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사업 계획서
사하 하셰미 외 지음, 안기순 옮김 / 민음인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자신에게나 주변인들에게 던져보면 대답이 중구난방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랬고,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조차 답이 극과 극으로 나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유들을 물어보면 딱히 경제나 경영,비즈니스 차원적인 근거는 대지 못한다.
사업을 절대 못할 거라고 단정짓는 사람들은 '소심해서' '감정적이라서',
사업 잘 할 거라 부추기는 사람들은 '카리스마가 있어서' '꼼꼼해서' 등의 이유를 댄다.

그게 뭐야, 라고 중얼대던 내 생각에 이 책은 이렇게 대답한다.
사업은 감정적인 측면도 절대 배제할 수 없으며, 타고난 사업가 기질이란 없다고.

저자는 일종의 영국판 스타벅스인 '커피리퍼블릭'을 창업한 남매다.
영국내 사정을 잘 알지는 못하나 이 책이 나올 당시만 해도 영국내 최고 업체였던 듯 하다. 
이 둘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홀딱 반한 뉴욕식 에스프레소 전문점(그게 바로 스타벅스인듯)을 내기로 결심한 후 벌어지는 일들이 책의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흥미진진하면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이 나온다.
자잘한 경영에 관한 수치나 데이터보다는, 사업체를 끌고 가는 사람들이 마음에 두어야 할 열정과 헤맴같은 것들에 초점을 두었다.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시작하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책의 마지막 부분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백개를 넘는 매장이 문을 열고 전문 경영인들까지 영입했을 때,
작은 커피숍 주방에서 온 직원들이 가족처럼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때를 그리워하는
저자의 심경이 그것이었다.

덧붙임: 이 책에 나온 테스트와 조언들에 의하면, 나는 절대 사업을 하면 안 되는 사람으로 결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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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1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사업하면, 너무 잘할 것 같아서 안 한다죠.ㅎㅎ 울 남편은 사업체질이 아닌데 사업하느라 10여년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정경제.ㅠㅠ 이 책 사서 안겨줘야 할까봐요!^^

도넛공주 2008-04-16 17:4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그럼 두분이 거꾸로 된 생활을 하고 계신 거잖아요! 빨리 새 삶으로 가세요 호호.

하양물감 2008-04-16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해보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읽어보고싶어지네요. 그런데, 도넛공주님처럼 나도 절대 사업을 하면 안되는 사람이라 하면 포기해야할까요? ^^;

도넛공주 2008-04-16 17:44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님 반갑습니다.글쎄 그게 책 첫머리에 나오니까 김이 팍 새더라구요~그래도 전반적으로 용기를 주는 책이니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새롬이 2008-04-16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주님의 마음에 남았다는 구절을 읽으면서요 뭐랄까 ...
거대자본에의해 무너져가는 인간미 있는 소규모 가게들이 생각나여

유럽엔 골목 마다 작은 과자가게랑 까페들이 서로 다양성을 꽃피우며 공존하는데
미국엔 어딜가나 똑같은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천편일률적으로 독존한다 느껴져요

도넛공주 2008-04-16 19:47   좋아요 0 | URL
새롬님,그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그런 작은 가게들이 남아있길 바라는 사람들보다는 한푼이라도 더 싼 곳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은 거겠지요.그러나 여유없는 삶의 원인을 파고 들다 보면 그런 사람들을 탓할 수만도 없는 것이고...생각이 많아집니다.

웽스북스 2008-04-17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와 어쨌든 종류라도 쫌 비슷한 책을 읽으셨네요
그 테스트 제가 해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듯 ㅋㅋ

도넛공주 2008-04-17 09:32   좋아요 0 | URL
아,저도 웬디양님 리뷰 보고 그 카페 가지 말아야지 했다는 거 아닙니까.근데 어쩐지 테스트는 쉽게 통과하실 것 같은데요?

네꼬 2008-04-21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용서 리뷰를 참 재미나게도 쓰세요. 꼭 소설 읽고 쓰시는 것처럼. 나는 그래서 공주님이 좋더라.

도넛공주 2008-04-22 01:18   좋아요 0 | URL
네꼬님,제가 소설을 안 읽어서 그런가봐요.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