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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 오래된 사물들을 보며 예술을 생각한다
민병일 지음 / 아우라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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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려 실체화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시간들 속에서 내가 잃어버렸고, 또는 애써 잊고자 했던 그리움들이 가슴에 스며들면서, 진한 추억의 단상에 빠지는 시간이었다. 책 속 다채로운, 오래된 사물들에 뜬금없는 나의 기억, 추억, 그리움이 더해져, 마음이 넉넉해지고 여유로 가득 찼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은 저자의 독일 유학생활 동안 벼룩시장을 돌면서 그가 찾아낸 오래된 사물들을 통해 삶의 진정성과 예술을 생각했다. 아니, 삶의 진정성과 예술미가 깃든 오래된 사물들이 말을 걸어왔을 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으로 사물이 풀어낸 이야기는 ‘세파를 견뎌낸 아름다운 힘과 역사’(5쪽)를 절로 확인하며 체득하게 되었다. 검은 비밀 봉투에 감춰진 몽당연필들,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는 삶의 고단함에 비례하여 정직한 삶의 고독에 공감하였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많은 오래된 사물들은 진정 ‘생의 각성제’였다. 낡은 그 사물들에서는 찬란한 생의 빛이 눈부시도록 반짝이고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독일의 벼룩시장 풍경을 떠오려본다. 상상 속에 머물러있지만 ‘라인강의 기적’을 일으킨 독일인들의 국민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반면에, 우리도 분명 한때는 한강의 기적을 외치며 그렇게 절약이 생활이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낡은 것을 오히려 더욱 살뜰하게 아끼고 가꾸던 시절, 그 시절이 고릿적이 되었다는 우리의 현실이 오히려 극명하게 드러났다. 아니 내겐 그랬다. 야반도주를 하듯, 그렇게 내빼기 바빴던 것인지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았다. 매번 뭔가를 잃어버리고 왔다. 아니, 잊으려고 애써왔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앞만 보려고 했다. 잠시 뒤돌아볼 시간도 없이 그저 그렇게 쫓기듯 그랬던 나, 과연 지금에 만족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래된 사물들이 내게 건네는 말은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 것이었다. 저자처럼 오래된 사물을 통해 예술을 생각하지 못했다. 음악, 그림, 작가 등등의 이야기는 때론 내게 낯선 것이었다. 하지만 예술이 담고 있는 정신이 바로 우리내의 삶이라는 점에서 나는 내 삶을 반추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시간들의 애상, 추억에 젖어 마음이 꼼지락거렸다.

 

사람들의 마음속엔 저마다 잊지 못할 사물이 한두 개 들어 있다며, 저자는 잠시 바쁜 생각을 내려놓고, 심중의 오래된 물건을 꺼내보라고 한다. 마법 램프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줄 것이라고. 정말 그랬다. 잃어버린 시간들이 쓰나미처럼 몰려들었다. 삼촌 탁자 위의 할아버지의 재떨이가 떠오르며 할아버지를 추억하고, 초등학교 졸업선물로 이모에게 받은 서랍 속 철제 필통이 말을 걸어왔다.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며 행복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낼 수 있었다. 나의 고릿적 추억들을 되살려주며 행복으로 물들게 한다.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지고 충만해진다.

 

또한 그저 낡았다는 이유로, 아니 그저 유행에 뒤쳐진다는 이유로 버려지기 쉬운 일상의 많은 것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함께 했던 시간들 그 속에 농축된 이야기와 추억이 반색을 하며 달려든다. 일상의 모든 것이 소중해지며 한결 한결 풍성해진다.


아무래도 삶에 지쳤다며 어깨가 축 쳐질 때, 우울이 나를 잠식하려 들 때, 나는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을 펼쳐 들 것이다. 그 어떤 약보다 효과적으로 나를 치유하고 위로해줄 것이다. 그리고 내 곁의 오래된 사물들도 수시로 말을 걸어올 것 같다. 그들의 속삭임에 이젠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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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문희정 지음 / 동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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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간 내 안의 작은 욕망과 질투를 자극하였다.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제목을 보자마자 ‘나도 미술관에 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이 동시였다. 그만큼 최근 미술관의 높은 벽을 가까스로 넘어 살짝 맛을 본다고 할까? 그럼에도 솔직하게 말하면, 열 손가락 손에 꼽을까? 아직은 이제 한 걸음 뗀 걸음마 수준이다. 그렇기에 미술관을 놀이터 삼아 제집처럼 드나드는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단 저자 ‘문희정’이 쓰고 찍고 그린 이 책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에 나는 충분히 만족했다. 그녀의 솔직담백한 이야기에 키득거리기도 하고,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어느새 다양한 미술관, 갤러리 풍경에 매료되었다. 일단 무식이 하늘을 찌르는 내게 좋은 정보들로 가득했다. 기껏 아는 것인 서울시립미술관, 한가람미술관-알 만한 사람을 다 아는 미술관이라 자세히 소개하지 않았다지만 내가 알 게 된 것은 그저 최근이다-, 덕수궁미술관이 전부다. 간송미술관도 알고 있지만, 자세한 정도는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이 봄, 5월의 계획이 빠듯해지는 것은 모두다 그녀가 일러준 유익한 정보들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카페’를 소재로 한 책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이 때론 하나의 광고처럼 너무 상업적이라 느껴졌던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좀 더 가까이>를 통해 얻었던 즐거움과 정보를 오히려 되새김질 할 수 있었다. 서재(서점, 북카페)와 미술관는 서로 다른 소재지만 다양한 문화생활을 몸소 보여주고 유익한 정보가 피부로 와 닿아 함께 읽어도 좋은 것 같다.

 

아직은 높은 문턱, 감히 접근할 수 있을까? 하는 소심함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또한 천편일률적인 문화생활에서 벗어나, 좀 더 다채로운 문화를 나 역시 향유할 수 있을 거란 기대와 설렘으로 행복했다. 지금 당장은 책에 머물려 만족했지만, 그녀의 이끌림에 그저 따라가고 싶다. 그리고 그 다양성과 풍족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

 

삶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 가득한 미술관으로 이 봄나들이 떠나보면 어떨까? 멀고도 가까운 서울을 혼자 산책할 용기를 가득 심어준다. 그리고 그저 보는 것으로 눈이 호강한다고 야단치는 그 아우성에 비명을 질러보고 싶다. 이 봄, 온 몸의 세포들이 ‘짜릿짜릿’ 하다며 지르는 환호성에 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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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2 - 건축가 김원 편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 2
이용재 지음 / 도미노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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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용재도,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김원’에 대해서도 솔직히 모른다. 건축에 대해서도 문외한이라, 책이 풀어낸 이야기는 마냥 신기하면서 흥미롭다. 건축 관련한 책들을 접하면서 주변의 건물들이 새롭게 인식되고, 왠지 친숙한 것이, 회색빛 도시의 풍경을 아주 포근하게 만들어주었다. 여전히 건축은 어렵고, 건축 용어가 등장하면 난감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 담긴 훈훈한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그래서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2>를 펼쳤다.

 

일단, 이전에 나온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이색박물관 편>을 건너 뛴 아쉬움-때마침 도서관에서 발견하였으니, 빌려볼 생각이다.-을 뒤로 하고 먼저 ‘건축가 김원’ 편을 만났다. 그러고 보니, ‘이용재’란 작가가 그저 낯선 존재만은 아니었다. 예전에 ‘딸과 함께 읽는 답사 여행기’란 부제로 호기심을 끌었던 책 <선비들의 고단한 여정>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여러 선인들과 그 선인들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건축물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되어 무척 참신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딸과의 대화체는 예술의 고상함과 딱딱함을 단 번에 허물어 버리고 쉽고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건축에 대한 나의 무지, 그 두려움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표 건축가 ‘김원’ 실록‘이란 이색적인 부재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잘 모른다. 그러면서 궁극의 문화기행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건축가와 문화기행 문론 이미 만난 적이 있으니, 단순한 건축’물‘에 국한 된 것은 아님을 알겠는데, 뭔가 부족했다. 저자의 특유의 입담, 툭툭 내던지듯, 술술 풀어내는 말발, 글발에 당할 수가 없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사이도 없이, 너무도 많은 이야기가 줄줄 흘러 나왔다. 건축물도 건축가도 그 속의 문화, 정신도 순식간에 지나갈 것 같아, 정신을 바짝 차려야했다. 건축가 김원 실록이라더니, 김원 그리고 그의 작품 이면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었다.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현대사의 일면이 오롯이 펼쳐지는 듯했다.

 

궁극의 문화기행, 문화기행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저자의 포부라고 할까? 건축가 ‘김원’의 작품과 그의 삶의 고리를 풀어내는 과정 속엔 우리의 역사, 문화 그리고 시대정신이 녹아있었다. ‘태백산맥’을 시작으로 독립기념관 그리고 황새바위 순교성지 등등 각각의 건축물들, 그의 작품들은 그저 그런 콘크리트 덩어리가 아니었다. 각각의 건축물 속엔 담긴 정신, 역사의 흐림은 건축에 문외한인 내겐 흥미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건축가 ’김원‘의 대표작품들과 그 표면과 이면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에 흠뻑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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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열일곱
한창욱 지음 / 예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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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멋지다 열일곱>에 주목하게 된 것은 바로 열일곱 살이 된 동생 때문이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늦은 시간까지 야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 힘들어했다. 급격한 환경변화와 함께 아직 적응되지 못한 몸과 마음이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3년을 이렇게 보내야 한다면 지친 표정이었다. 그렇다. 앞으로 3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그런데 어떤 격려의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입 밖으로 나오려는 소리는 그렇고 그런 말일 뿐이었다. 어떤 힘도 되지 못해 오히려 침묵을 하게 된 꼴이 되어버렸다. 동생의 마음을 헤아리고 진정어린 위로와 격려를 하지 못한 자신이 너무도 한심하고 부끄럽기까지했다. 그런데 <멋지다 열일곱>이 제 때에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동생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바로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내 입 밖으로 나오려했던, 진부한 이야기나 틀에 박힌 이야기가 아닌, 그 어떤 목소리보다 힘이 넘치고 생생하고, 의지가 되고 진실하였다. 어찌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저 적당히 알 뿐이라는 것을 안다. 그 앎을 삶에서 실천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런데 꿈을 이루기 위해 제시된 일곱 가지 미션을 실천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바로 동생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꿈을 잃은 채, 방황하던 주인공 재하의 어느새 꿈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펼친 것이다.

자신이 처한 여러 상황들 속에서 좌절하고 절망하고 방황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학창 시절, 자신을 만나고 우리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은 바로 오늘의 열일곱의 얼굴들이었다. 소년가장이 되어 어린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일을 하는 친구 ‘창수’, 꼴찌에서 전교 1등으로 거듭난 태훈, 재하를 이끌어주는 똑똑하고 당찬 친구 다연, 하지만 그녀 역시 부모의 이혼으로 아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무척 에너지가 넘친다. 열일곱은 그 어떤 시간보다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열정을 갖고 뛰어갈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할까! 그 진실을 자각하고 확신할 수 있는, 자신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무림의 비서(秘書)'일지도 모르겠다. 그 드넓은 바다에서 ‘북극성’에 의지해 향해하던 옛 선원들처럼 이 책의 메시지가 동생에게 북극성과도 같을 것이라는 확신이 나를 행복하게 하였다. 탁월했던 나의 선택에 흡족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어린 친구들이 많았다.

 

성장소설, 청소년소설이라는 옷을 입은 꽤나 괜찮은 자기 계발서의 느낌도 강하다. 특히 드림레이서를 위한 일곱 가지 미션, 그리고 그 상황들의 설정은 기존의 자기 계발서의 또 다른 변형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옷을 입었기에, 메시지는 강렬하게 아이들의 심장을 타닥타닥 뛰게 할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일대기를 적어보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를 설정한다. 그리고 인생의 마라톤을 위한 중단기 계획을 세우고, 그 꿈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위한 파워지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가장 힘들지만, 가장 중요한 ‘시간관리’, 그리고 인맥을 쌓는다. 요즘 회자되는 인맥으로 폄하하지 말자. 진실한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고, 주인공과 그 친구들의 우정에 주목하자. 무한 경쟁 속에서 자신만 혼자 앞서겠다면 달려가지 않는다. 태훈과 다연이 재하를 이끌고, 창수을 이끈 그들의 우정, 서로가 서로를 당겨주고 끌어주는 모습은 오늘 우리에게 진정한 ‘인맥’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오늘날 변질된 인맥 쌓기와 활용 방안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성공, 꿈 역시 행복을 위한 하나의 조건임을 명심하며, 교양을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교양을 통해 더욱 풍성하고 풍요로운 마음,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마지막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라고 당부한다. 미래형 인재가 되기 위한 통찰력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생각하는 힘은 바로 우리 모두의 또다른 화두가 아닐까?

 

최근 카이스트의 일련의 자살로 인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요즘이다. 그런데 무한경쟁의 논리로 내몰고 있는 우리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 한 권이 책은 동생에게 힘을 주기 위해 펼쳐들었지만, 실제로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듯하다. 불확실하고 답답한 현실에서 선택하는 삶을 살기 위해, 성취감, 자존감을 굳건히 쌓긴 위한 지혜가 숨어 있다. 그리고 일일곱 친구들, 청소년들에게 반전이 되어줄 책이다. "정말 멋지다! 열일곱!" 이렇게 외쳐 주고 싶다. 끊임없이 응원하고 싶다.

 

 

 

재하의 힘찬 모습에서 열정, 꿈, 성취의 기쁨이 오롯이 전해진다. 

직접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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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장사를 하는가? - 이익 제2주의 경영
마키오 에이지 지음, 이우희 옮김, 유영만 감수 / 토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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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니, ‘상도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되는 책이었다. 과연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상도가 살아있는지, 상도라는 것을 논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우리에게 산재한 해묵은 여러 갈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묻는다. 왜 장사를 하느냐고? 왜, 무엇 때문에 우리는 장사를 하는지, 다시금 처음으로 돌아가 깊이 반성하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였다. 어찌 ‘장사’라는 상업이 진정한 삶, 행복한 삶의 의미까지 이야기하는지 뭔가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어색함, 상식을 벗어난 몰상식함에서 ‘상도’ 그리고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동차밖에 몰랐던 저자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집안의 가업을 물려받게 되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설득하고 의미를 찾아가면서 진정한 사업가로 거듭났다. 인구 2만 정도의 한적한 시골에 개업한 ‘AZ 마트’, 11년의 설득 과정과 우여곡절 속에서 개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 최고의 마트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경영 철학과 성공의 비결을 이야기하고 있다.

 

AZ마트는 작은 시골 마을에 들어선 24시간 초대형 할인 마트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대형 할인 마트가 아니다. 온 주변의 영세 상인들을 사지로 몰고 가는 그렇고 그런 공룡 마트가 아닌 것이다. 그에겐 신념이 있었다. 그 신념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우리의 마음을 움직였다. 진정한 상도란 바로 ‘사람’ 중심이었다. 말로만 떠드는 ‘고객 만족’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굳은 신념을 바탕으로 도전하고 그 실천이 이끈 진정한 성공이자, 행복 추구였다.

 

장사는 이익과 효율이 최우선일 것이다. 그런데 ‘이익 제2주의 경영’을 모토로 삼고 있다.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이익이 아니면 과연 무엇을 목표로 장사를 하는가? 다시 책의 제목을 보자. 책은 묻는다. 진정, ‘장사를 왜 하는가?’라고. 그는 말한다. 고객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그는 고객의 행복을 위해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일단 출발부터 확연히 다르다. 성공의 비결은 '이익 제2주의 경영' 속 '고객 제1주의 경영‘이 숨어있었다. 손익보다는 선악을 먼저 생각하고, 고객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방침은 ’거래처도 우리 고객이다‘는 결론에 이르자, 머리는 둔치를 맞은 것처럼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희망이었다. 심장이 팔딱팔딱 거침없이 뛰기 시작하였다. 최근 ’상생‘을 말하지만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상생은 없고 무한경쟁의 논리만이 최고의 가치처럼 여겨지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충격이었다. 신선한 충격 그 이상이었다. 상식을 깨고,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낸 성공의 비결은 정말 단순한 진실 속에 숨어 있었다. 업계 상식과 전례를 부정하면서 편법을 자행하기보다는 진정한 고객의 행복, 삶의 만족이라는 확실한 목표 아래, 공존을 통한 성공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은 시사하고 있었다.

죽는 날까지 ‘도리’만 다하다 가겠다는 그 마음의 진정성을 느껴진다. 이익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삶을 살고자 하는 바람, 그것은 비단 저자의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질문의 답은 명쾌했다. 장사는 우리 모두의 행복을 실현하는 하나의 장이었다. 공존을 위한 해법,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성공도 하고 다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정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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