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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느님은 참 괴상한 방식으로 공평해. 사랑이 있는 쪽에선 사람을 빼앗고, 사람이 있는 쪽에서는 사랑을 빼앗아 가고.” p.358

 

사랑하는 아빠를 잃은 아이와, 증오하는 아빠에게서 도망쳐 나온 아이와의 대화이다. 이만큼 살아도 세상이 불공평한 것만 같은 나는, 열다섯 이 아이들의 얘기에 딴은 그렇기도 하다고 고개를 주억거린다. 세상은 괴상한 방식으로 공평하기도 하지, 그래.

그 아이들의 이야기에 밤 깊어가는 줄을 모르고, 390쪽을 단숨에 읽어내린다.

 

엄마가 신혼여행을 간 사이, 지명수배중인 ‘친구의 운동권 형’을 도와주러 어려운 길을 나선 준호와, 부자 아빠와 별나빠진 엄마의 이상한 양육방식에서 도망쳐 나온 승주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인간을 피해 집을 나온 정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할아버지 하나와, 덩치가 치타만 하고 사납기는 맹수만 한 도베르만 한 마리의 좌충우돌 여행기인 이 소설은, 청소년문학을 표방하고 있지만 한때 청소년이었던 모든 이들이 읽기에 더없이 적절하다.

 

“개장수는 개처럼 다리를 털어 바지 솔기에 낀 불알을 빼낸 뒤 뻗정다리를 끌며 멀어져 갔다.”p.29

 

나는 이처럼 중년 남자의 바짓속 사정을 디테일하게 그려 놓은 문장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정말 유쾌하지 않은가, 이런 청소년 문학.

정규리그가 시작되기 전 집중적으로 가지는 합숙훈련을 말하는 “스프링캠프”, 이 스프링캠프를 거친 후 이 아이들이 어떤 어른이 되었는지, 후일담도 고마웠다.

어쩌다보니 거꾸로 읽게 되는 정유정의 작품들에 나는 자꾸만 감탄하고, 자꾸만 고맙고 있다. 책을 빌려준 나영이게도 고맙다.

 

 

2.

 

"나는 웃지를 않았다.

 

처음에는 그저 발달이 조금 느린 거려니 했다. 하지만 육아책에는 아기들이 생후 삼일이면 웃기 시작한다고 쓰여 있었다. 엄마는 손을 꼽아 날짜를 세어 보았다. 백 일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p.21

 

놀란 엄마가 병원에서 받은 아이의 병명은 “감정 표현 불능증”.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데다 뇌 변연계와 전두엽 사이의 접촉이 원활하지 못해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하고, 감정의 이름들을 헷갈리”게 되는 병이다.

 

잘 웃지 않는다는 것 외에는 그저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로 여겨졌던 아이는 여섯 살 무렵, 한 학생이 구타당하는 것을 보게 된다. 피해 학생이 죽음에 이른 엄청난 폭력사건을 목격했음에도 목격담을 전하는 아이의 표정은 평안 그 자체여서, 사건을 처음 전달 받은 동네 어른은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해 초기 대응에 실패한다. 그래서 살릴 수도 있었던 학생은 죽고, 죽은 학생의 아빠였던 그 동네 어른은 아이를 탓하며 ‘네가 조금만 더 진지하게 말했다면 늦지 않았을 거다.’라고 절규한다.

 

아이는 한순간에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무서운 아이로 낙인찍히고, 엄마는 느끼지 못한다면 배울 수밖에 없다며 아이에게 감정 표현법을 가르친다. 어떤 경우에 어떤 인사를 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 어떤 말로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해야 하는지, 어떤 경우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상대방의 표정에 따라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에 대해.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p.27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 걸 바란단다. 그러다 안 되면 평범함을 바라지. 그게 기본적인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말이다, 평범하다는 건 사실 가장 이루기 어려운 가치란다.” p.81

 

모든 감정이 활자에 불과하던 아이는, 인간은 교육의 산물이라는 믿음아래 불철주야 감정에 대해 가르치던 엄마 덕에 그럭저럭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비교적 평범하게. 엄마가 미처 가르치지 못한, 엄청난 감정의 표현을 해야 할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사흘간의 장례 내내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없는 나를 두고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다양한 추측을 하며 속닥거렸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럴 거야. 아직 어리니 뭘 알겠어. 엄마도 죽은 거나 다름없고 이제 고아나 마찬가진데 실감이 안 나니 저러지. 남들은 내게 슬픔이나 외로움, 막막함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안에는 감정 대신 질문들이 떠나니고 있었다.” p.58

 

혼자 남은 아이의 나날이 눈물겨워지려는 순간, 2부가 시작되고 이야기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윤재에게,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생기는 것이다. 그들의 아슬아슬한 관계 맺기는 아, 이 책이 청소년 문학이었지 하고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하며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아래의 문장은 엄마가 남긴 헌책방을 꾸려가는 아이의 말이다.

 

"할멈의 표현대로라면, 책방은 수천수만 명의 작가가 산 사람, 죽은 사람 구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인구 밀도 높은 곳이다. 그러나 책들은 조용하다. 펼치기 전까진 죽어 있다가 펼치는 순간부터 이야기를 쏟아 낸다. 조곤조곤, 딱 내가 원하는 만큼만.“ p.118

 

이 밤, 내가 딱 원하는 만큼만 내게 이야기를 쏟아 내 줄, 다른 친구를 만나러 나는 이만 내려간다. 책상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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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

영화 포스터의 힘이란 얼마나 대단한가. 아름다운 몸의 남자가 공중에 붕 떠 있는 포스터만 보고 구미엔 상영관이 없어 대번에 대구 CGV로 달려가신 분이 계신가 하면, 틸다 스윈튼의 행복해 보이지 않는 얼굴만 보고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이 영화를 선택한 나 같은 이도 있다.

 

이 불친절한 영화 속 시간은 뒤죽박죽 흐른다. 흐른다는 표현이 맞기나 할지. 주인공 에바의 현재 속에 과거가 불쑥, 불쑥, 끼어드는 형국이다. 작은 여행사에서 서류정리를 하는 수척하고, 남루하고, 넋이 반쯤은 나간 에바 사이로, 당차고 아름다운 여행작가 에바가 등장하고, 소년원에 수감되어 있는 무표정한 케빈 사이로, 끊임없이 엄마의 눈치를 살피는 어린 케빈이 등장한다.

 

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기에 이들의 시간은 흐르지 못하고, 엉망으로 섞이고 엉키어, 보는 이를 불안에 떨게 하는가. 왜 화면은 이다지도 붉은 빛으로 가득차 일렁이고, 왜 음악은 이렇게도 화면의 분위기랑 어울리지 않는가. 그러면서도 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말은 어쩌면 이렇게도 음악에 잘 녹아져 있는가. 이것은 어떤 영화인가.

 

자유분방한 여행작가 에바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다. 임신과 함께 그녀의 모든 일상은 아이 케빈에게 바쳐진다. 케빈은, 모든 아이가 그렇듯 태어난 순간부터 운다. 울고, 울고 또 운다. 막 태어난 아기 케빈에게 막 엄마가 된 에바는 엄마로서의 모든 의무를 다하고 싶지만, 케빈은 에바의 뜻대로 자라주지 않고, 참다 못한 에바는 어느 순간 이렇게 말하고 만다.

“난 네가 태어나기 전에 더 행복했어. 너도 알지?”

 

알 리가 있겠는가.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행복했던 엄마를.

케빈이 본 엄마는, 일에는 당당하지만 자신에게는 늘 조심스럽고, 조바심치고, 가르치려 들고,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한숨 쉬고, 마음으로 다가오기보다 그저 의무를 다하는 것 같을 뿐이다. 그래서 엄마를 보는 케빈의 눈빛은 언제나 적대감으로 가득하고, 일부러 엄마의 화를 돋우려 자극적인 행동을 한다.

 

그렇게 자라서 케빈은 괴물이 되고 만다. 케빈이 저지른 엄청난 사건 앞에, 에바는 거리를 걷다 모르는 여자에게 뺨을 맞아도 아무 항변을 하지 못하고, 장을 보다가 아는 사람을 보게 되면 숨어버리고, 누군가 집에 뿌려 놓은 붉은 페인트를 지우고 또 지운다. 손에서 붉은 페인트가 가실 날이 없다. 그리고 끊임없이 과거의 자신과 케빈을 생각한다. 어디서부터가 잘못이었을까. 나는 어떤 엄마였던가. 케빈은 어떤 아이였던가.

 

에바와 케빈의 가장 따뜻했던 기억은, 아픈 케빈에게 에바가 로빈훗을 읽어줄 때였다. 케빈은 아주 흥미로워하며 엄마의 품에 안겨 이야기를 듣고, 에바는 그런 케빈의 이마에 입을 맞춰 준다. 그리고 이런 음악이 흘러 나온다.

 

사랑하는 엄마가 이런 말씀을 하신 그 날을 잊을 수 없어라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넌 항상 이 엄마의 기쁨이었단다”

 

케빈이 선물 받은 장난감 활과 화살을 들고 엄마가 있는 주방 쪽을 향해 화살을 날리는 순간 그 음악은 다시 흘러 나온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다시 보니, 그 순간과 이 음악의 조합이 소름끼친다.

 

선정적인 장면도, 잔혹한 장면도 그닥 없는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달고 개봉한 이유를 알 만 하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이 불길함과 일렁이는 붉은 빛은 웬만한 내공으로는 참아내기 힘들다. 그럼에도 묘하게 끌려 몇 번이나 다시 보게 하는 힘은, 틸다 스위튼과 에즈라 밀러의 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들은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해서는 늘 함께 아파했지만, 가해자의 가족들에 대해서는 어땠는가 하는 자각까지. 영화의 원제는 We need to talk about Kevin and his mother로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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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단백질>

나는 은박에 싸여 작은 종이 상자에 담겨져 있다가 당신에 의해 개봉되었다. 튀겨진 내 몸은 채 열기가 가시지 않아, 은박이 젖혀지면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나는 여덟 살 난 닭돌이. 하늘을 날고 싶었지만 날개가 작아 날 수 없었다. 그리고 가난한 아버지는 나를 잡아, 털을 뽑고, 기름에 튀겨 당신에게 팔았다. 그렇게 내 몸 값은 9천 원. 차마 내 목을 내리칠 수 없었던 아버지에 의해 살았을 때의 모습 그대로 튀겨진 내 모습은 참혹하다. 당신들은 쉽게 나를 먹을 수 없다. 그런 당신들에게 아버지는 생전의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인다. 오, 아버지 그러지 마세요. 나는 이 튀겨진 뜨겁고 참혹한 몸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요. 그들로 하여금 어서 빨리 나를 먹어치우게 하세요. 그래서 나를 방귀이게, 트림이게 하세요. 나는 이제 그저 공기이고 싶어요.....그들 중 하나가, 내 뼈를 갈아 종이컵에 담는다. 그들 중 다른 하나는 풍선에 내 생전 모습을 그린다. 그리고, 오오...나는 그 풍선에 매달려 난다. 날고 있다.

<콜라맨>

아이들은 순수하고 또 그만큼 잔혹하다. 영화 <킬링 필즈>에서 사람들의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를 씌워 무심히 살인을 저지르는 아이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비뚤어진 집>의 소녀처럼, 어린 나처럼, 그리고 이 만화 속의 아이들처럼. 그들에게 콜라맨이라 불리는 이 정신지체 장애인은 사람도, 어른도 아니고 그저 장난감에 불과하다. 콜라 한 병이면 꼬추도 까보여주고, 콜라 한 병이면 수족처럼 부려먹을 수도 있다. 그리고, 우발적으로 발생한 어떤 사건을 은폐시키고, 그 죄를 뒤집어 씌울 수도 있다. 콜라 한 병이면 말이다. 컬러로 그려진 <내사랑 단백질>에 비해 펜선이며 그림체가 세련되지 못하지만 그게 오히려 이 이야기의 남루한 배경과 잘 맞아 떨어진다.

<공룡 둘리>

그들은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를 생각하는 자리에 낙관적인 그림이 그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해피엔딩의 영화, 사고나 화재의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사람,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연인이나 더없이 예쁜 아이들의 미래까지도 내게는 다 슬프고 불행하게만 그려지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 나 뿐인 건 아니었는지 여기, 불법체류자가 된 둘리와, 고길동에게 사기를 치다 그 아들 철수에게 팔려버린 도우너와, 동물원의 구경거리가 되어 몸을 파는 또치와, 양아치가 되어 감방에나 드나드는 희동이와, 밤무대 가수가 된 마이콜이 있다. 제대로 공룡이 되지도 못하고 어린 시절의 동글한 얼굴에 주름만 잔뜩 껴버린 둘리는, 마지막에 고길동의 무덤 앞에 몸을 둥글게 말아 눕고, 정말 공룡의 모습이 되어..다시..빙하기가 오려나봐요...라고 혼잣말을 한다. 이제...무엇이 멸종될 것인가.

 

이 책이 도착한 날은 5월 4일이었고, 그 날은 고조할아버지(할머니인가 암튼) 제사였다. 나는 사흘동안 머리를 콕콕 찧어대는 편두통때문에 돌기 직전이어서 조용히 우리 방으로 들어와 이 만화책을 펴들었는데, 작은엄마가 들어와선 일은 안돕고 결혼도 안 하는 주제에 늦게 들어와 만화책이나 보고 있네, 하는 눈으로 나를 봐주셨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책은 너무나도 괜찮았고 나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 그 늦은 시간에 제삿밥 한 그릇을 다 비우고, 새벽 2시 넘어까지 뒷설겆이를 다 하고 나서도 잠이 오지 않아 오래 뒤척였었다.  이 책엔 위의 세 작품 외에도 단편 세 편이 더 수록되어 있고, 또 몇 편의 쪽만화가 같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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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0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쏠키! 이거야원. 나가 금방 방청소를 했는데(요즘엔 왜 자꾸 방청소만 하는 거야)진공청소기를 벽에 세우려고 가져가면서 이 청소기가 꼭 나뭇잎을 뜯어먹던 목이 아주 기다란 브라키오사우르스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이 공룡이 살아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공룡 둘리...아, 그런데 내가 저 이미지 그림을 어데서 보았단 말인가. 야구모자를 쓴 공룡 둘리...신문에서 보았던가. 왜 갑자기 기억살싱증 환자처럼 그렇게 저 그림만 수면위로 불룩 튀어오르고 만 것일까. 아, 쏠키 어린이, 오랜만의 감상글 아주 잘 봤어요. 대략 추천이오.

비로그인 2004-05-06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공룡 둘리]와는 너무나도 극명한 시점인가봐. 극과 극은 통한다던데..근데 저 만화작가가 누구여? 아, 최규석이란 만화작가구나..영화 [지구를 지켜라]와 같은 블랙코미디 종류인가...땡기는구만. 일단 보관함..

soulkitchen 2004-05-06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사실은 울덜의 찌찌뽕에 대해서 저도 어제 성님 동요 얘기 아래에다 좀 길게 썼는데 보니 너무 주책이라 지워버렸떠요. 저도 요새 만화노래가 잘 불러진다 뭐 요런 요지로다가 썼는데..어,음..이 만화 그림 이거 아마 보셨을 거예요. 저도 지난 주던가, 지지난 주던가 신문에서 봤거덩요. 그러곤 바로 주문해버렸는데, 성님이 공선옥의 리뷰를 좀만 더 일찍 써주셨으면 그것까지 같이 주문했으면 딱 좋았는데 하면서 안타까움에 무릎팍을 내려쳤댔죠. 헷,,제가 책을 자주 못 사서뤼..

2004-05-06 13: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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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6 14: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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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6 14: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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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6 14: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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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0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옴마나, 저 시악시, 창피한 줄도 모르고..쭈쭈 보인다, 쭈쭈..음, 역쉬 수희브랜드가 인지도가 있긴 있어..수희섹쉬버전인가..어, 동사무소 갔다와야는디..글고 은행도. 카드 마그네틱이 고장났나벼. 암튼 오널 나가 쉬는 날이거덩. 회사도 갔다와야 되고..엇뛰..

2004-05-08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5-08 00: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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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8 00: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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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8 0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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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8 0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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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8 0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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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8 1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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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9 17: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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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그날은 심야의 영화관에 혼자 가게 되었을까. 보고나면 오랜 친구와 함께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싶어질 거라던 이 영화. 그러나 그런 기분을 함께 나누고 싶은 친구는 멀리 있었고, 가까이 있는 친구들은 이 영화를 보고싶어 하지도 않았거니와 같이 가준다고 했어도 내가 거절했을 것이다. 보고나서 정말 누군가와 술잔을 기울이고 싶어진다면, 내 속의 많은 나 중에서 하나를 불러내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나름대로는 강단지게 마음먹고 혼자 나선 길이었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사실 쓸쓸했다. 후에, 이 영화를 떠올릴 때마다 벌거벗은 이얼이 기타를 치는 모습과 함께, 관객도 많지 않던 심야의 영화관에 혼자 앉아 있던 내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려지곤 했다.

하지만 그 가슴아림은 이제 잊혀질 것 같다. 얼마 전 TV로 다시 접한 이 영화에서 내가 본 것은 이전 영화관에서 느꼈던 삶의 어떤 남루함이나 고단함이 아니라, "사랑밖에 난 몰라" 라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할 수 있을 어떤 희망이었던 것이다. 예전엔 미처 봐내지 못한 희망을 새로이 느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데 오늘 이들은, 그날의 쓸쓸했던 나를 잊을 수 없노라고, 정말 고맙다고, 당신이 있어 영화가 영원히 기억될 것이고, 또 이 음반도 나올 수 있었노라고, 그러니 이제 당신을 위해 특별한 공연을 시작할 거라고 하고 있지 않은가. (아, 나는 정말 영광스럽게도 이 영화를 본 15만 관객 중 한사람이었고, 지금 뒤늦게 이 사운드트랙을 구입해 나를 위한 그들의 특별 공연을 만끽하는 중이다)

쉿, 이제 시작한다. "야간업소의 비틀즈, 와이키키 부라더스"가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를 부른다. 아, 이런 뽕스런 노래가 이렇게 귀에 착착 감겨드는 것을 보니 나도 어느새 나이가 든 것인가. 한때는 귀에 꽉 차고 들어와 내 속에서 끓어올라 나를 아예 폭발시킬 것 같은 음악만을 들었는데, 이렇게 좀 빈 듯하고, 그 빈 부분을 노랫말과 또 나의 상념이 채우고 드는 음악이 좋아지는 걸 보니 기호란 게 정말 영원하진 않은가 보다. 다른 노래들은 배역을 맡은 배우가 직접 노래를 하는데, 이얼은 노래실력이 좀 아닌가, 이건 김진석이라는 가수가 부르고 있다. 하, 이거 부클릿에 가사만 떡 있었다면 더없이 좋을 텐데, 아쉽다. 가사를 제대로 몰라 따라 부르는데 애로가 상당하다.

오, 벌써 한 곡이 끝났다. 우리의 착한 스쿨밴드, 훗날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되는 충고보이스가 부르는 송골매의 노래 "세상만사"다. 이 곡을 부르는 목소리는, 고교시절의 성우를 연기한 박해일이다. 연주와 목소리에서 고등학생의 치기와 열정이 느껴진다. (고 하면, 내가 뭐 음악을 썩 잘 들을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지만 사실 나는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으로부터 이맹(耳盲)이란 소릴 듣는 사람이다. 그러니 제대로 알고 들어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냥 느낌이 고등학생의 연주와 노래 같다는 거다) 박해일은 이거, 분위기만 좋은 줄 알았더니 <질투는 나의 힘>에서의 연기도 썩 좋았고 노래도 곧잘 부른다. 키워주고 싶다. 무슨 수로 -_-;;

아, 다음 곡이다. I love Rock & Roll 이 곡을 부른 여자애는 서울예대의 "디기딥밴드"의 보컬이던 문혜원이란 아이다. 임순례 감독이 어느 TV 프로에서-나도 봤는데, 제목을 잘 모르겠다- 저 디기딥밴드가 나온 걸 보고 이 친구를 인희의 고교시절 배역으로 찜했단다. 연기가 다소 어색하긴 했어도 뭐 원래 그런 친구들이 좀 뻘쭘하고 후까시는 있는대로 잡고 다닌다는 걸 감안하면 그다지 나쁜 연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노래를 이렇게 잘 불러내지 않았는가. 이 친구의 목소리는 살짝 김윤아의 초기시절을 연상케 하는데, 그녀보다 더 앙칼지다. 생긴 것도 꽤 괜찮아서 성공하겠다 싶더니, 곡을 잘 못 만드는가, 팀을 잘못 만났는가, 아직 잠잠하다. 아쉽지 뭐.

잘은 모르지만 송골매와 함께 아마 당시의 스쿨밴드들이 가장 많이 카피했을 옥슨 80(맞나?)의 노래 "불놀이야"가 이어 나온다. 역시 목소리는 박해일이다. 목소리 조오코~

잠시 쉬었다 간다. 충고보이스가 와이키키브라더스로 개명되는 순간의 장면 약간. 비키니 금발이 쭉쭉빵빵 걸어가고...그렇지, 심하게 와닿는다. 한때 내 친구네 밴드 이름은 "립스틱 킬러"였다. 작명이 반이라며 온갖 멋있는 단어들은 다 끌어다대더니 결국 저 이름을 만들어 내고는 오래 못가 해체됐더랬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 밴드 이름 중 최고는 "시나위"다! 더 말해 무엇하랴.

다시 박해일의 목소리로 Come Back이 흘러나온다. 디스코텍에서 꽤 흘러나왔을 노래 같다. 몸이 절로 들썩인다. 내가 가장 아쉬은 것이 왜 우리나라에선 락과 헤비메탈이 대중 속으로 파고들지 못할까 하는 것이다. 몸소 다녀보고 판단하건대, 춤추고 놀기에 나이트보다 작은 클럽 공연장이 백배 나은데도 말이다. 낯선 남자의 어깨에 내 팔을 걸고, 낯선 남자의 팔을 내 허리에 감고 그 상태로 방방 뛰며 머리를 흔들고 놀다 보면 바로 오르가즘인데...뛰다보면 덥고, 덥다보니 하나씩 벗어던지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얇은 면티 한 장, 살짝살짝 풍겨주는 건강한 암컷과 수컷의 땀냄새..흐미..걍 로또대박만 터져라. 내가 하나 차린다! (아, 이거 정말 로또나 사볼까..느낌에 샀다하면 바로 대박날 거 같은데 ^,,^;;)

쫘아, 이제부터 뻘쭘한 드러머 황정민의 노래 나가신다. 지금 저 남자는 스테이지 중앙에서 길숨한 몸 흐느적이며 유혹의 눈꼬리 살살 흔드는 때밀이 아가씨를 사로잡아 보겠다고 열심히 오버 중이다. 황정민이란 배우, 바람난 가족에서도 그랬지만 배역에 제대로 녹아들어간다. 게다가, 노래도 잘하네. 김현식의 "사랑사랑사랑"과 신촌블루스의 "골목길" 연달아 나온다. 따라서 좀 불러줘야지, 이런 노랜. 크하하..코러스 죽인다. 샤라라라~~

이제 이어서 나올 노래는 바람둥이 키보디스트 박원상이 부르는 칠갑산과, 김진석의 회상..이건 그냥 조용히 들어주고....

트랙 13번에선 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19초짜리 "서울 야곡" 이다. 봄비를 맞으면서 충무로 걸어갈 때 쇼윈도 그라스에 눈물이 흘렀다. 기타 하나, 동전 한 닢으로 평생을 살아온 늙은 기타리스트가 술만 마셨다 하면 불러대는 곡이다. 인희와 함께 하지 못했다면 결국 성우의 테마가 되었을 노래지만, 다행히도 그들을 위해선 다른 노래가 준비되어 있다.

곧이어 김진석이 부르는 "어머님의 자장가" 흘러나오고, 애잔한 그 노래가 끝나자 친구 하나가 우리들 중에 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놈은 너밖에 없잖아.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하면서 사니까 행복하냐? 라고 묻는다. 행복?

주점에서 벌거벗고 돈지랄 떠는 인간들 앞에서 돈이 울어 벌거벗고 기타나 쳐대야 하는데, 행복? 차라리 꿈은 "그리움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때" (이동진 기자 왈) 가장 아름다운 게 아닐까...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고, 또 앞으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걸까.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냐고..? 인희를 연기한 오지혜가 노래로 말해 줄 거다. 그대 내 곁에 선 순간, 그 눈빛이 너무 좋아.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땜에 내일은 행복할 거야. 얼굴도 아니 멋도 아니아니 부드러운 사랑만이 필요했어요. 지나간 세월 모두 잊어버리게 당신 없인 아무 것도 이제, 할 수 없어. 사랑밖엔 난 몰라. 무심히 버려진 날 위해 울어주던 단 한 사람, 커다란 어깨 위에 기대고 싶은 꿈을 당신은 깨지 말아요. 이날을 언제나 기다렸어요.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그리운 바람처럼 사라질까봐 사랑하다 헤어지면 다시 보고 싶은, 당신이 너무 좋아. 프로포즈는..내 주제에..라고 말하던 성우에게 이만한 대답이 어디 있을까. 가슴이 괜히 벅차 올라 눈물이 다 난다. 아, 오지혜..나는 이 여자가 너무 좋다...

엇, 이런 끝인가 했더니 또 한 곡이 남았네. 나이트 삐끼 류승범이, 판돌이가 되어서 부르는 "아가씨"다. 오..이거 혼자만 부른 게 아니네. 어린 시절의 와키 멤버들이랑 다 같이 부른다..오예~신나는구만..근데 역시 이맹이라 어떤 게 누구의 목소린지, 류승범 말고는 잘 모르겠다. 심지어 위에서 계속 들어오던 박해일의 목소리도 분간을 못 해내겠네. 웃차..이제..

사랑밖에 난 몰라의 연주곡을 들으면서, 마무리 체조를 하고..이제 잠자리에 들어야 겠다. 내일도 어김없이 7시 30분에 일어나, 헬스장에 가야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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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kitchen 2004-03-31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젠장..왜 이렇게 길어진 거야..읽기 싫게..-_-;; 낼 손봐야겠다. 오늘은 이만 자고..모두모두 즐잠~

비로그인 2004-03-31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전주국제영화제 2회였던가, 3회였던가. 그때 류승범이 영화홍보대사였고 개막상영작이 [와이키키 브러더스]였어. 류승범, 화면에선 삼류양아치처럼 보이쟎아. 그때 사횔 봤는데 상당히 지적인 느낌이 강허도먼. 암튼, 나 구때 임순례 감독 콧구멍만 우러러보면서 숨도 못 쉬고 쳐다보느라 정신없었어. 글고 I love Rock & Roll 부르던 여자배우, 아- 내가 가능성을 점쳤는데 증말 그 이후론 안 보이더군. 그때 내가 좀 짜증이 났던 게 뭐냐면 공연에 참석한 사람들 태도야. 저렇게 이뿌고 괜챦은 여자얘가 노랠 부르는데 왜덜 가만히 있냐고. 사실 전주사람들이 양반승깔이 있는데다 공연문화엔 익숙하지 않으니까 뻘줌, 쳐다보고만 있긴 한데 박수 하나 제대로 쳐주는 사람 없더라고. 악. 진짜, 짜장이더만. 구냥 꼴린대로 하면 되는 것을.(아, 이거 꼴린대로, 라는 형용사, 정말 대단히 철학적이고 무정부주의적인 어휘 아닌가!) 이건 자만일지 모르지만 소통과 폭발이 어우러져 미쳐버릴 듯한 공연을 한 번 체험해 본 사람들은 다신 저 기계적이고 들척지근한 땀에 젖은 나이트를 가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 나도 저 영환 이미 영화제에서 봐버렸고 그리고 혼자서 본 영화 중에 생각나는 게 크크...'매트릭스'여. 평일오후에 봤는데 앞 줄의 영상기사 아저씨랑 같이 봤어. 다정하게 담배도 나눠 피면서. 암튼, 쏠키! 이대로 조응게 감상글, 짜브러트릴 생각하지 마..

soulkitchen 2004-03-3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사드 후작 얘기를 다룬 영화, 제목이 "퀼스"던가..그걸 또 혼자 봤는데, 밤 11시 40분쯤에 시작하는 거였는데 영화가 시작하기 직전까지 사람이 하나도 안 들어오더라구요. 시작 시간되니 기사아저씨가 들어와서 안에 사람 있습니까? 그러는데, 제가 허리 쭉 펴고 돌아보며 여기요~그래서 혼자 봤죠. 제 생각엔 케이트 윈슬렛도 나오고 조아퀸 피닉스도 나오는 영화라 사람 좀 많을 줄 알았는데..쩝..그렇더라구요. 글고,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사운드트랙 속지에 배우들이 하도 15만 관객에게 감사드린다고 해싸놔서 괜히 우쭐해지는 거, 왜 그런 거 있잖습니까. 크..암튼 이 시점에서 DVD를 살까말까 하고 고민하게 만드누만요. 그 여자애, 성도 찍었었어요? 괜찮지 않았수? 저도 좀 뜰줄 알고 기다렸는데, 잠잠해요. 아쉬워요. 훗..성님, 매트릭스 볼 때도 사람이 아예 없었나 봅니다? 하여간, 따라댕겨보고 싶은 사람이란 말야..^^

비로그인 2004-03-3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혜원, 맞따! 그 친구가 빨간 우와기 입고 나와 라이브했었는데. 훔. 그러고보니 쏠키 말대로 김윤아보다 더 앙칼지지. 근데 그 앙칼짐이 사람 확 끌리게 만들더만. 두 팔 높이 뻗어 신나게 박수 쳐주었는데 안 보이다니 아쉬워. 글고 뭐여, 15만 관객. 정말 심하구만. 이러니 독립 저예산 영화들, 어디 해 먹겠냐구. 구냥 묻혀버리기엔 아까운 영화들 참 많은데 말여. '퀼스'는 이름만 들어봤지 못 본 영화여. 케이트 윈슬레, 아...난 타이타닉 볼 때 백치미 같은 거 느꼈는데. 그거 또 끌리는구만. 사드 백작이라니. 케이트 윈슬렛을 막 때리고 그럴 거 같어.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사드에 대해 왜곡된 것이 너무 많다고 하더만. 음...암튼 쏠키가 심야극장을 찾았다니...쩝.. 구때 많이 힘들었군..큭큭...난 심야에 혼자서 ' 원령공주 ' 봤는데 껌껌허니 극장이 좀 무섭더만. 암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겐 미안한데 익산에선 참패했어. 큭...미야자키가 보여주는 메시지. 잘은 모르겠지만 문명과 야만의 대립, 뭐 그런...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그 무언가가 참 괜챦았는데. 상상력과 영상도 뛰어나고. '매트릭스'는 주말엔 좀 붐볐다고 허더만. 아띠, 거그서 마릴린 맨슨이랑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쉰 나오쟎어. 노래땀시 더 흥분해가지고. 그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하니까 다리를 왼쪽 다리 위로 얹었다, 오른쪽으로 얹었다 앞 의자를 껴안았다 머리뒤로 손을 깍지꼈다...전형적인 정서불안 증세를 보인 거여.큭큭...

icaru 2004-04-24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임순례의 영화네요...저 영화에서 주인공 고등학교 적 역을 했던 배우가...박해일이라고 해서....뒤적뒤적 다시 보았더니...박해일...맞더군요...

이 영화보고 "사랑밖에 난 몰라"...와..모...연극(남자충동)에서 바보여자동생이 불렀던 "목포의 눈물"이...저리도 구성지고 마음을 야리야리하게 만든다는 걸...나이가 먹고서야 새삼 알았네요...

선인장 2004-04-27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두 시부터 거실에 쪼그리고 앉아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두 정거장이나 되는 길을 걸어가 기어이 소주를 한 병 사왔지요. 겨우 반 병에 정신을 놓고, 조금은 울었던 것도 같습니다.
한 남자의, 벌거벗은 몸이, 저도 참 슬펐어요.
어깨가 유난히 내려앉은 이얼이라는 배우를, 다른 작품에서 볼 때마다 저는 그의 몸이 먼저 생각나고, 그래서 영화 내용과는 상관도 없이 마음이 짠해집니다. 이런 영화를 같이 볼 수 있는 친구 하나가 가까이 있어, 영화가 끝나고 아무 말 없이 술 한 잔 나눌 수 있다면, 참 좋겠지요?

soulkitchen 2004-04-2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밖에 난 몰라"를 저도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좋아하게 됐어요. 첨에는 별 생각이 없더니, 맞어요, 나이가 들어서야 새삼 알겠더라구요. 그리구, 선인장님. 정말 그런 친구 하나 가까이 살면 좋겠어요...가까이는 아니더라두 어딘가 있기만 하다면, 가끔 만나서 별 수다를 떨지 않아도 그저 편한 친구...
 
 전출처 : 비발~* > Du Hast[Live]


Rammstein
Du Hast

Du...
Du hasst...
Du hasst mich...
Du...
Du hasst...
Du hasst mich...
Du...
Du hasst...
Du hasst mich...
Du...
Du hasst...
Du hasst mich...

......

Du...
Du hasst...
Du hasst mich...
Du hasst mich...
Du hast mich gefragt...
Du hast mich gefragt...
Du hast mich gefragt, und ich hab' nichts gesagt!

Willst du bis der Tod euch scheidet
Treu ihr sein für alle Tage.

NEIN!

NEIN!

Willst du bis der Tod euch scheidet
Treu ihr sein für alle Tage.

NEIN!

NEIN!

Du...
Du hasst...
Du hasst mich...

Du...
Du hasst...
Du hasst mich...

Du...
Du hasst...
Du hasst mich...
Du hasst mich...
Du hast mich gefragt...
Du hast mich gefragt...
Du hast mich gefragt, und ich hab nicht gesagt!

Willst du bis der Tod euch scheidet.
Treu ihr sein für alle Tage.

NEIN!

NEIN!

Willst du bis zum Tod der Scheide.
Sie lieben auch in schlechten Tagen.

NEIN!

NEIN!

Willst du bis der Tod euch scheidet.
Treu ihr sein.......

NEIN!

N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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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28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저거 집에 들어가면 나도 풀까 했는데 먼저 선술 쳐 버리냐...

2004-03-28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ulkitchen 2004-03-29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들의 이름을 처음 본 것은 영화 [로스트 하이웨이]의 사운드 트랙에서였다. 지금이야 매트릭스나 트리플 엑스 같은 좀 쎈 음악들이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이들은 거의 무명이었다. (내가 알기로 ^^) 그러나 [로스트 하이웨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데이빗 보위나, 마릴린 맨슨, 스매싱 펌킨스, 나인 인치 네일스, 트랜트 레즈너 같은 사람들에 비해 음악적 힘이나 그 요상한 매력이 전혀 뒤지지 않았다. 특히, 보컬의 목소리는 거의 흉기 수준인 안흥찬이 울고 갈 정도로(사실 안흥찬이랑 비교하긴 그렇다. 그는 너무 힙겹게 내질러서 듣는 내가 막 불편하고 안쓰럽다. 듣기는 좋지만) 위협적이었는데, 절대 내지르지는 않고 으르릉대고만 있었다. 근데..그게 또 음악이 되다니. 게다가 듣기에 신디사이저가 있는 듯했고 그래서 더 몽환적이었다. (사실 도어즈가 음악적으로 깊은 울림보다는 좀 가볍고 몽환적 느낌을 주는 게 키보드가 베이스 역할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앗, 이건 도어즈의 음악이 가볍다는 소린 절대 아니다. 내가 어찌 감히!!) 하지만 그때 사운드트랙에서만 들었을 때는 이정도의 힘은 느껴지지 않았었다. 좀 쎈데..싶긴 했어도 보컬의 힘이겠거니 했다. 근데 오늘 실제 연주 모습을 보니, 와..이거 정말 아찔하다. 저 몸들 좀 봐라. 이게 어디 락밴드 멤버의 몸이냐. 거의 조직이다. 조직도 저런 조직이면 나라 하나를 휘어잡겠다. 사실 이들의 모습을 앨범 부클릿에서 보긴 했는데 몽조리 죽은 얼굴(MUTTER 앨범의 컨셉이었나부다)이어서 이런 좋은 몸을 갖고 있을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얼굴이랑 몸이 살짝 데이빗 보위를 닮은 것 같기도 한 키보디스트의 갈비뼈 의상과, 물건이 잔뜩 부각되는 보컬의 의상, 좋다..카메라에 잘 잡히진 않으나 한쪽 구석에서 묵묵히 제 할일 하고 있는 베이시스트의 실루엣도 멋지다. 가만, 그니까 기타가 둘이었군. 게다가 저 드러머 드럼 내려치는 것 좀 보라지. 내 이 드럼 셋트를 오늘 아작을 내 버리리라,고 각오라도 한 듯. 이 정도니 저런 힘이 느껴지지. 아..저 미치게 헤드뱅잉하는 애들 좀 봐라. 당장 저 속으로 뛰어들고 싶고나..이거 다시 머리를 길르던지 해야지...

비로그인 2004-03-29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이거 원, 쏠키를 따를 자 누구냐. 멋찌다, 차력당의 마스코트! 근데 트랜트 레즈너, 에고에고..뭐 허는 사람들인가..암튼 람슈타인은 [로스트 하이웨이]인지는 모르겠고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봤어. 거그 마릴린 맨슨도 있더군. 큭큭...근데 재밌는 건 말여. 람슈타인 보컬에게선 전형적인 독일민족의 조직성, 규율 같은 게 느껴지지 않아? 뭔가 낮게 웅얼거리고 있긴 한데 마치 게르만집단의 그 승깔을 근저에 깔고 있는 듯한 느낌 같은 거. 구래서 그것이 역설적으로 가끔 신나치세력을 떠올리게도 하더만. 거참, 내 말이 좀 수상한가. 암튼, 쌤이 가사를 해석해주싱게 또 그런 생각에 확신이 들고...큭..헤드뱅 하니깐 '카니발 콥스' 생각난다. 데쓰하는 얘덜이 머리 길게 기르긴 하지만 거그 보컬 머리카락 쥑여, 쥑여. 공연 중에 헤드뱅뱅(!) 하는데 저거이 사람목이 아니야, 고무목이야, 고무목! 어우, 그 유연함이란...떱! 그거 잘못 흉내내단 목에 깁스하고 다녀야겠더구만. 아, 쏠키! 증말 재밌는 리뷰였어.

soulkitchen 2004-03-29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성님은 그런 공연장면 어데서 보신대요? 저는 몰라서 못 봐요 T^T 크..고무목. 사실 제가 옛날 우리동네 클럽에서 공연 좀 하고 그럴 때는 멋드러지게 헤드뱅뱅 함 해보겠다고 연습도 하고 그랬당게요. 지금은 그 클럽 문 닫아서 폼잡으러 갈 데도 없지만..쩝..뭐 물론 실전에 투입되면 연습한 건 죄다 이자뿌리고 걍 미친듯이 흔들고 말지만서도. 근데 정말 얘들한테선 딱 게르만족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알고 봐서 그런 건가 ^^a) 목소리랑 독일어는 또 왤케 잘 어울리는 건지. 아 글고 정말 가사 알고 보니까 너무 좋은 거 있죠..매번 비발샘께 너무 고마워서..

비로그인 2004-03-29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울 동네 후진 건 알아줘야 하는데 노 브레인처럼 조선펑크한다는 얘덜이 옆 집에 있었어. 낮엔 짱개로 일하고 밤엔 음악하는 얘들이었는데 걔네들 따라서 [부비트랩]이란 곳에 갔었구만. 거그서 신나게 머릴 돌렸는데 어..지금은 어지라, 어지라서 못해. [부비트랩]도 아주 오래전에 망했고. 구래도 또 람슈타인처럼 강하게 삘이 오는 그룹이 있으면 기름 넣은 딸따리(경운기) 흔들리드끼 또 구냥 미친 듯 흔들 거구만. 울덜이 쌤을 만난 건 행운여, 행운...아우, 그나저나 피가 끓는다, 쏠키!

비로그인 2004-03-29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블러그가 있어 상당히 편해지긴 했는데 예전엔 그런 것이 없었으니까. 다음 락카페 같은 데 들어가보면 자료가 많이 올려져 있어. 거그서들 보곤 했는데...근데 저 람슈타인 보컬, 왠지 좀 슬퍼보인다. 마이크 잡고 고개 숙이고 있을 때...내가 왜 글지, 가쉼이 좀 아릿하네.

2004-03-30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3-30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3-30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4-04-24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두 분의 음악 평이...상당합니다~!!!

솔키 님의 ~~목소리가 흉기 수준이란 말 .. 복돌님의 게르만의 조직성이 느껴진단 말...

벌써 4~5년 됐네요....예전 케비에스2티비에서 박은석 손미나가 진행하는 뮤직타워란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전...정말 매회 세끼 밥챙겨먹듯...거르지 않고 보았더랬어요...

저 위의 독일 분들도 거기서 첨 보았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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