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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小출판사 순례기 - 출판정신으로 무장한
고지마 기요타카 지음, 박지현 옮김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7년 3월
평점 :
보석같은 책을 찾았다.
살 때는, 예전에도 리뷰를 쓴 적 있는 '일본의 소출판' 처럼 작은 출판사를 찾아가 철학을 듣는 그런 형식의 책인 줄 알았다. 그 책은 일인 출판사가 많았기에 대표를 인터뷰 하는 데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했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책과 상당히 다르고 압축적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훨씬 마음에 든다.
일단 한 출판사 당 6~7페이지(어떤 출판사는 2배 분량을 할애하기도 하였다)에 걸쳐 저자의 시선으로 알짜배기만 설명해놓았다.
예를 들어 ㄱ출판사는 이런 사람이, 이런 계기로, 이런 책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면서, 이러저러한 책을 만들어왔으며, 앞으로 이러저러한 책을 만들려 한다-는 식이다.
평범해 보이나? 그러나 저 정도 지면에 이 모든 내용을 치우침없이 담는 건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게다가 글쓴이의 시각이 탁월해서 보면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저자는 일본의 서점거리에서 유서깊은 한 서점, 거기서 무려 30년을 인문서고 담당으로 일한 '서점원' 이다.
30년을 한 직장에서 책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자랑스레 자신을 '점원' 이라고 저자 소개란에 적을 수 있다는 점도 부러워 죽겠는데 이런 책까지 쓰다니. 부럽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온 일본 소출판사들의 면면도 상당히 공부가 된다.
보석같다고까지 느낀 점은 또 있다. 인문과 문학 책에서는 베테랑인 저자가 출판사 소개를 하면서 언급하는 주옥같은 책들, 읽어본적은 없지만 설명만으로도 갈증이 나는 책들 리스트가 그것. 책을 읽으면서 미친듯이 메모하고 있다.
언제쯤이면 한국은 도망가는 번역자를 붙잡아 앉혀놓고 페르낭 브로델의 지중해 시리즈를 완역해낼 수 있을까? 아,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