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그럴려는 것도 아닌데 이 책의 제목이 자꾸 저렇게 말해진다. 정이현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그 적들.
이 책은 그 전에 한 글빨하시는 분들의 리뷰를 많이도 읽은 터라 내심 기대를 하였다. 그래서 어제 도착한 네 권의 책 중 가장 먼저 집어 든 터였다. 낭만적 사랑과 사회를 읽는다. (흠...그렇구만) 트렁크를 읽는다. (흠...그렇단 말이지...그런데 좀 의외야.) 소녀시대를 읽는다. (ㅡ_ㅡ; 가만, 이 작가 몇 살이었지?) 순수를 읽는다. (마지막 반전이 놀랍다. 아니, 이 여자가..!) 무궁화를 읽는다. (헉..당신, 누구야!) 무궁화를 다시 읽는다. (이런 "폐생리대" 같은 글이 있나. 당신, 부끄럽지 않아? 다시 이런 폐생리대 같은 글을 싸 내놓을 수 있겠어? 물론 있을 거다. 생리는 초경일 때 무섭고, 아프고, 처리도 힘든 거지. 자꾸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게 마련이다. 다만 귀찮을 뿐. 당신..정말이지 부럽군.) 홈드라마를 읽는다. (뭐...고르게 수작일 순 없지. 어떻든 소설집에 작품이 너무 없게 된대도 문제니까.) 신식키친을 읽는다. (몰입 안 되고, 공감 안 가고, 이미지만 겉돈다.) 이십세기 모단걸을 읽는다. (시도는 좋았다.) 책을 덮는다. 지극히 주관적인 책읽기 끝.
발칙하고 불온한 도발이라고 광고되어 있더니 과연 그랬다. 알라딘 마을 사람들은 리뷰도 참 잘 쓴다. 객관적으로 조목조목 다른 작품과 비교해가며. 나도 올리고 싶지만 이 이상으로 써질 것 같지가 않아 부끄러운 마음에 여기에 올리고 만다. 천운영 읽고 놀란 가슴, 정이현에 이르러 좀 더 놀라지만, 뭐랄까...오정희 같은 깊음은 없다. 우리 시대를, 우리 시대의 쿨한 여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지만 문장도, 단어도, 표현도 적나라할 뿐 아름답지 않다. 뭐 적어도 내겐 그랬다.
자..이제..다음으론 뭘 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