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좋은 어린이 책 <경서 친구 경서>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기규(어린이책 작가, 인권배움터 봄 활동가)
“폭력은 나쁜 것이다!”라는 말은 이야기하기 쉽다. 하지만 “어떻게 폭력에 맞설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도 어린이 책에서 이러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경서 친구 경서>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폭력에 맞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주 귀한 책이다.
주먹만큼은 남자들에게 지지 않는 경서는 부모님의 힘만 믿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진철이와 대립한다. 주먹엔 주먹으로 맞서야 한다고 굳게 믿던 경서는, 가정폭력을 당하는 또 다른 친구 경서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해 가기 시작한다.
가난하고 매일 선생님에게 야단맞지만 씩씩한 경서와, 누구나 부러워할 부잣집 아이에다 학교에서는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부모님에게 학대를 당하는 경서……. 상반된 모습의 두 친구는 서로가 감추던 비밀들을 알아 가면서 우정을 쌓아 간다. 두 친구의 모습이 그 또래 6학년 여자 어린이들의 실제 모습처럼 묘사되는 것도 반갑고, 단지 “폭력은 나쁜 거야!”라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넘어 두 경서의 성장을 그리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게다가 단지 어린이들 사이의 폭력의 문제를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어른들이 만들고 있는 또 다른 폭력들에 대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은, 이 책은 뻔한 어린이 책이 되지 않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은 재미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생생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책을 들고 그 자리에서 다 읽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이 가지는 또 다른 장점이 바로 무거운 주제임에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이 책은 열린 결말이지만 희망적이다. 그것은 단순히 어른들이 만드는 해피엔딩의 결말이 아닌, 어린이 스스로가 만들어 낸 작은 시작을 그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폭력에 대해 이해하고 맞서고자 달려가는 두 경서의 이야기는 긴 분량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감동적이고 그들의 응원하게 만든다.
힘내라 경서, 그리고 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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