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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머뭇머뭇, 그렇게 조심스럽게 책을 들었다. 펑펑 눈물을 쏟게 되리라. ‘근덕댁’처럼 너무도 흔해 빠진 눈물바람이 스스로 무색하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책소식에도 불구하고 외면하고 싶었다. 자신의 불효, 그 허물을 또다시 느끼고 싶지 않았다. 책을 읽는 순간에만 그칠 뿐, 나의 불효는 끝을 모른다. 복받치는 슬픔이 왠지 모르게 가식적인 듯 여겨진다. 여하튼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 한 권의 책을 정말 정말 외면하려했다. 그런데 말이다. 손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는 ‘노희경’은 “지금, 방황하는 사람들, 그대들의 방황은 정녕 옳은 것이다. 그러나, 그대의 어머니가 살아 있는 그 시기 안에서 부디 방황을 멈추라"(316)라고 말한다. 그 어떤 말보다 이 말 한마디가 마음 속 깊이 파고들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지난 날의 나의 과오들을! 또한 다시금 절절하게 느껴지는 부모님의 사랑, 그 한없는 베품에 고개를 숙이며 꺼억꺼억 울음을 토한다.
tv 드라마로 열핏 보았던 기억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기억은 열핏 보았던 「꽃보다 아름다워」로 일부 각색되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글쎄, ‘진실’과 마주하기가 너무도 불편하고 두려웠던 것이리라. 아내 ‘인희’의 죽음을 애써 외면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남편처럼. 하지만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다해 마지막을 준비했던 것처럼, 내게 남겨진 앞으로의 시간 속에서 지금보다는 다정다감한 딸이 되고픈 마음을 다시금 새겨본다.
권위적이고 무뚝뚝한 남편,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유부남과의 사랑에 방황하는 딸, 삼수로 방황하는 아들 사이에서 전전긍긍하는 며느리이자 아내 그리고 엄마인 ‘인희’의 삶과 죽음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며, 마음 속 응어리들을 풀어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속 겉돌기만 하는 가족이 영원한 이별을 계기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과정은 마음속 상처를 치유해 주기에 충분하였다. 우리내 사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이들 가족의 모습을 통해 내 안에 자리하고 있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절절함이 내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간의 묵을 떼를 씻은 듯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그 어느 때보다 진실되게 방황의 종지부를 찢고 싶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 그 표현할 길 없던 마음을 모아, 부모님의 손을 마주잡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인해 그 따듯한 온기가 절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고맙고,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