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 데미안

책을 보고 가슴 떨리는 감동을 받은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난 주저함없이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을 꼽는다.

아주 오래전 처음 데미안을 접했을때가 십대의 마지막 시기였던것 같다.

그때 이 책이 내게 준 영향은 참으로 컷다.

얽매어 있는 모든것으로부터의 자유...

표출되니 못하는 억압된 마음...

그 어둡고 단단하게 쌓여있던 시기를 벗어날수 있도록 도와준것이

이 책이 아니었나 싶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이 말은 짧으면서도 그 시기에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스스로 에밀 싱클레어가 되어 데미안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착하고 성실해야만 하는 현실의 답답함에서 양면성의 모습,

선과 악의 본질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던 데미안은 커다란 매력일수 밖에 없었다...

차마 내가 표시낼수 없었던 그 모습들,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데미안이 가르켜

주었던 시기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시기

오빠와 둘이서 살면서 내 삶을 개척해야 했던 시기

겉으로 표현되지 못하고 속으로 삭혀야 했던 사춘기

혼자밖에 없다는 고독감, 외로움....

죽음의 유혹에 젖어들었던 시기......

사람을 좋아하면서 쉽게 믿지 못했던 그 시기에

이 책는 나에게 사람을 믿어보라고 가르켜 주었던것 같다.

딱딱한 껍질를 벗어버리고 아파도 부딪쳐 보라고

넘어져 다치면 다시 일어나면 되고 빈털털이가 되면 다시

벌면되고 죽음보다는 삶이 그래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만들어주었다....

난 처음으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나의 데미안을 만나고 싶았다.

데미안를 만나 사랑도 하고 아파도 해보고

한번 버렸던 세상 다시 한번 살아보자!

그렇게 난 알을 깨고 작은 세계를 부시고

넒은 세상을 가슴에 안았다...

힘들고 지치는 시기도 있었지만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고

가족을 얻었고 친구를 얻었다......

 

지금

 

난 행복하다고 감히 말할수 있다...

내가 귀하게 얻는 내 삶을 내 사랑을 난 이렇게 지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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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1-1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데미안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도서관에서 빌려 등하교 버스안에서 어지러이 보았던 세로줄의 데미안.
뭐라고 표현하긴 힘들었지만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방황기에 나의 길을 같이 걸었던것 같군요.
새와 알에 대한 표현은 지금도 가슴 한구석에 묻고 살고 있습니다.
용기가 필요할때마다 되뇌어보는 글귀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