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브이 안전가옥 오리지널 23
박서련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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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이라는 서점 예스24의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 오은 시인과 황정은 작가가 번갈아 진행한다. 이곳에서 황정은 작가의 진행으로 박서련 작가의 작품을 접했고, 작가님과 작가님의 독특한 작품들에 관심을 가졌었다. 관심만 가졌지 제대로 읽지는 못했었더랬는데 드뎌 읽게 되었다.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을 좋아하는 작가의 개인 취향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본다. '프로젝트 브이'는 돔을 열고 나오는 저 옛날의 '로보트 태권 브이'를 연상시킨다. 거기에 페미니적 주제를 넣는 것도 박서련 작가의 시그니처 취향인 듯 하다.

처음 부분을 읽으며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인 거대 로봇의 파일럿을 공개 모집하면서 왜 '여자'를 배제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그것에 대해 전전긍긍하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시대에 과연 정말 여성을 배제한 모집 공고가 가능한 것일까? 너무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느껴져 남자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우람이가 멋지게 느껴지기 보다는 안쓰럽게 느껴졌다.

자아를 가진 AI 라는 설정도,게다가 사이코패스적 성향으로 인간을 위협할 수 있는 거대로봇, 파일럿을 찾기 위한 서바이벌까지 재미요소는 곳곳에 많으나 조금 더 다듬어졌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박서련 작가의 또다른 작품도 읽어보아야겠다. 한 권 더 읽어보고 꼬리를 무는 독서가 될 지, 이제 그만을 외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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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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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코미디라..게다가 악마같은 플롯이라니~ 뭔지 굉장히 대단하게 느껴지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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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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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ㅣ 문학동네

 

우리는 모두 가치관이 다르고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관대하며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그런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이 책 트러스트는 영리하게 보여주고 있다. 20세기 초뉴욕의 월 스트리를 배경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앤드루 베벌과 '밀드레드 베벌부부에 대한 네 명의 서로 다른 시선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버벨 부부에 대해 소설자서전회고록일기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점도 독특하다이는 화자따라서술방식에 따라 독자에게 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하며우리가 무언가를 판단할 때 얼마나 자기중심적이며 협소한지 생각해 보게도 한다.

  
 

네 개의 챕터 중 첫 번째 챕터는 [채권]이라는 제목의 소설이다소설에 등장하는 벤저민 래스크는 앤드루를 표현한 것이며그의 부인 헬렌은 밀드레드를 투영하고 있다소설에서 다루는 두 부부는 신비롭지만비극적이다벤저민은 고립적이며 투자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인물로그의 아내 헬렌은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하며 예술적 재능을 가졌으나 광기로 삶을 마감하는 인물로 그려진다우리가 문학 속 인물을 실제로 받아들일 때 생기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소설 속 인물은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허구의 인물이다인물은 그들을 만들어 낸 작가의 영역이다실제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두 번째 챕터는 [나의 인생]이라는 제목의 미완성 자서전이다앤드루가 본인의 삶을 '소설'이 왜곡했다고 분개하며 직접 자신의 삶을 조명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써내려간 글들이다작위적이고 '소설'과 상반된 분위기를 풍긴다그는 자신의 행동을 업적으로 포장하고밀드레드가 전형적이며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보여지길 희망한다자서전 속 인물들도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대부분의 인간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허물은 덮고 합리화 하며성취는 뽐내고 포장한다그렇다면 과연 자서전 속 앤드루의 모습과 앤드루가 서술하는 밀드레드의 모습은 진실일지 의심스럽다.

 

세 번째 챕터는 가장 흥미롭다앤드루가 자신의 자서전을 위해 고용했던 여성 '아이다'의 회고록이다그녀는 돈의 위력과 각자의 이익을 위해 남성들에 의해 왜곡되어지는 한 여성의 삶에 대해 분개한다또한 창작자로서의 다양한 혼란과 어려움을 표현한다세 번째 챕터는 이 책의 작가 '에르난 디아스의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마지막 챕터는 여러 사람에 의해 서로 다르게 표현되고받아들여진 밀드레드의 병상 일기이며 반전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트러스트는 인간 본성돈의 습성자본의 폭력성이상과 현실페미니즘창작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이다독서모임에서 깊은 토론을 나누기 좋은 작품이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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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이는 물결 - 작가, 독자, 상상력에 대하여
어슐러 K. 르 귄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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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이는 물결

_작가,독자,상상력에 대하여

어슐러K.르 귄 ㅣ 현대문학

 

SF-판타지 문학의 세계적인 거장 어슐러K.르 귄이 1988년부터 2003년까지 15년간 문예지 등에 발표해온 에세이문학 작품집의 해설과 서문 및 글쓰기 워크숍 강연 원고 등을 엮은 마음에 이는 물결은 독특하고방대하며예술적이다내가 생각하는 '예술적'이라함은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이다문장마다 그녀가 사물을 바라보고사유하는 시선이 남다름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인 문제들], [독서], [토론과 의견], [글쓰기에 관하여라는 큰 주제를 중심으로 작은 가지를 뻗어나가며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힘있는 목소리로 펼쳐내고 있다모든 챕터가 흥미롭고 쉽게 읽힌다고 볼 수는 없다하지만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을 만큼 신선하고또 어떤 챕터는 너무나 재미있고공감이 간다그건 그만큼 여러 소재와 주제를 다루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또한 판타지 문학의 대가임을 증명하듯 독특하고 기발한 방식의 표현들과 사유를 만날 수 있다.

 


[나를 소개하기챕터에서 그녀는 자신을 '남자'라고 말한다왜냐하면 오랜 시간 '여자'는 전혀 없었으며 여자는 최근에 만들어진 존재이고자신은 여자가 만들어지기 수 십년 전에 생겨났다고 한다또한 여자의 개념은 전혀 유통되지 못하였기에 사람은 곧 남자였고대명사는 남자의 것 하나뿐이었으며 그러니 본인도 남자라고 '그녀는말한다. (p.14) 신선하게 비판적인 문장들이며재치있게 신랄하다여성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언제나 남성이 중심인 세상에 대한 그녀 방식의 풍자로 느껴진다자신은 남자이지만 일류급 남자는 될 수 없다고도 말한다세상에 씨를 뿌릴 수도 없으며눈밭에 서서 소변으로 이름을 쓰지도 못하고어니스트 훼밍웨이처럼 짧은 문장을 쓰지고 못하기에 그녀는 자신을 이류급 남자이거나 모방품이라고 말한다.하지만 그녀는 남자가 되려고훌륭한 남자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한다그런데 자신은 '남자'가 되는 것에 영 소질이 없음을 깨닫고 그냥 늙은 여자가 되겠다고 선언한다.(p.21) 난 한번도 남자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노력이 얼마나 힘겨웠을지 알지는 못한다하지만 그녀가 남자들이 중심인 사회 안에서 '여자임을 그것도 '나이 많은 여자'임을 망설임없이 가볍게 시도해보겠다고 함에 통쾌함은 느낄 수 있다.

 

[모든 행복한 가정챕터에서 르 귄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에게 딴지를 건다그리고 그녀의 딴지는 결코 가볍게 웃어넘길 만큼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 아니기에 멋지다르 귄은 [안나 카레니나]의 위대한 첫 문장 "모든 행복한 가정은 똑같지만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불행하다"를 지적한다과연 톨스토이는 모든 계층의 가정을 면밀히 보고 그들의 행복이 '똑같다'고 말한 것일까라고 그녀는 의문을 제기한다. '행복'은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으며다양한 감정 위에 존재하는 것인데 그 모든 것을 차치하고 그냥 '행복한 가정이라고 뭉개버린 대문호의 방식이 르 귄은 거슬린 것이다또한 문학에서 '행복'을 다루는 글에 대해 진부하고 감상적이라는 평론가들의 평가와 여자들이나 보는 소설로 무시당하기에 행복이 문학에서 가볍고열등하고흥미롭지 않게 다루어지는 것이라 해석한다그녀의 해석과 지적에 나또한 반성한다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지 않고비판적이지 않은 말랑하고 보드라운(p.68)글에 대한 나의 얕은 견해를 완전히 꼬집는 문장들이었다행복은 톨스토이가 말한 것처럼 쉽고피상적이고평범한 것이 아니다톨스토이가 말한 불행만큼 복잡하고심오하고손에 넣기 힘들며 이례적인 것이 행복이다.(p.67) 깊을 수록 가볍고넓을 수록 맑을 수 있음을 르 귄의 사유에서 깨달았다.

두 번째 주제인 [독서부분이 책읽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가장 흥미로웠으며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환상 문학'의 미래가 탄탄함을 이야기하며 그녀가 열거한 이탈로 칼비노,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필립K.살만 루슈디주제 사라마구의 이름을 보며 깜짝 놀랐다그녀가 열거한 모든 작가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내가 열광하고 좋아하는 작가들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책에서 표현된 그녀의 사유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단시간에 모든 문장을 휘리릭 읽으면 안 된다두고 두고 한 챕터씩 천천히 곱씹으며 읽고생각하고느껴야 온전히 르 귄의 상상력과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르 귄 사후 만나게 된 소중한 문장들에 감사하다.

 

출판사 지원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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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3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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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제목과 인물들로 우리를 몰입하게 하는 이언 매큐언.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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