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창세기 - 사회들의 기원에 대하여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김성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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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창세기

에드워드 윌슨 사이언스북스

 

''현대의 찰스 다윈으로 칭송되는 대표적 사회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은 두 번의 퓰리처상과 하버드대 교수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그는 개미의 페르몬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동물들의 사회구조에 매료되어 인간의 사회 행동을 동물들의 그것과 동일한 시각에서 분석했다그의 이론은 세계의 반발과 주목을 동시에 받았으며 이 책 새로운 창세기』 는 그의 '진사회성'에 대한 연구와 통찰을 응축해 놓았기에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책은 깊고 어려운 주제와는 달리 가볍고 부담없는 분량이기에 매력적이다이 책의 정수는 아마도 통찰과 응축용이함일 것이다또한 단 한 가지 질문 '진화성의 기원은 어디일까'? 만 기억하면 되기에 독자의 집중을 잃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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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은 1975년 '사회생물학새로운 종합이라는 책에서 인간 행동은 유전자 선택으로 결정되며 인간이 이룩한 학문적 성과문화역사 등도 동물의 사회적 행동과 다를바 없다는 논리를 펴 학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윌슨의 이론을 지지했던 이는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다도킨스와 마찬가지로 윌슨도 '우생학'을 두둔하는 학자처럼 보였을 것이고그로 인해 많은 논란과 부정적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유전자 선택 이론을 펼쳤던 그는 후에 자신의 이론과 상반되 이론을 펼치며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한다윌슨의 유연함과 대범함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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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회성'이란 두 세대 이상 구성원이 함께 살면서 협동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그가 집중했던 진사회성의 특성을 지닌 동물은 개미꿀벌인간 등 일부에 불과하다하지만 이들 중 현재 지구에서 가장 막강한 무리인 인류는 지구에 처음 등장했던 시대에 비해 정복자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에 대해 윌슨은 인간이 지닌 진사회성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진사회성를 바탕으로 한 상호 작용 능력이 인간의 두뇌와 지능을 진화시켜 지금처럼 인류가 발전한 것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인간은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윌슨의 이론대로라면 몇몇의 이기주의는 이타성을 지닌 집단에 의해 힘을 잃을 수도 있다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음에 씁쓸하다그만큼 우리의 사회가 이타성보다 이기성이 많은 힘을 발휘하기 때문일 것이다또한 그의 이론 '진사회성'은 조금만 비켜 바라보면 대의를 위해 소수의 개인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혹은 소수의 개인에게 힘이 집중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하는 듯도 해서 위험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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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인이 된 에드워드 윌슨이 던진 질문과 이론들이 후대의 학자들에게 여전히 논의가 된다는 것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 질문이기 때문일 것이다또한 옮긴이의 말처럼 그가 없어도 그가 제시한 주제는 여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는 것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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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6
문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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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영 ㅣ 현대문학 ㅣ PIN046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후 고래는 대중에게 특별한 동물이 되었다그래서 일까? 5개의 챕터로 구성되었으며 각 챕터마다 중심인물과 시점이 바뀌는 이 작품 의 인물들이 '고래'와 관련된 기억과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고래가 무얼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런데 작품 표지의 동물은 고래가 아니라 자신의 꼬리를 물기위해 빙빙 돌고 있는 듯한 ''이라니 요상하다게다가 물기를 가득 머금고 뚝뚝 흘리고 있는 모습과 웃는 듯한 표정은 기괴하기도 하다.


 

작은 어촌마을이 고향인 '지원'은 서먹하게 지내던 아버지가 돌아신 후 장례를 치르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하지만 여전히 이곳은 그녀에게는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누군가에게는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공간인 이곳에서엄마를 도와 모텔과 호프집을 운영하는 지원의 어릴 적 친구 '주미'는 여전히 그리고 계속 이곳에 머물러 있다주미가 운영하는 모텔에 장기 투숙 중인 '재인'은 하와이에서 왔다그녀가 묵고 있는 401호는 서핑을 좋아했던 그녀의 애인 P가 목을 매 자살한 공간이다재인의 한 끼를 매일 해결해주는 모텔 앞 포장마차 주인 '영식'은 아픔으로 생긴 무기력을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영식의 룸메트가 된 외국인 노동자 '쑤언'은 조업을 나갔다 홀로 '고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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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이 작품은 작은 어촌 마을의 모텔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다섯 명의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그들은 모두 각자 자신만의 상처가 있으나모두 서로의 상처를 묻지도어설프게 위로하지도 않는다하지만 그들 각자가 서로에게 행하는 조용하지만 힘이 되는 '다정한 침묵' (p.103) 은 아프고 외로우며 힘겨운 각자에게 불편하지 않게 위로를 준다.

 

그냥 함께 조용히 울어주고같이 밥을 먹고잠들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위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그러면서 난 어땠는지도 되돌아 본다상대의 슬픔에 전이 되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위로를 가장한 충고로 상처주었던 내가 떠올려지며 후회된다난 상대가 아닌 위로하고 있는 나에게 충실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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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돌돌 말린 뱀처럼 우리는 서로서로 사소하거나 중요한 부분이들이 연결되어 있다그렇기에 관계 안에서 상처 받고상처를 주기도 한다상처는 직접적이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의식하지 못하는 나의 말과 행동상황에서 비롯되기도 한다그렇다고 관계에 대해 겁내하거나 그만 둘 수는 없을 것이다재인의 애인 P가 말한 서핑 용어 '처럼 서핑을 하면 딩이 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pp.85-86) 상처가 난 것보다 내가 누군가와 그럼에도 관계하고 있으며 관계로 인해 치유되고 있음이 중요하다.

 

▶ 출판사 현대문학으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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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사랑 나쁜 사랑 3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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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사랑

엘레네 페란테 ㅣ 한길사

 

강경수 작가의 그림책 중에 [엄마]라는 작품이 있다. '엄마'라는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그림책인데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에 의해서 단어의 느낌이 달라진다. '엄마'라는 존재는 모든 개인에게 있어 다층적으로 기억된다그런 중요한 존재가 엄마로써의 자신과사회 속 여성으로써의 자신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이 작품 잃어버린 사랑은 보여준다.

 

갈등하고 고민하는 엄마 '레다'의 모습은 '갈등'하고 '고민하기에 나에게는 더 인간적이다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누군가를 책임지고 양육하기에 고민하고책임져야 하는 대상이 타인이기에 참을 수 없어하는 자신의 모습에 '갈등한다나또한 그러했다.

성인이 되어 독립하게 된 딸들로 인해 홀로 휴양지를 찾게 된 레다는 그곳에서 니나라는 아름다운 젊은 엄마에게 시선을 빼앗긴다레다는 니나와 그녀의 딸 엘레나가 인형 놀이하는 광경을 보며 어린 시절의 자신의 두 딸과 자신그리고 자신의 엄마를 떠올린다왁자지껄한 나폴리 가족의 일원인 니나와 그녀의 딸 엘레나의 사랑스러운 관계는 엘레나의 인형 '나니'가 사라지며 틈이 생기고니나는 홀로 휴양지를 즐기는 듯한 레다를 동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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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머물며 책을 읽는 척 했지만 사실 레다는 대가족 속에서 평온해 보이는 젊은 엄마 니나를 바라보며 부러움을 느낀다.(p.25) 니나는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웠으며어머니로서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의 모습 까지도 여유롭고 특별해 보였다그런 엄마로써의 안정적인 니나의 모습을 보며 레다는 자신과 형제들에게 고함을 지르며 떠나버리겠다고 위협만하고 단 한번도 떠난 적 없던 엄마(p.29)와 자식을 불안의 근원으로 여기며 책임져야함을 부담스러워했던(p.69)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자신이 자신의 엄마에게 받았던 상처로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힘겨워하듯 자신의 딸들에게 자신이 준혹은 주었을지도 모르는 다양한 상처들을 생각하면 또다시 레다는 힘겹다.

 

레다는 자식을 불안의 근원이라 말한다.(p.67) 불안은 인간을 약하게도 만들지만또한 인간을 보호해주기도 한다불안하기에 더 조심하고노력하고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레다의 말처럼 자식은 여러모로 부모를 피폐하게 만드는 불안의 대상이다너무 사랑해서너무 버거워서너무 타인이라서 말이다그런데 그 불안의 요소를 잔뜩 지닌 자식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결과는 온전히 부모의 책임이기에 부담은 사라지지 않는다그래서 언제나 딸들을 부담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젊은 날의 자신과는 다르게 니나가 세심하고 부드러우며 게다가 평온해보이기 까지 해서 레다는 그녀가 부럽다 못해 밉기도 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된 여성들은 알았을까엄마가 이리도 어렵고 힘겨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걸특히나 무언가를 잘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힘겹다나에게는 '책임감이라는 것이 엄마로써 가장 힘들었다내가 하는 모든 행동과 선택이 한 아이의 인생에 끼치게 될 영향을 생각하면 두려웠다그리고 그 두려움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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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마지막 문장으로 끝나는 작품이다마지막 문장 "엄마는 죽었지만 잘 지낸단다." 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보았다레다는 이제 '엄마라는 책임감으로 불안 가득했던 과거의 자신을 떠나보낸다그러므로 지금의 레다는 엄마가 아닌 모습으로 잘 지낼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왜 한국 제목은 '잃어버린 사랑이 된 것일까원제는 ' The Lost Daughter' 인데 왜 ''이 '사랑'으로 바뀐 것인지 궁금하다.

 

▶ 네이버카페 영화제다니는 사람들을 통해 출판사 한길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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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창세기 - 사회들의 기원에 대하여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김성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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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의 기원을 찾는다...모여서 쑥덕이고, 싸우고, 시기하고, 함께 하는 우리들 행동을 논리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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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닮았다 -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사이언스 클래식 39
칼 짐머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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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클래식 시리즈는 도전은 어렵지만, 도전 후 많은 걸 깨닫게 해주는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유전은 사회 안에서 많은 논란을 야기시킬 수 있는 요소이기에 이 책이 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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