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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사소한 발견! 단연 눈에 띄는 책이다. 몇 번을 눈도장 찍다 쥐어진 책 <사소한 발견> 그지없이 반갑고 고마웠다. 
 

영화 <중경삼림> 속 표현을 빌려,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부채질 아니, 활활 타오르게 하였다. 특히, 책의 성격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문장을 통해 들썩들썩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었다.  

"(물이 똑똑 흐르는 걸레를 보며) 너무 슬퍼하지 마! 내가 도와줄게.

(걸레를 힘껏 짠 후) 좀 나아졌지?"

이것으로 어쩌면 충분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곤, 여지없이 <사소한 발견>을 끊임없이 탐하고 탐했다.

 

 

사물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렇다고 사소한 발견 속 이야기처럼 훈훈한 감성이 살아나는가? 하면 그런 것 아니다. 그럼 점에서 '책'으로 엮인 그들의 이야기, 사소한 발견에 끌렸던 것이리라.

판에 박힌 일회성의 물건들이 공장에서 만들어지기를 반복! 또 반복! 그리고 우리들은 무슨 의무인 양 끊임없이 소비에 소비를 강요당하는 듯한 느낌! 그리고 우리의 손을 떠나는 순간 골칫덩어리 쓰레기로의 양상! 이 일련의 불쾌한 진실을 지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나름의 해결책이 바로 사물에 대한 의무부여였다. 그리고 오래도록 내 곁을 머무는 사소한 물건 하나 하나에 정을 느끼고 더욱 애지중지! 그러한 다사로움이 책 속에 한 가득 담겨있다.

 

'장현웅 · 장희엽'의 눈을 빌려 엿본 사물들, 그 다양한 이야기 속 내 나름의 기억을 불러들이는 것이 이 책이 가진 강점이 아닐까? 특히, 책 말미에 덧붙인 사진들과 빈 공간이 더욱 배가시킨다. 

내 기억 속 몇 가지를 풀어볼까? 일단 2단 접이 노란 우산 하나가 떠올랐다. 우산을 돈 주고 사기가 그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한 두 번 정도 사용하고 은행에 두고 온 우산, 그 길로 영영 이별해지만 우왕좌왕했던 그날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딸의 머리를 묶어주면서 방울 머리끈 이야기는 나의 토끼모양 머리끈이 떠올랐다. 그것은 한동안 객지에서 일하고 돌아오신 아빠가 내겐 선물로 사온신 머리끈이었다. 투명하고 작았던 토끼, 그 귀였던 머리끈, 언제나 자랑하듯 다녔던 머리끈, 끈이 떨어진 후에도 토끼는 한동안 보관했었는데 어느 틈에가 내 손을 슬그머니  떠나버렸다.

그러고 보니, <사소한 발견> 은 잃어버리고 사라져버린 나의 기억의 편린들이 하나하나 재구성되어, 그 실체를 드러내었다.

 

쉽게 소비하고 무감각하게 버려지는 많은 공산품들이 나름의 의미를 갖고 '감성'이란 두둑한 옷을 입고 다가온다. 그러면서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보냈던 저자의 작은 미소가 내 얼굴에도 여지없이 번진다. 그러면서 내 주변 공간을 채워주는 사물들에 왠지 모를 감사인사를 전해고프다.

'사소한' 글쎄, '대단한' 발견이 아닌가!  또한 그 속에서 감성을 깨워주고, 추억을 선물해주고, 훈훈함으로 빈 가슴을 채워주어 더없이 함께 나누고픈 책 <사소한 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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