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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비소리 - 조선의 거상 신화 김만덕
이성길 지음 / 순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김만덕’이란 인물을 알게 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자신의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었던 마음이 놀랍고 경이롭다고 해야할까? 지난 해 만났던 김만덕에 이어 또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손으로 전해지는 ‘희망’의 메시지가 좋았다고 할까? 아니,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듯하다. ‘용기를 잃지 말고 매진하라‘고. 생동하게 하는 그 어떤 에너지가 오롯이 손끝으로 전해지며, 온 몸의 세포들을 들썩거리게 한다.

 

“척박한 땅에서도 꿈과 희망은 피어나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주변을 냉청하게 둘러보고 상황에 맞도록 처신하며 꿈을 키워가는 일이다. ....... 늘 도전하고 땀 흘리는 자에게만 꿈을 품을 만한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279쪽)

 

1750년 같은 해에 만덕에게 밀어닥친 시련, 그리고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과 마주하다보면, 절로 숙연해진다고 할까? 끔찍했던 1750년의 기억을 딛고 일어서서 살아보고자 발버둥쳤던(9쪽) 만덕의 기록을 펼치면서, 지금의 나를 뒤돌아보게 된다. 난파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호열자로 어머니를 잃은 뒤, 두 오라버니와 헤어져 퇴기 ‘월중선’의 몸종으로 들어갔다가 기생이 되는 삶을 살게되는 기구한 운명 속에서도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자신의 꿈을 잃지 않았다. 헐벗고 굶주린 백성의 삶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아량, 그리고 그것을 ‘자유’라 말하는 만덕의 이야기는 언제고 ‘희망’과 ‘용기’를 일깨워주고 있다.

 

“세상에는 성공이 보장된 확실한 일이란 없다. 그래서 살아가는 것은 늘 도전의 연속이고 선택의 반복인지도 모를 일이다.” (198쪽)


 

시간을 두고 다시 되새김질하며, 김만덕의 이야기에 풍덩 빠졌다. 시련 앞에서 굳센 의지를 다지는 만덕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지게 된다. 그렇다. 너무도 쉽게 절망에 빠졌던 것은 아닌지?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으며, 일어설 수 있는 강단을 전해주고 있는 이야기 <숨비소리>이다.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만덕의 이야기였다. 지난해 <조선의 여성상인 김만덕>(윤수민, 창해)에 비해 훨씬 빠른 전개를 보이며, 만덕의 일대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다만, 쉽게 풀어낸 이야기만큼, ‘사건’의 흐름이 다소 단조롭다는 느낌이랄까? ‘도형’과의 사랑과, 작은 오라버니 ‘만재’의 죽음, 그리고 거상으로의 성장 과정들이 다소 건너뛰기한 듯, 악덕상인 ‘고병기’와의 갈등 부분도 다소 약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저자 ‘이성길’이 앞으로 풀어낼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출 수가 없다. 역사를 접하면서 앙상하게 남은 골조에 살을 입히고 호흡을 불어 넣었던 그의 역사 공부 동안에 만났던 순한 사람들, 사건들 그중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몹시 기다려진다. 앞으로 이성길의 소설쓰기의 보물창고를 탐하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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