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메타인지 공부력 - 하브루타로 쌓아가는 상위 1%의 힘
김금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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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대답으로 아이와의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은 기본,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생각근육을 키우는 방법과 과제가 있다. 경청하는 부모가 되는 것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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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메타인지 공부력 - 하브루타로 쌓아가는 상위 1%의 힘
김금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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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교육/육아서 중에서 엄마들마다 코드가 맞는 육아서가 있을 터인데, 저에게는 "하브루타" 가 그렇습니다. 나보다 육아서를 더 많이 보는 남편님아의 책장에서 많이 보이는 단어라 그렇고, 아빠가 손주 보시고 처음 내게 주신 책이 유태인의 자식 키우는 방법이라 그렇습니다.


무려 고학년인 녀석을 키우고 있으나 뜻이 맞는 육아서만 읽고, 입시에는 무지한 애미인데, 참 오랜만에 327 p나 되는 육아서를 읽어봤습니다. 다 읽고 나니 솔직히, 상위 1% 같은 것보다, 내게는 이제 슬슬 자기 의사가 뚜렷해지고 카뮈의 말처럼 각성하며 - 불합리를 깨닫고 - 부조리함에 반항하는 게 뭔지 알아 보려고 드릉드릉하는 녀석과의 소통을 위해 좋은 리마인더와 각성서(?!)가 되어 준 느낌입니다. 기다리고, 인내하라!!!!


이 책을 쓴 김금선님은 하브루타 부모 교육 연구소 소장, 메타인지교육협회 이사장으로 재직중이며 2012년부터 하브루타 부모교육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고 합니다. 20년이 넘는 가정상담의 경험은 책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육아서의 핵심은 상담사례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책을 읽기 전에 많이 들어보았으나, 정확하게 모르는 두 가지 개념에 대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브루타 교육은 말하는 공부법, 설명하는 공부법, 가르치는 공부법, 같이하는 공부법, 토론하는 독서법, 아이와 선생님의 역할이 바뀌는 학습법 등으로 부를 수 있다.

p36


메타인지는 '한 단계 높은' 이라는 뜻을 가진 메타 meta와 어떤 사실을 안다는 뜻의 '인지' cognition이 결합한 용어로 자신의 사고 수준을 한 단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

내가 무엇을 알고, 또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파악해 행동하며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다

p6 / p36


하도 많이 들어서 아는 것 같지만 실은 몰랐던 단어 뜻을 이렇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심지어 두 가지 단어를 결합하여 이렇게 설명합니다.


하브루타 메타코칭

한 차원 높은 학습과 삶에 대한 동기부여,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돕는 것

p46


결국, 질문과 대답의 과정을 통해 현재의 나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사람이며 원하는 바는 무엇이고 어떻게 하고 싶은 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얘기로 보입니다. 메타인지 능력 향상이 목표이고 하브루타는 방법이 되겠네요.


구성과 장점


이 책은 총 4개의 큰 챕터와 24개의 소제목, 부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모든 성취는 나를 아는 데서 시작된다

- 메타인지와 하브루타에 대한 설명

 하브루타는 어떻게 아이의 메타인지력을 키우는가 - 질문과 토론, 대화에 대하여

 아이의 메타인지는 부모에게 달려있다

-부모의 자세와 아이 지도법

하브루타 메타코칭으로 아이의 메타인지를 키워라 - 독서, 온택트, 디지털, 선행학습, 경제 교육, 인성, 도전과 실패 등 다양한 주제의 지도 방향에 대한 조언

하브루타 메타코칭을 위한 감성 터치 카드



얼핏 보면, 다 좋은 얘기고 맞는 얘깁니다. 육아서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모두 맞는 얘긴데 막상 하려면 못 하겠다는 데 있어요. 이 책은 그런 한계를 벗어나게 해주려고 열심히 예시를 들어주고 과제를 내줍니다.


이를테면, 생각을 키우는 세 가지 말은 아래와 같대요.


  1. 네 생각이 뭐야?

  2. 왜 그렇게 생각해?

  3. 아하, 그렇구나!


별거 아닌데... 저렇게 물어보고 공감해준 적이 생각보다 없음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점은, 중챕터 하나마다 "스스로 질문하는 부모가 자녀교육에 성공한다" 라는 질문 3개의 워크페이지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질문 잘하기 내용의 워크페이지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습니다.

  • Q1. 나는 어떤 부모인가

  • Q2. 나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 Q3. 나는 아이의 말에 경청을 잘하는 부모인가

특히 두번째 질문.. ㅠ

윽.


이렇게 또 뼈를 맞아 골절상을 입지요.

아이가 말하는 시간보다 내가 말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깁니다. 게다가 전에 함께 시간을 보내던 이모가 이런 말을 던진 적이 있어요.


와, 교훈적으로 말하기 대회 1등감이야!


 에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주제마다 마지막에 관련 이야기와 질문이 있습니다. 만약, 아이와 우연히 이런 종류의 대화나 일을 겪게 된다면 함께 읽어보고 질문을 던져봐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하브루타 메타코칭을 위한 감성 터치 카드는 여행가서 해봐도 좋겠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ft.아이가 싫어할 수도 있지만, 아이가 엄빠에게 질문을 해보고 엄빠가 대답해봐도 좋겠더라고요. 대답하기는 싫어도, 질문하는 건 좋아할 것 같아서요.


평소에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생각해 보게 하는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메타인지라는 게 결국 나를 알고자 하는 거라면, 이 질문들을 주고 받는 것은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가서 저거 하다가 충격적인 답 듣고 술자리로 직행하거나 집에 가버릴 수 있다는 게 문제... (EX. 아이질문 :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해가 안 되는 규칙이 있다면?)

그리고, "하기만 하면" !!!!! 모든 건 실행이 문제인게죠!


어떻게 할까요


하브루타 메타코칭 5단계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브루타는, 공동작업이므로 공동으로 하기를 추천합니다. 1단계, 함께 정보를 탐색하며 아는 것 / 모르는 것을 구분하고 2단계, 정보를 수집, 분류하며 이해와 설득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3단계에서는 비판적 사고를 하며 옳고 그름을 선택, 내가 인지한 것에 대해 되돌아 보고 4단계에서는 생각의 변화가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5단계에서는 1~4단계를 기록하며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기본 훈련을 하라고 합니다.


이걸 또래 아이들과 협업하기가 쉽지 않으니 부모와 하게 될텐데 주의해야 할 5가지가 심히 뼈를 때려 골절상을 입게 됩니다.


  • 아이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줄 것

  • 학습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 것

  •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말것. 스스로 고민하게 할 것

  • 공부 했으니 당연히 알아야지! 하지 말 것

  • 공부한 내용을 설명하게 할 것


그 동안 다그친 거 미아내...


이 책에서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질문의 중요성" 과 "대화의 중요성" 입니다. 좋은 템플릿은 좋은 글을 이끌어 내고, 좋은 질문은 좋은 대답을 끌어내죠.

언제나 부족한 부분이 독후활동이라서, 하브루타식 독후활동을 기록해봅니다.

좋은 질문을 아이에게 던지라고 하면서 질문의 5가지 유형에 대해 제시해 줍니다.


  • 사실 질문 -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 상상 질문 - 작가적 기질을 키운다

  • 적용 질문 - 자신을 알아간다

  • 심화 질문 - 세상의 중요한 개념을 체계화한다

  • 종합 질문 - 교훈을 찾거나 종합적인 평가를 한다


이렇게만 있으면 당최 어떻게 해야 할런지, 답답한데 이야기 하나와 구체적 질문을 설명해 주고 있어요. 예시로 선녀와 나무꾼을 들어봅니다.


  • 사실 질문 : 나무꾼이 훔친 것은 무엇인가

  • 상상 질문 : 선녀의 옷을 훔친 나무꾼은 착한 사람일까

  • 적용 질문 : 나는 지혜로운 사람인가

  • 심화 질문 : 사슴이 은혜를 갚는 방법에 문제는 없는 걸까

  • 종합 질문 : 가장 공감되는 부분은? 내가 반성할 점이 있다면?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쓰면 - 그걸 보면서 대화를 통해 독후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책에서도 나오는데, 단순히 책을 "읽기" 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문해력이라는 건 독후활동이 이어져야 한다는 거죠. 저런 질문을 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얼마나 책을 이해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 지 인지하고, 한 단계 높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실제로 질문을 던져보면 책을 안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일때가 있었고, 이렇게 엄빠의 질문을 몇차례 받고 난 후에야 독서록을 쓸 책을 주의깊게 본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참 어려운 부모노릇 ...



과제를 정리해봤습니다.


  • 밥 먹듯이 자연스러운 질문과 대답 - 토론

  • 독서 후 질문과 대답을 일상으로

  • 아이를 우리집 명강사로

  • 부모 역시도 스스로에게 짊문하며 메타인지 발휘

  • 아이의 앞에 서지 말고 뒷모습을 보며 걷기

  • 인내심을 발휘하여 지켜보아라

  • 평소의 관찰을 통해 적합한 질문을 하되

  • 답을 정해두거나 가르치지 말 것

  • 실수에 부정적인 피드백 대신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힘을 믿고 같이 고민하자.

  • 일상적인 스킨쉽

  • 장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도록

  • 실패의 기회를 주어라

  •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주지시키자

  • 공동체를 경험할 기회를 주어라


책에서 내게 던진 질문들을 잘 생각해 보면, 그 동안 잘못해 온 것들과 나가야 할 방향이 보입니다. 구체적인 실례들은 우리집 상황에 맞게 정해야 하겠으나 기본적인 규칙(?) 들은 이렇게 정하여 가족이 같이 해봐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찌보면 다 아는 평범한 것들 같아도 워크지에 대답을 적다 보면 의외의 것들이 나오더라고요.


질문을 앞에두고 좀 망설여집니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해도 아이는 아닐 수 있습니다.


좀 읽다 보면 또 다른 질문이 나타납니다.


아이에게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라고 하면서, 정작 나는 아이를 앞에두고 훈계만 해대고 있는 것으로 셀프 인식 되는데 어쩌죠... ㅠ


책을 읽다가 여러번 녀석에게 사과했습니다.

아이를 믿어주지 못하고

못하는 것만 지적하고 녀석을 모르는 3자 앞에서 녀석을 깎아내린 것이 불과 새학기 시작하고 2번째였어요. ㅠ


하지 말아야 할 말 (p150)

  •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그 시간에 공부 좀 해

  • 남들 하는 만큼 하고 나서 말해

  • 네가 얼마나 안다고 부모 말을 안 듣는 거니?

  • 지금 공부하기 싫어서 딴소리하는 거지?

  • 성적부터 올리고 나서 네 주장을 해. 지금은 아니야


뜨 to the 끔....

제목이 공부력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났더니, 결국 공부는 기본이 제대로 다져지면 되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하브루타 메타인지라는 거창한 말 대신 "기본에 충실히" 라는 얘기로 생각됩니다.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 묻고, 존중을 담아 잘 들어주면서, 좋은 사이를 유지할 것. 그러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스스로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인지하고 질문-대답의 과정으로 쌓인 논리적 힘을 이용해 공부를 하게 될 것이며 강의하는 과정을 통해 한번 더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라는 것.

별거 아닌데, 별거 맞네요. :)


  

창의성이 높은 아이는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넘치고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서 끊임없이 질문한다. 다양한 질문을 같이 해결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가정환경이 아이에게는 최고의 연구실이나 다름없다. 가정이 연구실이고 가족이 같이 고민하는 연구원이 되어준다면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아이만의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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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방관육아 - 프랑스도 인정한 한국 엄마의 특별한 육아법 자발적 방관육아
최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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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이기만 한 얘기가 아니라서 좋아요! 실천 목록 만들어서 함께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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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방관육아 - 프랑스도 인정한 한국 엄마의 특별한 육아법 자발적 방관육아
최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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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방관 육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남아를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혹은 갈수록, 방관은 어려운걸요. 실은 제목이 말도 안 돼서 신청해 봤습니다. 어디 무슨 얘기를 하나 두고 보자, 팔짱 낀 마음으로요. 


이 책은 예비 초딩맘 필독서!

늘은 둘째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 친구 엄마를 만났습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입학 준비 유인물을 나눠 준 모양 인데, 거기에 그렇게 적혀 있더랍니다. "한글 80% 알고 가기". 어머님은 걱정이 태산이셨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한글은 크게 걱정거리가 아닌 것 같은 거예요. 우리 집 녀석도 한글 잘 모르고 갔는데 2학기 되니까 다 알던걸요. 물론 정확한 맞춤법은 아직도 먼 얘깁니다만, 수업에 지장은 없던데요,라고 얘기했지만, 그래도 불안하셨을 거예요.

 

에 와서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 책은 12년 차 초등학교 교사인 최은아 님이 지었고, 제목과 표지에는 전혀 그런 내용이 없지만, 예비 초등 맘 필독서입니다! 이 책이 필요한 독자층을 제 나름 정의해 보자면, 이래요.

 

1. 2023년 기준 - 7, 8세 어머님

2. 4-6세 어머님

3. 초딩 고학년을 앞두고 불안한 어머님

4. 결국 초등엄빠(예비 포함) 라면 이 책은 꼭 봐야 해요!

5학년을 앞두고 = 저학년 졸업, 고민을 했습니다. 논술 학원 X, 토론 수업 X, 대형 학원 X, 사회 과학 학원 X... - 예체능 학원만 다니고 있는 녀석, 과연 이대로 괜찮나... 하다가 결국 초딩 고학년이라는 심적 무게를 무시하고 그냥 하던 대로 해봐야지,로 결론난 우리 집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잘 하고 있나, 싶다가도 죽비로 때려맞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목차는 이렇습니다.

1. 공부 잘하는 아이는 뭐가 다르지?

2. 4-7세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자발적 방관 육아

3. 8-10세 초등 공부가 중고등 실력으로 이어지는 자발적 방관 육아

4. 에필로그/ 부록 (초등 입학 준비 생활/학습 편)

 

발적 방관, 이거 진짜 어려운 일입니다.

다 아실걸요. "자기 주도 이유식"이라는 말이 얼마나 사람을 고뇌의 구렁텅이에 던져 넣는지요. 모성애를 의심케하는 모진 말이었다니까요. 그런데, 자발적 방관이라니요. 그냥 두라니요.

저도 천 퍼센트 그런 마음이었어요. 애 낳기 전까지는....

그런데 두 딸을 키우시면서도 그런 제목으로 책을 쓰시다니, 최은아 님 대체 뭔가요!!! 싶었어요. 책을 읽기 전까지는...

줄넘기, 줄 서기, 앉아 있기, 이 모든 것은 자기 조절력과 관계가 있다. 자기 조절력은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여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학교에서 필요한 자기 조절력에는 신체 조절, 관계 조절, 주의력 조절, 시간 조절 그리고 계획 조절력이 있다. 이는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또 아이의 교우관계에서도 기본이 되는 능력이다. '나 하고 싶은 대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할 때 맞춰 살아가는 능인 것이다.

...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기초학력이 아닌 자기 조절력을 먼저 키워주어야 한다. 아직 신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식만 가르치면, 산만한 똑똑이가 되어 오히려 수업 분위기를 흩트리는 아이가 된다.

p31 '이것 시켜보면 누가 공부 잘하는지 안다'

런 내용을 좀 초등학교 입학 유인물에 써주시지요 - 내가 유치원 원장님이라면 이 책을 유치원 졸업 선물로 하겠습니다. 사실 어린이집 졸업 선물로 더 좋아 보여요. 유치원 입학하는 5세부터 이렇게 육아하면 참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이 책에는 한글, 영어, 수학 공부를 시작하는 방법과 관점에 대해 좋은 말들을 하고 계세요! 이 책의 논조에 적극 공감합니다. 그리고 초등학생 수백 명을 만난 경험으로 적으시는 글이라는 게 여러 사례에서 보이고 그래서 더 신뢰도가 높습니다. 상상 가능한 장면들이기도 하고요. 

 

엄마가 의도적으로 게을러지면 생기는 것이 메타인지다.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조절력과 내적 동기, 문해력을 바탕으로 할 때 생각나는데, 자기 조절력, 내적 동기, 문해력 모두 혼자서 스스로 알아나가야 하는 과정이므로 메타인지도 결국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p48 1학년에 구구단 모르는 아이가 나중에 수학 잘한다

 

부의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 부분을 읽고 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깨달았는데, 내가 공부를 했던 이유는 엄마 아빠가 기뻐하시는 게 좋아서,였던 어린이였고- 이는 내적 동기였는데 -. 우리 집 어린이에게 물었더니 당당하게 엄빠가 기뻐하기 때문에 공부를 잘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시켜서 하는 거라고... 아.. 그.. 그래...

 

아서를 보면 자꾸 죽비를 맞고 있는 기분이 드는데, 이 책은 좀 심합니다. 아이가 물을 쏟으면 화를 내고, 어지러워질 것을 대비해 모든 것을 해주는 엄마 - 바로 저입니다. 요즘은 좀 자제가 되는데, 아이가 어릴 때는 정말 죄를 많이 지었습니다... 망나니가 따로 없었달까요...

모든 것을 다 해주는 엄마는 좋은 엄마가 아니다.

올바른 정서는 아이가 스스로 옳은 선택을 하고,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엄마의 믿음에서 시작한다. 엄마는 선을 그어주고 기준을 세워 주기만 하면 된다.

p56 성공 경험을 세우는 프랩 스테이션

... 엄마의 믿음 따위는 저세상에 던져 버렸고요...의심부터 시작하고 잘 할 수 있겠냐고 백번 묻고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과는 나선형으로 이어져 있다. 이전 학년에서 배운 내용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 다음 학년에서 깊이 있는 수업 내용으로 이어지므로, 심화 과정까지 충분히 마쳐야 한다. 그러려면 선행학습에 시간을 쏟으면 안 된다. 암기하도록 가르쳐서는 안 된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다시 저학년으로 되돌아가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개념을 익힐 수 있게 기다려주자. 

p175 손가락으로 덧셈하는 아이 그냥 두세요

리로는 알고 실천은 어려운 얘기 여기 또 있어요. 머리로는 개념 알죠. 알고 말고요. 그런데 결국 주변의 말들에 치이게 되어 불안한 마음에 사주게 되는 선행학습 문제집... 아이가 스스로 개념을 익힐 수 있게 기다려 주는 방법으로 경시대회 문제집을 풀게 하라는 얘기가 있으십니다. 심화 과정을 통해야 개념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개념이 무너지면 심화는 손도 못 댄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지난날의 수포자 여기 손... 여하튼 구구절절 다 맞는 말씀과 실천 방법을 제시해 주셔서, 내일 당장 경시대회 문제 출력하려고요. 이거야말로, 틀려야 알게 되는 부족함이죠- 많이 틀릴수록 좋은 것- 

 

하고 싶은 목차를 정리해 봤습니다.

 

종이접기가 문해력에 최고,라는 얘기에 공감하고 프랩 스테이션 아이디어에 무릎을 치며, 장을 같이 보러 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작심삼일 시간표는 당장 엑셀 파일로 만들어야 할 것 같고요. 아이와 대화를 이끌어내는 질문들을 읽으며 그래도 아직은 괜찮게 하고 있지 않나, 했어요. 아이에게 독후감을 요구하기 전에, 엄마가 서평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요소들을 기억해 내서 질문하면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긴 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우리 집 애는 대답한 거랑 전혀 다른 내용을 쓰고 있긴 하던데요... -_0...

 

아니 여튼 현실적인 조언들이었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목차 :

  • 종이접기 잘하는 아이가 국어도 잘한다

  • '이것' 시켜보면 누가 공부 잘하는지 안다

  • 성공 경험을 키워주는 프렙 스테이션

  • 계획성을 키워 주려면 장 보러 가세요

  • 프랑스 가정에서 실천하는 작심삼일 시간표

  •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낄 땐 녹음기를 켜세요

 

녀석과 함께 하고 싶은 일 :

  • 종이접기 자격증

  • 줄넘기

  • 한끼 식단부터 시작, 일주일 식단 짜서 같이 장보기

  • 가족 시간표 짜기

  • 신문 읽고 NIE 활동하기

  • 생각을 나눈 대화를 녹음하여 글쓰기 전에 들려주기

  • 지난 경시대회 문제 출력하기 (내일)

 

혼자 두지 말고 혼자 하게 두자

발적 방관이지, 방임이 아닙니다.

오늘도 내일도 녀석에게 해주어야 할 말 세 가지.

-틀려도 괜찮아

-잘했어

-사랑해

 

사실, 누가 나한테도 해주었으면 좋겠는 말들 아닌가요.

아이도, 엄마도 서로서로 해주면 좋겠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하루의 수고를 치하하며 -

그렇게 토닥이며 굿나잇 할 수 있는, 그런 날이기를.

 


쌤 앤 파커스 출판사 서평단 이벤트 당첨으로, 책만 제공 받아 아주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아이가 선생님께 잘 모른다고 말할 수 있으면 안 가르쳐도 되고, 모른다고 말을 못 하면 한글을 가르쳐서 보내는 게 좋아. - P156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과는 나선형으로 이어져 있다. 이전 학년에서 배운 내용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 다음 학년에서 깊이 있는 수업 내용으로 이어지므로, 심화 과정까지 충분히 마쳐야 한다. 그러려면 선행학습에 시간을 쏟으면 안 된다. 암기하도록 가르쳐서는 안 된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다시 저학년으로 되돌아가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개념을 익힐 수 있게 기다려주자.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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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미디어창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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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달려야 했다. 끝까지 달려야 내려놓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역사 추리소설이라는 생소한 장르. 참 오랜만에 스토리로 승부하는 소설을 본 듯. 21개의 챕터로 오로지 달려 달려 달려! 하는 그런 책이었다. 결말이 궁금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책이라, 가족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녘에 시작하길 잘 했다 여기게 된 그런 책이었다.

소설가 천선란님이 쓰셨듯, 에놀라 홈즈가 떠올랐다. 민환이가 꼭 슬픈 이 나라의 애놀라 홈즈 같았다. 물론 민환이는 애놀라 홈즈처럼 사랑하고 지지해 주는 엄마도 없지만. 시체도 발견하지 못한 채 부고로만 전해진 아버지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제주까지 내려온 여성이긴 하지만. 민환이는 댕기머리 탐정이니까! 여성이라 슬프고 서러운 조선의 탐정이니까. 용감하게 사건을 대하고 진척시켜 가는 모양이 꼭 영국의 애놀라 홈즈 같았다. 

영화처럼,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야기


음악이든 소설이든 눈앞에 그림을 그려주는 작품을 좋아한다. 가사가 없는 음악은 이미지가 떠오르고, 직접적으로 표현해 주는 소설은 보다 자세하게 눈앞에 장면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책을 읽는 동안 내 눈앞에 한 편의 영화가 흘러가는 걸 보니 이 책도 영화화 얘기가 나오지는 않을지..! 

배경은 1426년 조선. 주인공은 민환이. 동생은 민매월.  고모네가 있는 목포에서 엄격한 통제를 받으며 지내던 민환이는 아버지 민 종사관의 부고와 함께 복선이라는 미지의 여성이 보내온 아버지의 수사 일지를 비밀리에 전해 받는다.  고모의 허락 없이 아버지를 찾으러 제주로 향하는 민환이. 노경 심방 (무당)의 수양딸처럼 지내고 있는 동생 매월이와 사라진 13명의 소녀들이 있는 제주 노원으로. 

13명의 소녀는 어디로 갔을까. 
  
제주는 아름답지만 서글프다. 섬이라 식량과 물이 귀하고 육지에선 귀향지로 지정해 버렸고. 농경지가 드물고 바다가 있으니 해녀가 있고. 육지의 높으신 분은 돌보지는 않으면서 공물을 요구하고. 근대로 올수록 아픈 역사투성이고. 그래서 외지인에 대해 경계가 깊고 말이다. 

또한 그 당시 여성이 물질로 생계를 책임졌기 때문에 그 지위가 육지에 비해 높으며 운신이 자유롭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댕기머리 탐정 민환이가 "비교적" 자유롭게 사건을 해결해 나갈 수 있었을지도, 그래서 작가는 제주를 배경으로 삼았는 것인지도. 캐나다에서 살았던 작가의 아버지가 제주 출신이라던데, 정말 책을 읽다 보면 제주의 문화가 곳곳에 드러나 좀 놀랐다. 뿐만이 아니다. 캐나다 사람인 작가가 이렇게까지 세부적으로 당시의 정황을, 분위기를, 여성의 지위를, 문화를, 시대상을 위화감이 없이 그려내다니, 하고 또 놀랐다. 


한라산도 나오는데, 잠깐 묘사하는 장면마저도 내가 다녀온 한라산이의 풍경이더라. 눈앞에 떠오르는 제주의 풍광들과 사람들. 풍경 묘사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것도 아닌데,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런 소설이었다.

아버지와 딸, 그리고 자매

여러 관계가 등장하는 데 유독 두드러지는 관계는 부녀, 그리고 자매다.

명나라에 조공으로 미성년 여성을 보내야 했던 시대. 아름다운 미성년 처녀를 골라 조공으로 바쳐야 했던 그 시절. 내 자식이 어여쁘지 않은 아버지가 있을까. 어느 아버지가 딸자식을 그렇게 보낼 수 있을까. 각기의 처지와 지위에 맞춰 아비들은 딸자식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힘없는 나라에서 여성으로 태어난다는 것. 지금도 똑같다.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여성들은 희생되고 있는지. 그 맘 아픈 역사에 우리나라도 있었다.


이런 비극적 환경에서 나타나는 부녀의 갈등.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공감 가는 부분이 아닐까. 자식이자 부모인 내가 모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얘기가 아닐지.

모든 형제 자매가 겪을 부모에 대한 쟁탈전도 그렇다. 부모는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대도...


이 모든 감정선은 스토리를 따라가며 자연스레 독자에게 전달된다. 각기 다른 이해=오해가 생기며 사건은 꼬여 가지만... 사건의 해결됨에 따라 시간이 만들어낸 감정의 골들도 해결되며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무어라 설명하기 힘든 같음과 다름


외국소설을 읽고 있는 기분이 분명히 들었다. 배경이 제주이고 주인공이 한국 이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번역된 소설을 읽고 있다는 게 선명하게 느껴졌다. 자꾸 애눌라 홈즈가 떠올라서 그런가. ^^;; 다른 분들의 후기가 궁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결론을 읽으며 눈물이 주르륵. 이 감성은 한국 감성인데, 그러면서 주르륵. 부녀의 관계도, 자매의 관계도 참 한국적인데, 그러면서 주르륵. 한국 감성이 글로벌 감성인가, 그러면서 주르륵.


더 나은 세상이 되길 


스피디하게 달리는 사건, 그 안에 담긴 감정선, 생생한 풍경 묘사, 살아 숨쉬는 인물들, 충실한 고증. 수많은 외국 매체들의 추천사 만큼이나 재밌게 읽은 책이었다. 외국 소설 같기도, 한국 소설 같기도 한 그런 신기한 책. 외국계 한국인이 지어 번역된 다른 책들도 궁금해졌다. 


80년 동안 끌려간 고려 여인 2천 명, 공식적 기록에 의한 조선 여인 114명, 비공식적으로 끌려간 11-18세의 더 많은 조선의 여성들을 애도한다. 그 긴 시간 동안 인간 조공이 되어 내 의지와 무관하게 슬픔을 겪고 고통을 당한 여성들을 애도한다. 그리고 지금도 여러 방식으로든 이어지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슬픔과 눈물이 아프다.


더 나아지길. 제발 더 나은 세상이 되길. 여성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위협받는 세상이 아니게 되길.


넓은 지대에 돌로 만든 커다란 집 세 채가 서 있었고, 초가지붕은 햇살을 받아 백금색으로 반짝였다. 뒤에 우뚝 선 나무의 초록색 잎사귀들이 서늘한 가을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냈다. 자라면서 일상처럼 들었던 소리. 검고 낮은 돌담으로 둘러싸인 집은 5년 전과 똑같았다. 여전히 아담하고 수수했다. 아버지는 부유한 편이지만 육지에서 기와집 재료를 공수할 만큼 재력가는 아니었다. 거친 비바람으로 유명한 제주에 커다란 기와집을 짓는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험한 날씨에 보호막이 되게 지은 집이 아니면 강풍에 무너지기 십상이다. - P80


"이상하지예?"

가희가 말했다.

"어멍 아방은 자식 위한거랜 생각허지만 정작 자식 입장에선 원허지 않는 일을 할 때가 하영있주마씀."

가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아방헌티 날 위해 혼 팔아달랜 부탁한 적 어수다. 겐디 아방은 다 너를 위한 일‘이랜 했고예"

...

"아방은 나 먹여 살리겐 무슨 일이든 해수다. 영 생각하면 감사허고, 경 허당 그런 생각을 한 나를 원망허고. 왜냐하면 아방이 얼마나 나쁜 짓 해신지 아니깐. 겐디 아방을 범죄자랜 생각허민... 굶어서라도 나 배불리 밥 먹게 해준 사실을 잊을 수 어수다."

 - P365


매일이 패배의 연속이라오. 이 일을 하다 보면."

유 어사가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남을 지키는 의무를 다한다는 일이 원래 그렇소. 몇 명을 구해도 대부분은 잃지. 이번만 그런 게 아니오."

 - P402

매월이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그럼에도 순수하고 찬란한 하늘과, 더욱 짙어진 언덕 아래의 나무들이 보였다. 슬픔이 우리 안에 골짜기를 만들었고 그 사이로 따스한 바람이 지나갔다. -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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