 연고가 없는 동네에 가서도 여전히 인기가 많았다. 카톡 프로필 사진이 수시로 바뀌는 것을 보며, 엄마가 잘 계신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엄마가 집에 오시면, 살뜰히 말을 붙여야 하는데, 그저 또 먹고 싶은 음식만 주문하다가 일주일이 지나간다. 못난 딸의 소통방식이다.


그리고 엄마는 아이들 돌보기가 바쁘다. 딸 대신 손녀딸의 응석을 받아주고, 예쁘게 꾸며주고 사진도 많이 찍는다. 그렇게 찍은 사진을 내게 보내준다. 엄마가 다녀간 그 주에는 딸아이의 사진이 쏟아진다. 이제 쉴만한 나이에 손주녀석들을 돌보는 엄마의 고단한 하루는, 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감내하는 여전한 엄마의 모습이다. 엄마 미안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엄마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다.
고마워. 그리고 늘 미안해.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는 책. 새벽에 이 책을 읽고나면, 엄마한테 그 날만큼은 좀 더 다정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세상 모든 엄마와 딸의 존재가 이럴까 싶다.


_ 인생의 페이지가 한 장씩 줄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릴 때면, 일상을 되도록 섬세하고 소중하게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그래야 언젠가 내가 사랑한 당신들이 끝까지 사랑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테니.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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