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그리스의 영광과 몰락>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 - 트로이 전쟁에서 마케도니아의 정복까지
김진경 지음 / 안티쿠스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지금껏 눈 뜬 장님이었다. 아니,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낀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이달의읽을만한책'으로 선정되기도 한 책, 그리고 어느 인터넷 서점에서 강추하던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이 내 손에 쥐어졌을 땐 책의 두께에 짓눌렸다고 할까? 꽤나 인문교양서답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몇번이고 외면하고 외면했던 책이기도 하다.

 

일단 저자부터 집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책머리에 '평생을 강의해 온 그리스 고대사를 책으로 엮어 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은 출발하엿다. 그러면서 학문성과 재미를 두루 갖추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도 이야기하였다. 충분히 학문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책이라 말씀 드리고 싶은데, 이미 몇 해전에 작고하셨단다. 그가 수년간 연구, 강의하면서 일구어낸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한 권의 책 속에 온전히 살아 숨쉬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는 너무도 생소하다. 세계사 시간을 떠올려봐도 고대사하면, 중국 중심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런, 내가 이미 중화사상에 물들어있었던 것인가! 그만큼 고대 그리스는 너무도 먼 나라의 역사인 것이다. 정말 대체로 모르는 이야기 투성이었다. 고대 그리스? 글쎄 고대 그리스에 한정된 역사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있던가! 기존의 그리스로마 신화로 뭉틀그려 얼핏얼핏 귀동냥한 몇몇의 단편적인 지식일 뿐이었다. 때로는 방대한 지식이 한 권의 책 속에 결집되어, 뇌용량 초과로 여러 번 덜덜거리기도 하였음을 고백하고자 한다. 하지만 차분히 역사의 고리고리 숨은 이야기를 조금씩 읽다보면 자연스레 눈이 트일 것이다. 물론 한 번으로 역부족이겠지만 입질이 시작되듯, 조금씩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의 든든한 이 느낌! 역사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과 여러 역사 속 역학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시간만큼의 역시 흥미진진하였다.

 

예전에 학회차 그리스에 다녀오신 교수님께서 하신 폐허의 돌무덤같았다는 말씀이 그리스에 대한 이미지로 각인되어, 그리스에 대한 흥미를 잃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을 통해, 또다른 그리스를 만난 듯하다. 역사의 흥망성쇠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삶의 지혜와 교훈을 배울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언젠가는 그리스의 역사를 대략적이나마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면서, 이 책이 그 첫 출발을 위한 촉진제였음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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